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그랬어”

…어디에선가 쓰고 있는 문구를 인용했음을 미리 밝힌다.

아침 일찍 일어나 고래를 보러 갔다. 바다로 한 40분 나가면 고래들이 노니는 걸 볼 수 있다던데 딱히 감흥없는 돌고래만 좀, 그것도 덜덜 떨면서 보고 왔다. 가이드는 “이야 밍크고래야 바로 저기 우와 진짜 환장하게 멋지네!!!!!!!!”라고 소리를 질렀지만 본 사람은 아무도 없고 한 시간 동안 기다려도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밍크고래 최장 잠수 기록이 20분이라며? 한 시간 걸려도 안 나타나는 고래라면 아예 없었더 걸로 쳐도 되지 않을까나? 고래 마피아와 관광업체가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의심이 강하게 들었다. 종종 두목 고래님들 나가주시되, 전날 밤의 음주가무 때문에 컨디션 안 좋으시면 잔챙이 돌고래들이나 내보내시는거겠지. 그리고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고… 돌고래들마저 귀찮아 미성년자 고래들에게 돌을 짊어지워 “돌”고래라고 속이는 것까지는 아이슬란드에서 용인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고래를 보지 못했다면 먹기라도 하겠다, 라는 생각으로 고래 먹으러 갔다.  물론 보고 먹었더라면 더 좋았을테지만 어쨌거나 먹기로 했으니 뭐라도 핑게일 것이다. 그래서 먹은 고래는…

“먹은 사람들만 알 것이다”라는 말만 남기도록 하겠다. 후추 가득한 그레이비와 함께 나오는 건 다 이유가 있기 때문이리라???

이외에도 오늘 이런저런 것들을 먹었으나 내일 아침 이른 비행기로 어딘가 가야하는 터라 적당히 줄이도록 하겠다. 게다가 내 블로그 이름이 <신기한 걸 먹어요?!!>도 아니고;;;;

 by bluexmas | 2012/09/21 07:30 | Taste | 트랙백 | 덧글(12)

 Commented by 피스타치오 at 2012/09/21 09:33 

전 페루에서 알파카 고기를 주문했더니 후추 그레이비가 나오더라구요. 다 이유가 있겠죠…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9/24 08:48

오 거기에서도 후추 그레이비가… 다 이유가 있겠죠… ;;; 알파카는 털만 좋아했지 고기는 영… 양이랑 비슷할까요? 사슴?

 Commented by 피스타치오 at 2012/09/24 12:06

아무리 아무리 씹어도 연해지지 않아요. 사슴 영양보다는 명주실 꾸러미 잘게 썰어먹는 느낌 -_-…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9/28 08:29

음 운동을 많이 했나요? 지방이 별로 없어서 그럴 수도 있지요…

 Commented by 라히오 at 2012/09/21 09:44 

신기한 고래고기다!! 했는데 아참, 한국이 아니시군요;;;

전 고래의 도시 울산에 살고 있어서, ‘바다로 한 40분 나가면’ 하신 부분 보고 ‘엇,울산 분이셨나!!’ 하는 생각을 해버렸지 뭡니까;;;

정말 한국에서 먹는 고래 고기랑 다르게 생겼군요. 일단 두께부터……

어느 부위의 어떤 맛일까 궁금하지만 도전하고 싶지 않은 고래 고기의 맛…;; 두어 번 꾹 참고 먹어봤는데 전 그 때마다 배탈이 나서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9/24 08:49

네 상당히 묘하더라구요. 배탈 뭐 이런 건 없었는데 참고 먹어야 하는 건 맞습니다… 어려운 고기더라구요…

 Commented by 애쉬 at 2012/09/21 10:24 

홋카이도 곰고기가 그렇게….고기 못먹는 사람들은 괴롭게 먹는다는군요 ㅋ

여기 고래고기도… 좀 그런거 아닐까 싶기도합니다.

물 속에서 20분? 밍크고래는 아니지만 큰 고래들 두시간 넘게 나오지 않는다는데요… 하다못해 물개나 바다표범 이런 애들도 40분 가까이 자맥질 한다고 그러네요

고래를 맛으로 드시려면 아무래도 일본이 났지 않나 싶습니다. 선도도 그렇고 전 처리 기술도 그러하고… 오래 먹어오던 곳만 못하겠지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9/24 08:50

원래 단백질은 특유의 향이 다 있잖아요. 이것 또한… 이 고래도 고기 자체는 나름 좋았습니다. 아이슬란드도 포경을 상업적으로 하고 있다고 들었거든요. 아마 오래 먹었을듯 합니다. 근데 워낙 이 동네는 요리법이라는 게 없어서요.

 Commented by lime at 2012/09/21 15:14 

제가 고래이모라 깜놀.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9/24 08:50

네?

 Commented by kidsmoke at 2012/09/21 19:45 

전 고래맛보다는 살아있는 고래가 보고싶어졌어요. 고래 마피아 비유는 참 쫄깃하네요 ㅋㅋ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9/24 08:51

크 위키피디아에 가시면 고래과 크기 비교한 일러스트가 있는데 보시면 마피아라는 게 있을 법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