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오징어 짬뽕
간만에 라면 하나 먹으려고 홍대에서 당인리를 지나 절두산 성지를 넘어 강변을 걸어 성산대교를 건너 집까지 걸어왔다. 거 참 라면 하나 먹기 힘들다. 물론 정확하게 말하자면 밥까지 먹기는 하지만… 라면:찬밥이 진리인지라, 점심에 해먹은 밥이 차게 식어있으리라 기대하면서 집에 왔는데 밥통 끄는 걸 잊어버려 아홉 시간째 보온이 되어 있었다 ㅠㅠ 라면을 즐기기 위해 꼭 필요한 완벽함에 좀 금이 갔지만, 뭐 그래도 이만하면 괜찮다.
계란이 조금 더 익었어야 하는데 타이밍을 잘못 맞췄다. 여수에서 사온 반건조 홍합을 한 줌 넣고 끓였는데 편의점에서 팔 거라고 생각한 콩나물이 없어 조금 아쉬웠다. 원래 편의점에서 콩나물 안 파나?;;; 처음 더치오븐에 끓여봤는데 무거워서 들고 먹을 수 없는데다가 열이 너무 오래 남아 입술을 대기도 만만치 않으므로 라면에는 썩 좋은 조리기구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예전에도 언급한 적 있는 것 같은데 요즘 면발은 타피오카 가루로 만드는 변성전분을 넣어 예전보다 덜 붇는다).
사실 새벽에 먹는 라면이라면(‘ㅅ’) 왠지 이런 상황인게 더 맞는 것 같다. 자-알 먹었다. 다음 라면은 적어도 한 달 뒤.
# by bluexmas | 2012/05/27 02:34 | Taste | 트랙백 | 덧글(22)
의외로 외로움을 많이타는 유흥가 종사자들을 위한건가…
하긴 편의점에 명품백 있으면 그건 그거 나름대로 웃기겠네요…
…물려줄 물건은 못되는군요 -ㅂ- 근데 쓰긴 확실히 편하겠어요
저도 땡기는데 참아야겠네요 ㅎㅎㅎ
기름집과 된장집 건어물집은 정말 단골이 필요합니다…. 응? 그러고 보니 많이 필요한걸요 쌀집, 소금집, 젓갈집…..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