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1. 레스토랑의 점심 시간이 ‘열두 시~두 시’라면 마지막 주문을 두 시까지 받는다는 의미일까, 아니면 그 이전에 주문은 마감하고 두 시에 손님을 내보낸다는 의미일까? 내가 오늘 점심에 갔던 곳은 그 의미가 후자였다고 말했다. “예약손님이 많으신데 그분들에게는 말씀 드린다”고. 마지막 주문은 한 시 십 분에 받는다고. 그걸 잘 알았더라면 아예 다음을 기약하고 오늘은 가지도 않았을텐데(혹시 마지막 주문 받는 시간이 두 시인줄 알고 오분 전에 간 용자;;;)…이유야 어쨌든 거절당하면 기분은 좋지 않고.
1-1. 돈 내고 배불리고 부정적인 이야기 쓸 기운도 시간도 없어 정말 한동안 레스토랑에 가지 않았다. 비판과 비난을 구분 못하는 현실.
2. 통인시장에 갔다. 너무 별거 없는 그냥 작은 시장. 의미를 잘 모르겠더라. 기름떡볶이가 혹시 그 시장에서 비롯되었나? 한 군데에서 팔던데 어디에서 팔든 딱히 먹고 싶은 음식은 아니다. 방앗간에서 들깨가루와 찹쌀가루 한 봉지를 샀다. 직접 갈으셨냐고 물었더니 ‘당연하죠, 여기가 방앗간인데…’라는 대답을 들었으나 그걸 곧이 듣기에는 세상이 너무 혼탁하다. 물론 슬픈 현실. 찹쌀가루 좀 섞어 반죽해서 들깨수제비를 끓여먹을까 생각중이다. 아니면 익반죽해 새알심을 만들어 들깨죽에 넣어 먹어도 될 듯.
3. 그야말로 ‘랜덤’하게 시장에 가서 눈에 띄는 무엇인가를 ‘랜덤’하게 사와 뭔가를 만들어보는 시도를 하고 있다(이유를 아는 분이 한둘 정도 계실 듯…). 경동시장에 가야 되는데 게을러서 먼 걸음을 못하고 있다. 아니 사실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움직여야 되는데 요즘 밤에 잠을 잘 못 자서… 지난 번엔 엉뚱하게 남대문 시장에서 모과를 사왔다. 서울의 시장을 적당히 돌아본 다음에는 지방 시장에 가볼 계획이다.
4. 크리스마스라면서? 아무 생각 없었는데 며칠 안 남아서, 올해는 파네토네를 한 번 만들어볼까 레시피를 찾아봤더니 가장 믿을만한 것-피터 라인하트의 레시피-은 나흘에 걸쳐 만드는 자연발효종이 기본… 파인애플 주스를 까먹고 안 사왔다 ㅠ
4-1. 근데 집에 파인애플이 있어서;;; 그걸 갈아서 주스를 만들어야 되겠다 ㅠ 나 음식 오덕 아닌데 ㅠㅠㅠ
5. 모 베이커리의 파네토네는 일단 부풀지 않아서 실격. 고유한 형태가 있는데 그걸 살리지 못했다면.
5-1. 그집 보통 빵 종류가 맛있었는데 요즘 좀…
5-2. 아, 바게트는 맛 없었다. 크러스트가 가벼우면서도 바삭한 바게트 또는 깡빠뉴는 폴앤폴리나에서나 먹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먹을 수 있는 대부분의 바게트-프랜차이즈는 아예 논외로 하고-는 크러스트가 질기고 맛도 색깔만큼이나 밋밋하다.
6. 물건 대신 버려주는 알바 같은 거 없나. 결단력 또는 무자비함이 최대 덕목. 근력 좋으면 보너스.
7. 누군가 잘 나간다 싶으면 거기에서 그의 덧글을 본다. 그냥 우연의 일치겠지?
8. 그럼 앞으로 말을 건넬 수가 없어진다. 민폐=최악.
8-1. ‘인간적’으로 걱정되어 그랬습니다.
9. 왜 갈수록 잡담이 짧아지지?
10. 그만 쓰라는 얘기지 뭐.
11. 그래서 그만 쓴다.
12. 끝.
# by bluexmas | 2011/12/21 01:01 | Life | 트랙백 | 덧글(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