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쓸데없이 혼빼놓는 본말전도
헛갈렸다. 감독은 무엇을 원했을까? 자기의 그 미친 스타일을 내세우는데 소설을 빌리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그 반대로 소설의 이야기를 살리고 그 안에 맛뵈기처럼 미친 스타일을 넣고 싶었을까? 두 시간이 넘는 동안 가장 지루한게 그 미친 파티 장면이었음을 감안한다면 아무래도 전자였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1/3까지 굉장히 힘들었고, 절반이 지나자 좀 수월했으며 미친 파티를 하지 않기 시작하자 영화는 볼만한 것이 되었다. 읭? 대체 3D를 쓸 구석이 뭐가 있다고? 라고 생각하고 2D를 봤는데 군데군데 ‘아, 이런거?’이라는 느낌을 노골적으로 주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그 때문에 영화가 더 재미없었다. 말 그대로 ‘cut the crap’하고 한 시간 사십 오분 정도의 영화였으면 선남선녀들의 명연기를 더 즐길 수 있었을 것 같다. <물랑루즈> 속편도 아니고 뭐하는 짓인지…
아, 그리고 1920년대에 사람들이 “몰빵”이니 “주소 딴다”라는 표현을 썼을까? 그것도 미국의 기준에서는 상류 계층에 속하는 사람들이? 그 시대 말투로 옮기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최소한 저 따위의 의도적인 표현을 써서 영화는 물론 원작이 가진 의미를 깎아먹을 필요가 있는 것인지 난 정말 이해하지 못하겠다. 영화 번역은 무슨 무법지댄가?
# by bluexmas | 2013/05/19 01:28 | Movie | 트랙백 | 덧글(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