꼬꼬마 시절의 건축책

이러다가 이 집을 나갈때까지 계속 짐 정리를 할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에 시달리는 가운데, 내일의 분리수거를 위해 쓰레기를 솎아냈다. 이런 책이 나온다. 건축 꼬꼬마 시절 마구잡이로 산 것들이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그때는 ‘책 아저씨’가 있었다. 매주 설계실로 찾아와 학생들의 과제와 연관이 있(다고 구슬려 받아들이게 만드)는 책을 팔았다. 기본 가운데 기본인 책들인데, 그렇기 때문에 사지만 또 그렇기 때문에 잘 들여다 보지 않게 되는 것들이다. 그나마 나는 2학년때 합류해서 아주 많이 사지는 않았다. 동기들 말로는 1학년때는 정말 한 보따리 사제끼는 걸로 시작한다고. 이것 말고도 꽤 많은데 개중에는 저작권 개념이 모호한 것들도 많다고 나중에서야 들었다. 번역도 그에 맞춰 허접한 것들도 많다. 어차피 안보니까 버릴까 생각하다가 또 못 버리고 일단 상자에 담았다. 필요한 사람 있으면 주고 싶은데 또 누가 이런 걸 필요로 하나 싶다. 남의 인생에 간섭하고 싶지는 않은데 여러모로 정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는 분야라 읽지도 않는 책 공짜로 넘긴다고 선심쓰는 척 하고 싶지 않은 것도 이유다.

 by bluexmas | 2013/06/17 01:20 | Life | 트랙백 | 덧글(4)

 Commented by 미안하다사망한다 at 2013/06/17 05:55 

제도실 앞 책아저씨는 학교마다 있었군요…

그림 많은 책은 그래도 눈에 들어오는데(따라하진 못히지만), 번역본들은 아예 알아먹기가 힘든 경우가 많았던 기억이 납니딘.

 Commented by bluexmas at 2013/07/02 16:02

네 그 책을 다 엉터리 번역이죠. 저작권도 똥으로 아는 경우 많고요…

 Commented at 2013/06/17 18:0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13/06/21 01:09

비공개 답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