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반 병들이 와인들

연말을 위해 세운 계획이 있어, 백화점 세일 기간에 맞춰 반 병들이 와인을 몇 병 집어왔다. 마실 사람이 여럿이면 750ml짜리나 그도 아니면 매그넘으로 사야 기분이 날 것 같은데 아무리 두 병이 주량이라고 해도 먹다 보면 질리거나 배가 부르는 경우도 많아 이번엔 아예 작은 병들을 한 번 찾아보았다. 레스쁘아 같은 레스토랑에는 작은 병들이 꽤 있(다고 하)고 보다 더 친숙한 루이 자도, 뵈브 클리코 같은 샴페인 종류도 작은 병으로 있기는 하지만 보통 소비자가 마음 먹고 찾으려 들면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백화점 매장 등에서는 선택의 폭이 그렇게 넓지 않다. 신세계 본점에서는 루이 자도 등을 포함한 대여섯 종류만이 선반 맨 아래의 상자에서, 종류에 따라 가격표도 달지 않고 먼지를 뒤집어 쓴 채 숨어 있었다. 그 가운데 몇 종류는 현재 롯데 본점에서 50% 정도 싸게 살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사진이 스스로 설명을 하고 있어 별도로 뭔가 덧붙일 필요는 없지만, 전부 기본적으로 저렴한 종류다. 거기에 반 병들이라 상대적으로 더 저렴하다는 느낌이 드는 데다가 현재 롯데백화점에서 세일 중이라 더 싸다. 가운데의 소비뇽 블랑은 반 병 짜리만 집어든 걸 본 점원이 진열을 하지 않았다며 부러 들고 나와 권한 것인데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6,000원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거절하기 뭐해 집어왔을 정도로 싸다. 가장 비싼게 가운데의 Grillo와 Nero D’abola로 각각 만 오천원인데 그건 옆의 호텔 로비에서 파는 것이다.

책에서 읽은 기억이 있는데 매그넘, 그러니까 1.5리터 들이가 같은 해의 같은 와인이라도 병입 이후의 숙성이 더 잘 되어 맛이 좋다고 한다. 그렇다면 작은 병에 들은 건 더 맛이 떨어지는 것일까? 하여간, 적은 인원이 여러 종류를 마셔보고 싶은 경우라면 반 병들이도 좋은 선택인데다가 내일까지 백화점 세일이라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 글을 올린다. 이 외에도 개인적으로는 관심 안가는 몇 종류가 더 있고, 신세계에서 찾은 저 더 작은 병의 프로세코가 아니라면 집었을 프레시넷(카바)이나 200ml가 채 안되는 네 병을 각각 다른 품종으로 모아둔 옐로우 테일 샘플러조차도 큰 병이 부담스러워서 아예 와인을 빼는 것보다는 좋은 선택일 것이다.

 by bluexmas | 2012/12/09 00:46 | Taste | 트랙백 | 덧글(8)

 Commented by 사바욘의_단_울휀스 at 2012/12/09 06:10 

보통 매그넘 병에 든 녀석들은 750ml 병보다 가격이 3배 가까이 되더군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12/09 14:05

그렇군요. 저도 마셔본 적이 없습니다. 사람이 모여야…

 Commented by naut at 2012/12/09 10:58 

두 병이 주량이라시면 연말계획은 설마 저거 혼자 다 드시…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12/09 14:05

그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다 먹기도 먹겠네요?!

 Commented by 삼별초 at 2012/12/09 11:01 

혼자 마시기 딱 좋더라구요

저런 싸이즈 ^^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12/09 14:06

네 오늘까지 세일이던데 관심 있으면 백화점 한 번 가보시라고 글 올렸습니다~

 Commented by 희비 at 2012/12/09 12:26 

쪼르르 모아놓으니 더 귀여워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12/09 14:06

네^^ 작은 병들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어요. 요즘은 한 병 혼자 다 마시기도 종종 부담스럽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