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랖 넓은 르크루제 코리아 트위터로 시작하는 아침 잡담
어젯밤에 썼어야 하는 글인데 저녁도 안 먹고 뻗어버려서 아침에 늘어놓는 잡담.
그젯밤에 아무개님와 일본 무크지에 대한 이야기를 트위터로 한참 나누었다. “부록을 사면 책이 와요”하는 개념의 물건들인데 발리와 르크루제의 가방이 특히 괜찮았다. 그러나 두 제품 모두 굉장히 여성용같은 느낌인데, 특히 내가 살까 고심했던 르크루제의 경우 브랜드 고유의 더치오븐 색깔인 빨간색이라 딱히 남성, 여성용 가르지 않는 나에게도 좀 난감해 보였다. 그래서 “괜찮을 것 같은데 색깔이…”라는 트윗을 날렸는데 다음 날 오후 르크루제 코리아의 트위터 계정이 갑툭튀 저런 멘션을 날렸다. 나는 굉장히 기분이 나빴는데 사실 갑툭튀 자체는 그렇게 큰 이유가 되지 않았다. 트위터는 그런 매체이기 때문이다. 멘션을 통한 대화는 공개되므로 그걸 원하지 않는다면 DM을 쓰던지 아예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그래서 그것보다는 그 갑툭튀 자체가 정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오지랖 넓은 방식이었다는 것이 싫었다. 너무 비싸서, 또는 사 봐야 제대로 된 용도로는 별로 쓸 일이 없으므로(쓰는 거야 자기 마음인데 르크루제로 미역국, 영양밥 끓이는 건 인간이 뇌를 10%만 쓴다 어쩐다 하는 이야기랑 비슷하다. 거기까지만) 안 가지고 있지만 르크루제는 훌륭한 주방기기다. 롯지의 더치오븐은 에나멜 코팅이 안 되어 있으니 스튜 같은 걸 끓이면 청소가 난감하고 결국은 잘 안 쓰게 된다. 그리고 그 무크지의 부록 또한 잘 만든 가방이어서 “와 이거 참 좋은데 색깔이 너무 빨간색이라 들고 다닐 수가 없겠네염 ㅠㅠㅠ”이 대화의 내용이었다. 저렇게 갑툭튀 멘션을 날린 건 분명 홍보 트위터의 차원에서 검색하다가 걸린 거라 나름 발랄하게 접근한 것일텐데 굉장히 안타까웠다. 만약 정황을 파악한 멘션이었다면 나는 즐겁게 답을 해줬을 것이라 생각한다. 말한 것처럼 트위터는 원래 갑툭튀가 가능한 곳이니까.
내가 지랄하는 멘션을 몇 번 날려 누군지 실체도 모르는 홍보 트위터에게 사과 멘션을 받기는 했지만 솔직히 내가 왜 지랄했는지 이유를 파악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물론 그게 딱히 중요하지는 않다. 사실 저런 식으로 업체 관련 멘션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크리스피 크림 빙수에 대한 비난 멘션을 했다가 공식 트위터라는 ‘크리미’로 부터 ‘사람들 반응이 좋은데 콘셉트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은근 힐난 또는 질책의 멘션을 받고 기분이 나빠 블락했으며 또 한 번은 아무개 햄 브랜드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가 업체 관련자인 듯한 사람으로부터 또 비난의 멘션을 갑툭튀로 받았다. 그래서 결국 그 햄을 진지하게 먹어보게 되었는데 그 포스팅은 곧 하겠다.
UPDATE: 자꾸 오해가 생기는 것 같아 결국 르크루제 코리아에 전화를 걸었다. 트위터 담당하는 장본인과 직접 이야기 나눠 서로 오해 풀고 상황을 종결. 역시 최종 수단은 원시적일 수록 효과적이다.
노파심에 한 마디 덧붙이자면, 잘 마무리했으니 지나친 비난의 덧글은 안 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럴만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 by bluexmas | 2011/09/30 09:50 | Life | 트랙백 | 덧글(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