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붕의 나날들
유행어, 특히 약어는 더더욱 쓰고 싶지 않은데 이 ‘멘붕’이라는 단어는 이상하게 입에 착착 붙는다. ‘ㅜ’때문인가. ‘웅’,’붕’ 등등으로 끝나는 단어는 어째 그 느낌이 좋다. 연착륙하는 안정감 또는 푸근한 느낌. ‘붕붕’도 있고, 또 ‘대륙붕’은 어떤가. ‘붕붕’이 ‘멘붕’을 겪다가 ‘대륙붕’으로 떠나는 자아 찾기 여행…
음, 아직 술이 덜 깼군. 그래도 ‘이기붕’까지는 안갔으니 만취는 아닌 듯.
하여간 너무 바빠서 몸과 마음이 동시에 닳는 기간을 보냈더니 멘붕의 위기가 찾아오길래 며칠 필사적으로 자기방어하느라 애먹었다. 하루 반 동안 일어나지 못하다가, 어제 오후에 간신히 일어나 운동하고 목욕탕을 들른 뒤 밖에 나가 홀로 회식하는 시간을 가졌다. 1차는 순댓국에 소주로 저녁, 2차는 커피, 3차는 독주. 오십 몇 도짜리 술을 마시고 새벽 두 시에 들어와 비비적대다가 잤다. 아침에 일어나니 술기운에 좀 버겁지만 일단 멘붕의 위기는 벗어난 것 같다. 또 다시 달려보자. 자영업자에게 멘붕이란 사치와도 같다.
*아, 한참 트위터에 ‘책 이름에 멘붕 붙이기’가 유행이길래, 내 손을 거친 책들에 멘붕 붙이기를 해보았더랬다.
1. 멘붕을 지나가다 / 일상을 멘붕하다
– 전자가 좋은데 후자가 지닌 아우라도 만만치 않다.
2. 모든 것을 멘붕한 남자 / 모든 멘붕을 먹어본 남자
– ……(모든 음식을 먹어본 멘붕;;;;)
3. 멘붕하지 않아 / 완벽하지 멘붕
– 후자는 좀… 멘붕의 분위기가 너무 짙다.
# by bluexmas | 2012/02/16 11:09 | Life | 트랙백 | 덧글(25)
블루크리스마스(? 블루마스 님이라고 읽어야 하나요 ^^?;) 님의 글제목이 멘붕인 것을 보고 유행어를 쓰시는 것에 대해 위화감과 놀라움에 냅다 클릭했습니다 와하하. 멘붕, 저도 입에 감겨 종종 쓰는 단어입죠(..) 요즘 유행어들은 기발한 것이 많다고 새삼 느낍니다.
저는 스와트 팀 건물 진입하면서 Man down! Man down!!(아군이 공격당해 쓰러졌다!…는 경찰 용어(?)
하는 다급한 무전기 소리 톤으로 멘붕! 멘붕! 하는 거 같이 들려요^^;;;
발음이 입에 감기나봅니다. 지하철에서도 쓰는 분들 많이 보네요 ㅎㅎㅎ
멘붕 누가 만들었는지 참 잘 만든 것 같아요ㅜㅜ;
부러진 멘붕.
하늘과 바람과 별과 멘붕
음…..
근데, 붕이 앞에 들어가도 느낌이 좋아요, 가령 붕가붕가라든지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