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부자 피자(Pizzeria d’Buzza)- 정말 맛있는 도우
맛있는 피자 도우는 쫄깃해야 된다고들 말하는데, 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겉은 가볍고 바삭하며 속은 ‘크리미’한 가운데 딱 기분 좋을 정도로만 씹는 맛이 있어야 한다. 어제 그런 피자를 이태원의 ‘Pizzeria d’Buzza(부자 피자)’에서 먹었다.
피자 도우가 어려운 이유는 안쪽의 씹는 맛 때문이 아니다. 이건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수제 피자’ 집에서 그다지 어렵지 않게 맛볼 수 있다. 문제는 바깥쪽의 가벼움이다. 피자 도우도 사람마다 노하우가 달라서 ‘정확하게 이거다’라고 꼭 찝어 말하기 어렵지만 나는 입자가 고운 이탈리아의 ’00’ 밀가루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보통 이탈리아에서는 제분한 입자의 크기에 따라, 밀가루를 1,0,00으로 나누니까 ’00’은 입자가 가장 곱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입자의 크기와 단백질 함량, 즉 글루텐은 별개의 문제인데 곱게 빻았기 때문에 00밀가루의 단백질 함유량이 적고 따라서 부드럽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상표마다 다르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00밀가루의 단백질 함유량은 10~11% 사이, 다목적 중력분 정도이다. 많은 피자 도우 레시피들은 00과 일반 중력분, 또는 강력분을 섞어 쓰는데 사워도우나 스폰지를 기본으로 저온 장기 발효를 통해 풍미를 끌어내는 경우가 많다.
사진의 마르게리타는 8,800원으로, 한 사람이 그럭저럭 먹을 수 있는 크기라는 걸 감안한다면 딱히 비싸다고는 할 수 없다. 전반적인 분위기가 세련되었고, 웨이팅 스탭들도 친절한데다가 훈련이 잘 된 느낌이었다. 얼마 전 ‘스카파 나폴리’에서 먹은 피자보다 가벼움의 측면에서 훨씬 나은 도우-탔다는 불평 때문에 온도를 낮춰서 그런지 그때 먹었던 도우는 가운데에 수분의 켜가 살짝 남아 있는 느낌이었으니 셰프가 원하는 온도에서 구운 것을 다시 먹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였고, 그라노나 살바토레 더 키친, 가을에 먹었으나 포스팅은 안 하고 어물쩍 넘어간 이태원의 ‘피자필’보다도 훨씬 더 낫다. 이런 종류의 피자집에서 맛있게 먹으면 셰프에게 ‘도우가 탔다고 불평하는 사람이 없느냐’고 묻는데 여기에서는 ‘어쩔 수 없다’라고 응대한다는 대답을 들었다. 마음에 들었다. 정말이지 이건 피자를 맛있게 먹으려면 어쩔 수 없는 거다. 사람들이랑 가서 와인이라도 한 병 시켜놓고 몇 종류 먹어보고 싶다.
# by bluexmas | 2012/01/20 11:28 | Taste | 트랙백 | 핑백(1)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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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 부자 피자(Pizzeria d’Buzza)- 정말 맛있는 도우 처음 부자피자에 관한 포스팅을 올린 뒤, 세 번을 더 가보았다. 두 번은 작정하고 가보았고 마지막은 옆집 깡통만두에 사람이 너 …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