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안녕
오후에 온라인 뱅킹으로 관리비, 주민세, 수도세를 한꺼번에 내면서 8월이 간다는 걸 실감했다. 8월을 보내는 마음에는 언제나 피와 눈물이 섞인 땀이 배어있다. 매해 8월이 최악의 여름 기록을 갱신한다. 올 8월은 ‘카페’로 기억할 것이다. 돌아오지 않기를 바라지만, 내년에도 여름은 어김없을 것이다. 돌아오지 않았으면 하는 건 돌아오고, 꼭 돌아왔으면 하는 건 새끼손가락 꼭꼭 걸고 약속해도 꼭 돌아오지 않는다. 나만 해도 이 삶으로는 다시 돌아올 수 없다. 하루하루 멀어지고 있다. 이제는 그런 것도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산다. 그걸 누군가는 삶의 지혜라고 하던데, 나는 그냥 체념으로 여긴다. 어쩌면 삶의 지혜란 체념하는 법을 배우는 것일지도?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닭살이 돋는다. 어쨌든 8월은 시원한 마음으로 보낸다. 하나도 섭섭하지 않다. 그래도 올해 8월 마지막 날에는 ‘짜장면’이 표준어로 우리에게 돌아왔다. 어쨌거나 나는 그를 단 한 번도 사랑해본 적이 없다. 그러니까, 안녕. 8월.
# by bluexmas | 2011/08/31 23:49 | Life | 트랙백 | 덧글(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