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ghting the ship

딱히 무엇인가 엄청나게 잘못된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건 아니다. 다만 과업에 대한 부담감으로 불면증이 좀 심해서 생활패턴을 마음 먹은 대로 가져가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 낮에 일하고 밤에 자야 되는데, 누워도 못자니까 뒤척거리다가 그냥 일어나서 다시 아침까지 일을 하고 밥까지 챙겨 먹은 다음 간신히 몇 시간 선잠을 잔 다음 밖에 다시 나가 일을 계속하거나 운동을 하거나 뭐 이런 식으로 몇 주 동안 살고 있다(뭐 그런다고 살이 빠지지는 않는다 절대 ㅠㅠ).이런 식으로 일을 하면 쓸 수 있는 시간이 적어져 결국 일을 원하는 만큼 못하게 되고 그게 쌓이면 결국 우울증이 생기며 그럼 또 잠이 안 오게 되니 끝없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결국 한바퀴를 완전히 돌려 제자리로 돌아오면 되는데, 그러기 위해 어젯밤에 억지로 누워 한 네 시간 정도 잔 것 같다. 아침에 억지로 일어나 토쏠리는 걸 참고 일을 한 다음 점심을 먹고 바로 챙겨 밖으로 나왔다. 저녁 때까지 일을 하고 모처에 들러 아나고 텐동인가를 먹고 커피를 한 잔 마셨다. 사람도 얼마 없는 좁은 가게에 두 추남추녀가 소개팅 이야기 따위를 하는데 드넓은 카페에라도 있는 것처럼 시끄럽게 떠들어대서 밥 먹기가 조금 힘들었다. 나가면서 종업원에게 ‘이런 분위기로 가게 꾸려 나가시는 것 같지 않은데 저 정도로 시끄러우면 밥 먹기 어렵다’고 말했다. 직접 젊은이들에게 말하지 않는 건 꼰대 되기 싫기도 하고, 내가 그런 데 너무 참을성이 없어 다른 곳에서 쌓인 감정마저 함께 투사하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말 세마디 주고 받기 전에 쌍욕 뱉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냥 커피 마시러 가는 길에 새로 생겼다는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한 번 더 사서 맛보는 걸로 기분 풀었다. 오늘 저녁 먹은 곳은 한 번 더 가보면 될 것 같다. 튀김은 확실히 좀 오래 튀겼다. 계란이 들어가는 걸 먹어보면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다. 잠깐 커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동네 이마트에 들러 치약과 돼지 목살을 사왔다. 원래 쓰는 치약을 엄청 싸게 팔아서 한 1년은 쓸 수 있을 것 같다. 말도 안 되는 부추김치를 담갔는데 이게 생각보다 맛이 괜찮아 목살을 먹어야 되겠다는 마음까지 먹었다. 삼겹살은 싫다.

 by bluexmas | 2011/08/31 01:15 | Life | 트랙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