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햄에게 바치는 속죄의 핫도그
갑툭튀 트위터 그 두 번째 이야기. ‘##에 설렁탕 먹으러 갑니다’라는 트윗을 날렸다가 좀 난처한 일을 겪은 아무개님과 음식 이야기를 하다가 ‘한경햄 먹어보고 싶은데 조미료가 들어갔던데요…’라고 말했던 적이 있다. 사실 조미료가 들지 않은 햄, 소시지류를 찾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양재동 하나로마트에서 한경햄을 그렇게 보았던 기억이 있어 말한 것인데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 그런 이야기를 했다는 것조차 까먹었던 시점에 누군가 갑툭튀 트윗을 날렸다. 지금은 남아있지 않은데 공식 계정 뭐 이런 것도 아니고 개인이 남긴 것이었다. ‘이봐요 말 함부로 하지 마세요 한경햄에 조미료 안 쓰거든요!’와 같은 내용이었다. 그런 갑툭튀 트윗까지 들었으니 확인하는 것이 인지상정, 마침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지하에 매대가 있길래 위너(Wiener)’를 사왔다. 그때 다른 곳에 콘텐츠 제공할 일이 있어 핫도그롤을 만들다가 사진발 안 받은 빵에 얹어 머스터드와 빨간 양파를 간단하게 더해 먹었다. 딱지를 확인해본 결과 정말 조미료는 들어있지 않았고, 소시지 자체는 참 이런 표현이 뭐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안 만든 것처럼 맛있었다.
그래서 그 다음 번에 현대백화점에 들렀을때 사왔던 건 햄.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는데 정육이 단면의 절반 정도 박혀 있어 고기 씹는 맛이 좋았다. 가격은 200 또는 250g에 13,000원으로 후덜덜한 수준. 혹시 대체가 가능한가 싶어 가격이 절반 정도인 이마트 유기농품 매대에 있는 ‘무항생제 어쩌구 돼지고기 크랜베리 햄’을 사 보았는데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었다. 가격은 절반이지만 품질은 1/4 수준으로 이 햄이 열악한게 아니라 한경햄이 아주 우월한 수준이었다.
다른 매장도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현대백화점 매대의 담당 아주머니는 사러 가면 너무 열심히 설명을 해서 거슬린다. 보통 매대라면 그냥 이어폰 끼고 안 들으면 되는데, 비싼 물건인지라 문짝 달린 쇼케이스에 달려 있어 반드시 직원에게 꺼내달라고 해야 하므로 거의 무슨 통과 의례처럼 거쳐가야만 한다. 처음 소시지를 살때는 조미료가 들어가 있느라 딱지를 열심히 확인했더니 ‘인산염 없으면 소시지를 못 만들구요’ 뭐 이런 이야기를 늘어놓거나 하나하나 들여다 볼때마다 아주 적극적으로 제품에 대해 설명을 무엇을 사고 싶은지 생각을 할 수 없게 만든다. 물론 파는 물건에 대해 잘 알고 적극적으로 손님을 맞는 게 그렇지 않은 것보다 훨씬 긍정적이지만… 좌우지간 한경햄이 훌륭한 제품임에는 틀림 없고 조미료도 안 들어가 있음을 내 돈 주고 사먹어서 확인하고 이렇게 포스팅을 올리니 그때 갑툭튀 힐난의 트윗을 날린 분께서는 화 푸시기를. 하지만 가격이 꽤 후덜덜해 웬만하면 손수 천연 돈장 소시지로 타협하지 않을까 싶다.
*아질산염이랄지 기타 소시지 가공에 대해서는 쓸 거리가 많지만 요즘은 시간이 없어 넘어가기로. 소시지는 가공품이므로 그러한 원료가 들어가지 않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 by bluexmas | 2011/09/30 16:09 | Taste | 트랙백 | 덧글(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