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살람베이커리 재평가와 덧글에 대한 응답
살람베이커리에 대한 글을 썼는데, 이후 운영하시는 분이 덧글을 다셨다. 말씀해주신 부분에 대해서 확인해보고자 이후 다시 들러서 몇 가지를 사다 먹었다. 그에 대한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한다. 내가 잘못 전달하는 정보 및 평가가 있다면 바로 잡아야 할 필요를 느끼기 때문이다.
0. 나의 판단 기준은 미국에 있을때 먹었던 바클라바와 유럽 등지를 여행 다닐때 길에서 사먹었던 각종 아랍 베이커리의 단 과자 종류였다. 거기까지 감안하지 않더라도 과자류의 평균 단맛을 감안할때 그때 먹었던 것은 단맛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1. 필로 도우를 손으로 만든다는 건 솔직히 예상도 하지 못했다. 과정이 복잡하다는 걸 알고 있었으므로 가서 보았던 주방의 면적이나 제품의 종류, 임금까지를 포함한 단가를 얼추 뭉뚱그려 생각해보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부분에 있어 지레짐작했다면 나의 착오다. 필로 도우를 만든다는 건 어쨌거나 엄청난 노력인데, 이를 간과 또는 과소평가한데 운영하시는 분께 사과 말씀 전한다.
2. 누군가 모둠은 재고처리용이라는 이야기를 해서(덧글을 보면 알겠지만 손님이 특정 시간에 몰려 미리 포장해놓는 것에 지나지 않는데 습기가 많아 더 빨리 눅눅해진다고 한다) 모둠이 아닌, 진열장에 들어 있는 몇 가지를 먹었는데 그 전에 먹었던 것보다는 훨씬 더 바삭하고 맛있었다. 최소한 먹은 것들은 단맛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3.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견과류, 특히 피스타치오나 헤이즐넛 같은 것들은 터키에서 많이 들어온다고 알고 있는데 종류 불문하고 딱히 질이 좋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바클라바의 원산지에서 들여오는 것이라는 사실 자체가 품질을 보장해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원산지에서 파는 것과의 품질 차이는 그 동네에 가본 적이 없어 잘 모르겠다.
4. 버터 구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두 번째 방문에서 먹은 것에서는 가공 버터의 향이 났고 사실 그 점이 가장 거슬렸다. 매장의 원산지 안내 표시를 보니 버터가 말레이시아 산으로 표기되어 있던데 가공 버터 아닌 100% 우유 버터가 말레이시아산인 경우는 보지 못했다. 인터넷을 찾아보고, 관련 업계 종사자에게도 물어봐서 확인했다. 필로는 기본적으로 버터 없이 만들지만 바클라바 등을 만들때에는 켜 사이에 녹인 버터를 발라가면서 겹친다.
블로그에 이런 글을 올린지 3년이 넘었는데 그에 대해 운영하시는 분으로 피드백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번이 세 번짼데, 이렇게 피드백을 남기는 게 쉬운 일은 아니므로 시간을 들여서라도 응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의견 교환을 계속 해야 뭔가 달라지는 게 있다. 내가 지레짐작해서 잘못 전달한 정보도 있고, 분명 예전의 글을 참고할 사람들도 있을 것이므로 공개적인 글을 올린다. 평가에 대한 맥락이나 요인을 전달하려는 나의 의도가 아주 간단하고 결과적으로 ‘좋다/나쁘다’로 뭉뚱그려 접수되는게 가장 두려우므로 지난 번 살람베이커리에 대한 글을 읽은 분이라면 이 글도 참고해주셨으면 좋겠다.
# by bluexmas | 2012/11/26 11:03 | Taste | 트랙백 | 덧글(2)
한국에선 거의 안팔릴 정도라고 생각되네요.
(마지판도 그런 편인데 독일에서 먹는 마지판도 뒷목을… 뉴욕의 도넛, 북유럽의 시나몬 롤…)
아마 파티쉐가 나름대로 고민했던 당도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매장의 말레이시아 버터는 아마 할랄 푸드 기준에 맞는 버터를 이용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 멀리 터키나 유럽이나 미국에서 할랄 인증 받은 버터를 가져와야 하는데 가격이 그러면 엄청나게 올라 버리거든요… (유태인들이라면 코셔 인증을…)
말레이시아 버터가 좋다는 느낌은 저도 받은 적이 없지만 그래도 국산 버터보다는 나은 듯 했습니다.
어떤 음식을 문화와 종교와 풍습과 식생활이 전혀 다른 나라에 접목시키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하는 것이 엿보이는 한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