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흑설탕의 국내 생산

CJ에서 선보이는 새 CI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 가운데 한 가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있다면 “진짜” 흑설탕이다. 그렇다, 일본식으로 ‘삼온당’이라고 불리는 그, 설탕을 태워 카라멜로 색을 입힌게 아닌, 당밀이 남아있는 흑설탕이다. 내가 쓰는 쿠키 레시피에는 대부분 흑설탕을 써야만해서 그동안 어려움이 많았다. 전혀 근거 없는 ‘흑설탕 건강론’의 힘을 입은 유기농 설탕을 말도 안되는 가격에 사서 쓰거나, 심지어는 당밀을 사서 백설탕에 섞는 시도도 해보았다. 백설탕보다 10%정도 비싸지만, 그래도 큰 부담은 없다. 미국에서 나오는 제품을 기준으로 치자면 Dark와 Light Brown Sugar의 중간 정도 되는 제품이라 사실 대부분의 레시피에 쓰기에는 당밀의 거친 harsh 맛이 좀 센 편이지만, 그래도 이만하면 불만없다. 대체 얼마나 어려운 일이길래 여태껏 이런 흑설탕의 출시가 안 되었는지 모르겠다.

늘 하는 이야기지만 이왕 글 쓰는 김에 한 마디 더 덧붙이자면, 단순히 정제했다는 이유만으로 백설탕을 천하의 몹쓸 것으로 대우하는 한편 흑설탕이 무슨 건강에 도움이라도 되는 것처럼 신봉하는 사람들이 꽤 많지만 모두 아무런 근거가 없다. ‘흑설탕-당밀=백설탕’인데, 요즘은 백설탕을 완전히 정제한 다음 거기에 다시 당밀을 섞어서 흑설탕을 만든다. 당밀 특유의 맛과 향, 그리고 수분 때문에 특정 레시피에 더 적합하지만, 첨가되는 미네랄의 양 등등이 너무 적기 때문에 영양학적 측면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혹시라도 못 믿겠으면 이런 글도 있으니 참고하면 되겠다. 육체건강에 좋은 거 찾다가 정신건강 나빠지는 요즘 세상이다.

 by bluexmas | 2012/05/07 15:47 | Taste | 트랙백 | 덧글(14)

 Commented by 푸른별출장자 at 2012/05/07 16:10 

깔끔하게 떨어지는 단 맛을 내기 위해서는 백설탕이 가장 좋으니 보통 백설턍의 수요가 가장 많고 그러다 보니 시중에는 백설탕만 판매하는 것이죠.

시중에 브라운 슈가라고 하는 것도 당밀은 다 빠진 갈색 설탕이라 당밀의 풍미는 거의 없습니다.

여태까지 한국에선 사탕수수 원산지에서 슈가 케인을 가지고 와서 압착하고 설탕을 뽑아내는 것이 아니라 현지에서 일차 가공한 상태로 가져오니 국내에서 흑설탕을 만들수가 없었던 것으로 압니다.

많은 수의 서양 과자와 중국 과자에는 당밀이 들어간 것이 많고 설탕도 흑설탕을 많이 쓰는데 풍미가 강해서 거부감을 가지는 분들도 많더군요.

오키나와나 대만에서 만드는 흑설탕괴(사탕수수 즙을 끓여서 수분만 제거하고 굳힌 것)는 사용하기가 제법 까다롭죠.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5/10 01:56

근데 왜 유기농 황설탕 등등은 건강에 좋은 거라고 난리들 치는 것일까요?

 Commented by 애쉬 at 2012/05/07 17:57 

진짜 흑설탕이 나오긴 나오군요… 지금까지 흑설탕으로 판 것은

황설탕을 설탕만들고 남는 부산물인 폐당밀을 섞어 사탕수수 조린 풍미+끈적함을 준 제품이였습니다.

황설탕 정도보다 좀 더 은은하고 짙은 풍미를 위해서는 아름다운 가게에서 수입판매하는 마스코바도 당(이건 사탕수수즙을 거르기만해서 조려 만든 설탕이라네요)

http://blog.naver.com/woosoli?Redirect=Log&logNo=20148103797

이 설탕은 수수즙 상태로 수입해서 가공하는가봐요? 한번 맛보고 싶네요^^ 호떡 속에 넣으면 더 맛있을듯해서요 ㅎㅎㅎ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5/10 01:58

지금까지 국내 시판되던 것은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언급한 것처럼 설탕을 태운 카라멜을 입혔지요. 이 설탕 또한 머스코바도(흑당)을 사용했다고 명기하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petal ♧ at 2012/05/07 18:36 

아 뭔가 패키지도 빈티지한것이 ㅎㅎㅎ 한번 사봐야겠어요 정말 국내 최초인가요(….)

뭐, 백설탕이든 흑설탕이든 몸에 좋을/나쁠때까지 먹으려면 그 섭취량이…..후략…..-_-ㅋ

그런거죠 예.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5/10 01:58

네 다른 제품들은 그냥 카라멜이거나… 네 뭐 설탕이 다 그렇죠 뭐든 그렇죠…쿨럭;;;

 Commented by 초이 at 2012/05/07 18:40 

왠지 whole grain vs. whole wheat vs. white 의 상관관계랑 비슷하네요. 요즘 대세는 whole grain이고 whole wheat 도 못쓸 녀석 취급하던데요? 제가 아는 바로는 whole wheat 이라는 녀석은 거의 완전 탈곡된 밀 (즉 거의 white)에 나중에 whole grain이 가지고 있는 물직들을 첨가한 것을 가리킨 무늬만 ‘whole’이라고 들었는데… 먹는 것에 이름가지고 장난치는 것들! ‘유기농’ 말 뒤에 숨은 장난은 또 어떻구요. 전 그래서 xmas님과 같이 철저히 집고 넘어가는 ‘액티브 소비자’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온제나 화이팅!!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5/10 01:59

아 whole wheat 또한 extraction rate을 보면 된다던데 어차피 제분하면서 얼마너 걸러내는지가 관건인 것으로 보입니다.

 Commented by 자이드 at 2012/05/07 19:20 

애초에 그 건강에 좋다는 꿀 조차도 영양학적으로는 설탕과 별 차이가 없다는 소리를 듣는 마당에…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5/10 01:59

네 애초에 건강만을 놓고 먹을 수 있는 게 얼마나 되나 싶습니다…

 Commented by 알렉세이 at 2012/05/07 19:43 

호오. 이런 녀석이 나오다니. 과연 기존 흑설탕이라고 나온 제품과 얼마나 차이가 날지 궁금하군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5/10 02:00

기존 흑설탕을 안 써본지가 오랜데 이 제품이라고 엄청나게 좋거나 그런 건 아닙니다. 그냥 수분이 좀 더 있고 당밀향이 난다 정도지요. 당밀향도 너무 세면 좋지 않습니다.

 Commented by tertius at 2012/05/07 20:16 

앗?! 지난번에 마트에서 보고선 저 ‘국내에서 직접 만든’이란 문구가 조금 의아하긴 했어도 “그래 봤자 ‘국산’ 흑설탕이 뭐 얼마나 다르겠어, 캬라멜 색소 입힌 거겠지.”하고 그냥 지나쳤는데.. 이번에는 진짜로 뭔가 좀 다른 녀석이 나온 모양이네요! +_+

한번 사다가 써봐야겠습니다. +_+

 Commented by bluexmas at 2012/05/10 02:00

네 제가 만드는 쿠키 레시피에는 딱입니다. 다행이지요 더 비싼 제품 쓸 필요 없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