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점심의 삼겹살 김치찌개

가끔 두 종류의 김치를 한꺼번에 냉장고에 모셔두는 경우가 생겨 김치찌개를 해먹는 호사를 누릴 때가 있다. 김치찌개 뿐만 아니라 각종 찌개류는 집집마다 끓이는 방법이 모두 다르고 나 스스로조차도 여러 가지 방법을 돌아가며 쓰는데, 가장 즐겨쓰는 방식은 좀 과격하다. 삼겹살을 두터운 더치 오븐에 지져 기름을 적당히 뺀 뒤 김치를 더해 조금 더 볶다가 물을 붓고 끓이는 것. 기본적으로는 서양식 스튜를 끓이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데 모든 재료를 넣고 한꺼번에 끓이는 것보다 국물맛이 더 두텁고 익은 마이야르 반응의 혜택을 입은 삼겹살 또한 한결 더 맛있다. 물이 좀 적은듯 끓이다가 두부를 넣고 마무리하면 수분이 흘러나와 적당히 간이 맞는다. 그래도 싱거울 경우에는 소금을 조금 더해 마무리한다.

삼겹살이 워낙 인기 많은 부위라 비싼 편이니 앞다리 등을 써도 상관은 없다. <모모푸쿠> 요리책 등에서 쓰는 방식처럼 아예 삼겹살을 오븐에 구워 기름을 내 콩피처럼 보관했다가 주문에 맞춰 굳은 기름과 고기, 김치를 함께 더해서 끓이는 방법을 쓰면 대량조리, 즉 상업적인 상황에서도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밖에서 김치찌개를 먹을 일이 없으므로 그런 방법을 적용하는 곳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모모푸쿠> 이야기가 나온 김에 덧붙이자면, 양파를 오래 볶아 카라멜화한 걸 김치찌개에 더해 먹어도 단맛이 매운맛을 중화시켜줘 잘 어울린다.

 by bluexmas | 2012/12/09 14:04 | Taste | 트랙백 | 덧글(7)

 Commented by 번사이드 at 2012/12/09 15:21 

시뻘겋지않으니 맛있어 보이네요.

일부 외식업소에선 식탁에 찌개그릇(부루스타) 올린 후 생돼지고기를 뒤늦게 넣고 끓이는 경우도 있다 하더군요;;

 Commented by 조나쓰 at 2012/12/10 08:45

여의도 쪽 고기집에서 점심 메뉴로 김치찌개를 내놓는 집이 많은데, 말씀하신 방식을 쓰는 집도 제법 있습니다. 돼지고기로는 항정살을 써서 항정김치찌개라는 이름으로 불리구요.

맛은, 느끼해요 ㅎㅎ

같은 건물에 있는 청국장 집에서도 저런 방식을 쓰고 있던데. 어쩌면 이건 여의도 스타일 ㅋ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12/16 00:34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여의도 스타일인가요;;; 여의도는 여의도만의 분위기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김치찌개 끓이는 냄비도 참 가관이죠… 거의 개밥 그릇 수준이라서 안타깝습니다.

 Commented by 대건 at 2012/12/09 15:39 

저도 어쩌다 집에서 제가 김치찌개 끓일 일이 있으면 고기 먼저 (저는 주로 목살을 씁니다) 볶다가

김치 넣고 더 볶은 후에 물 부어서 끓이지요.

오래 끓일수록 더 맛있더라구요. ^^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12/16 00:35

네 목살도 좋습니다^^ 역시 돼지는 비계맛이죠^^

 Commented at 2012/12/14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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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ed at 2012/12/16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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