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통영 여행

주말에 송년회 겸 통영에 다녀왔다. 중앙시장에 송학횟집이라고 있는데, 거기에서 굴국을 먹는게 일종의 연말연시 의식처럼 자리잡고 있다. 어쩌다가 들른 집인데 회는 먹어본 적 없고, 굴국만 먹으러 계속 간다. 무채와 미역을 듬성듬성 넣은 국이 나오는데, 맑아서 밥 말아먹기 미안해 그냥 밥 따로, 국 따로 먹는다. 사실은 단 한 번도 다른 손님이 굴국 먹는 걸 본 적이 없다.

3년 동안 통영에 다섯 번 정도 간 것 같은데 지난 1년 동안 꽤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꿀빵 가게가 너무 많이 눈에 들어오는데… 나중에 따로 글을 쓰겠지만 마냥 생각없는 복제는 아니라서 나름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그렇게 다섯 번 정도 갔지만 케이블카는 이번에 처음 타 보았다. 산 꼭대기까지 올라가면 정말 경치가 좋다던데 바람도 너무 불고 귀찮아서 그냥 전망대(?)에서 사진만 몇 장 찍고 내려왔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그렇게 생선 천지인데도 회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하나도 들지 않았다. 그래놓고 다음 날 백화점 식품관에 갔다가 말도 안되는 참치 자투리 같은 걸 돈 주고 사다가 좋다고 회덮밥을 해먹었으니 뭐 이런게 다 있나 싶기도 하다.

이제 여러 번 가서 나름 낯익은 구석이 많지만 그래도 의식처럼 하는 일은 비슷하다. 굴국밥 먹고, 시장이나 좀 돌아다니다가 여객선 터미널에 가서 혹시라도 탈 수 있는 배가 있을지 둘러본다. 하지만 터미널을 들르는 시간은 언제나 점심 이후라, 운좋게 한산도에 한 번 간 것 말고는 배를 탈 수가 없었다. 대신 오후 시간이 남아 거제도를 한 바퀴 돌았다. 3년 전 처음 갔을때 밥 먹었던, 터미널 주변의 식당을 찾고 싶었으나 대강 어디쯤인지조차 전혀 기억해낼 수 없었다. 안타깝다.

올라오는 길에는 진주에 들러 냉면을 먹었다. 관련 글은 다음 기회에.

 by bluexmas | 2012/12/26 14:55 | Travel | 트랙백 | 덧글(8)

 Commented at 2012/12/26 17:4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12/12/29 16:20

비공개 답글입니다.

 Commented by 번사이드 at 2012/12/26 17:58 

바닷가 다녀오셨군요.

저도 의식처럼 다녀오는데가 남부민동[남포식당]이라고 하나 있습니다. 허리 다 굽은 할머니가 혼자서도 먹을 수 있는 복국과 막회를 내놓는 곳이죠. 엄청 낡은 곳인데, 맛이 간 반찬은 내놓지 않기에 믿고 갑니다^^; 나중에 창원이나 통영도 한번 가봐야겠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12/29 16:20

창원은 잘 모르겠고, 통영도 사실 식당은 잘 모릅니다. 이번에도 회 생각은 별로 없어 치킨을 먹었다는 비밀이…;;

 Commented by 칠석 at 2012/12/26 18:03 

통영에서 4년 대학을 다녔는데(해양과학대-_-;;;) 통영에 대한 기억은 “조용하고 맛있는곳”이란 기억뿐이네요 ㅎㅎ

화려하고 딱히 거창한 맛집 요리는 없지만

작은 분식집에서도 시장에서 나온 버리는 새우꼭다리를 이용해서 육수를 낸다던가

삼겹살집에서 기본찬으로 생굴이 나온다던가

된장찌개에 해물이 듬뿍 들어가 있다든가

아무튼 어디를 들어가도 맛이 없는집은 없었던 기억이 나네요

(제 고향이 울산이라 그럴지도 모르지만요… 울산은 정말……-_-;;;)

지금생각해보면 딱히 무슨 비법이 있었다기 보다는 재료들을 참 순수하게(?)쓴것 같아요

지금은 10년이나 지났으니 어찌 변했을지는 모르겠네요

제가 있을때는 꿀빵은…. 오미사 거기밖에 안 팔았어요 워낙 구석에 있어서 가기 귀찮아서 친구가 사다준거 한번 먹었는데 그닥 맛있었던 기억은 없네요….. 그게 어느새 명물이 됬더라구요

배 타고싶어하시길래 제가 종종 가던 미륵도에서 한참 들어간 작은 마을에서 (그당시)왕복 1700원을 주고 하루 4번다니는 작은 통통배를 타고 들어가던 섬이 생각나서 알려드리려고 검색했더니(무슨 섬인지도 모르고 갔었거든요 배삵도 싸고 굉장히 조용하고 우물도 있고 바닷가엔 쓰레기가 가득하던 곳이었죠 폐허같은 느낌이 좋아서 자주 갔어요 혼자도 가고 친구들이랑도 가고)

이름이 연대도 인것 같은데 지금은 개발해서 살짝 관광지 삘나게 변했네요

그래도 여전히 우물도 있고 쓰레기도 많은것 같더라구요 ㅎㅎ

아.. 다시 검색해보니 학림/저도/송도/연대도/만지도 중에 하나같아요… 달아항에서 출발하고…… 뭔가 저렇게 삐까번쩍하는 배가 아니었던것 같지만… 운행거리(10분정도)와 가격(1700)을 보니 맞는것 같기도 한데….

아무튼 관심있으시면 다음에 한번 찾아가보세요^^

분명 마음에 드실꺼에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12/29 16:21

앗 네^^ 게을러서 그렇지 한산도 말고 다른 섬에도 나가보고 싶습니다. 아주 좋은 정보 감사드려요, 1년만에 가서 느낀 건데 어째 너무 관광도시화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해요.

 Commented by 나는고양이 at 2012/12/27 03:48 

톹영이라! 가보지 못한 곳을 사진과 글로 접하니 더욱 가보고 싶네요.

생선의 몸부림이 느껴지는 사진에서 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ㅎㅎ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12/29 16:22

네, 살아있어서 쟁반에 뛰쳐나왔습니다. 길 건너면 바로 바단데 아마도 꽤 먼 길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