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의 번호 잡담
1. 대학원에 지원하고 결과를 기다리던 십여 년 전 2월, 합격통보를 받은 학교 한 군데의 기독교 한인 학생회에서 “축하 편지”를 보냈다. 학교 당국에 메일을 보내 어떻게 개인 정보가 유출되었느냐고 따졌다. 주님의 은총으로 학교 붙지 않는다. 다른 노력으로 붙는다. 기복신앙은 쓰레기다. 노력도 안하고 빌지 마라, 곧 빌어 먹는다.
2. 다녔던 학교의 한인 학생회에서 매년 주소록 갱신이며 야유회 등을 위한 메일을 두어차례 보내, 참다 못해 명단에서 제외하고 연락하지 말 것을 부탁하는 메일을 보냈다. 이후 몇 년 동안 연락이 없었는데 며칠 전 새로 회장을 맡았다는 학생이 또 메일을 보냈다. 다시 연락해 관심이 없으니 연락하지 말아달라는 이야기를 되풀이했다. 알았노라며 답장하는 분위기가 이전의 학생보다는 덜 기분 나쁜 듯 보여 좀 덜했지만, 그래도 마음은 여전히 불편했다.
3. 어른을 만나러 갔다가 딱히 반가울 것 없는 옛날 갑과 마주쳤다. 갑질의 모순은 그걸 뒷받침해주는 권력의 유혹에 굴복함으로써 일어난다. 공익을 생각하고 뭐 이런 거 다 필요없다. 나한테 갑질하면 나쁜 갑이다. 내 돈 안줬으면 나쁜 갑이다. 행복한 사회는 행복한 개인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4. 우리나라에서 콘텐츠 생산 자영업자는 스스로의 정치 성향을 드러내야 더 많이 팔아먹을 수 있다. 그래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지갑을 열어주는 사람이 늘어난다. 난 그런 거 모른다. 음식 관련 컨텐츠 생산하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그거랑 공정무역, 유기농, 백설탕 유해론 같은 걸 한데 묶어 감성팔이하는 사람들 많다. 맛없으면 아무 소용 없다. 감성 안 생긴다. 분노만 치민다. 또한 노력은 정치 성향과 상관없다. 인간성에 달렸다.
5. 뉴밸런스 달리기에서 티셔츠를 보냈는데 일단 내 몸이 죄긴 하지만 티셔츠가 너무 작다. 도저히 입고 나갈 수 없을 정도다. 치수 교환 뭐 이런 거 없고 다른 옷 못 입는단다(들고 와서 보여주면 가능하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레플리카를 팔지도 않는다. 티셔츠만 팔고 뛰러가지 말아야 되겠다. 생각이 없어졌다. 이제 이런 달리기도 힙해졌으니 그만 두고 구리구리한 수산의 날 기념이니 참외 마라톤 같은 거나 참가해야 되겠다. 중년이면 중년 답게 놀아야지. 이제 그럴 때도 되었지. 티셔츠 사실 분?
6. 서태지의 선언문인지 뭔지인지를 한남동 마을 버스 안에서 보고 소름이 돋았다. 동심을 간직하는 것과 덜 자란 것은 다르다. 스스로 그걸 구분 못한다면 뭘 내놓아도 구릴 확률이 높다. 아이어야만, 어른이어야만 할 수 있는 것들도 있다.
7. 굳이 글을 길게 쓰는 이유는 그 자체로 설명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거기에서 다 구구절절이 설명한 걸 또 물어보거나, 아예 맥락과 상관없는 이야기를 한다는 건 잘못 읽었거나 읽지 않았다는 걸 의미한다. 뭉뚱그려서 말하기 싫으니까 설명하는 건데 그걸 다시 마음대로 뭉뚱그리지 마라.
8. 아니 왜 음식을 “푸드“라고 부르는 거냐? 그럼 더 맛있어져?
# by bluexmas | 2013/05/17 00:21 | Life | 트랙백 | 덧글(10)
비공개 덧글입니다.
비공개 덧글입니다.
조그만 예를 들자면
만약 어쩌다보니 을의입장이됬는데
갑의입장의 분이 나와다른 정치성향에
내정치성향을 안다면 괜히 밉보일수도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