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을 닮은 구태의연 파스타
어제 글의 파스타가 뚝배기에 담긴 찌개 같았다면, 이 파스타는 짜장면(오늘 다시 표준어가 되었다고 한다. 축하를! 자장면 따위는 지옥에나…) 같다. 토마토소스만 춘장으로 바꾸면 그냥 딱 짜장면이 될 것 같다. 한가지 다른점이라면 소스의 어떤 요소에서도 불에 닿은 흔적을 느낄 수 없었다는 것이다. 냄비에 토마토소스를 끓이다가 고기를 넣고 조금 더 끓여 파스타에 얹은 것 같이 불맛이 하나도 나지 않았다. 왜 닭고기와 쇠고기가 함께 들어가는지 모르겠는데, 그게 또 이름하여 “하우스 스페셜”이시라니 더 할 말이 없다. 맛으로 따지자면 동네 분식집의 오천원짜리 수준이고 그건 ‘드실거죠?’라고 물어봐서 그냥 주는 줄 알고 받고 나니 천 원이었던 사진의 마늘빵으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이런 파스타를 내는 레스토랑이 서울 시내 한복판에 있으며 무려 ‘텐텐’을 받는 집이라는 사실! 이런 파스타를 먹다 보면 파스타를 만드는 방법은 한 가지지만 파스타가 아닌 걸 만드는 방법은 백만가지라는 희한한 세상의 진리를 알게 된다. 음식과 서비스에 붙이는 텐텐이라면 기꺼이 내겠지만 세월에 내는 거라면 사양하고 싶다. 여기에서 먹고 ‘아 뭐 전통의 파스타’니 뭐니 이런 얘기 내 앞에서 하지 마라. 파스타에 대한 모욕이다. 이런 게 파스타라면 정말 파리가 새다.
# by bluexmas | 2011/08/31 15:59 | Taste | 트랙백 | 핑백(1) | 덧글(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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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충격이군요 ㅎㅎㅎ
그럼 그동안 왜 자장면을 쓴 거냐고요;;;;;;;;;
자장면은 역시 짜장면을 표현하기엔 싱거운 느낌이었어요.
암요-
저건 뭔가요..전 무엇보다 양파 크기가 매우 눈에 띄입니다-_-
진짜 저정도면 짜장면인데? 아니 동네짜장면집도 양파는 저런 굵기로 안써는뎅..;;!?!
동인천의 [국제경양식]의 돈까스(만천원)는 얇은 두께의 돼지고기가 빵가루맛에 묻혀버립니다. 돈까스라 인정하기 힘든 수준..인스턴트 맥심커피 후식에.. 묻어야 할 추억도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