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의 스트레스

는 금요일이 금요일 같을 수 없을때 폭증한다.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거리를 걸어도 그 뒤로 깔리는 생각이 있었다. 내일과 내 일에 대한, 떨치지 못하는 생각. 오늘 나는 솜과 같았다. 눅눅하고 먼지 섞인 공기를 온몸으로 빨아들였다. 한 발짝 걸을 때마다 몸이 더 무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A를 하면서 B를 생각했고, B를 하면서 A를 생각했다. 몇몇가지 일에 회의를 느꼈다. 분명히 단거리 달리기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결승점에 들어오니 마라톤을 뛴 것처럼 온 몸이 부서질 것 같았다. 그래도 계속 움직였다. 강남에서 이태원에 들렀다가 다시 을지로를 찍고 홍대로 향했다. 지하철을 좀 길게 탔더라면 잤을텐데 자리가 없거나, 앉아도 세 정거장 이상을 가지 못했다. 물론 시내버스에서는 자는 게 불가능하다. 집에 오는 길에 탄 6712는 옷만 갈아입힌 광역버스라 기대어 잘 수는 있는 구조였지만, 겨우 네 정거장을 갈 뿐이었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오늘같은 날 오산으로 가야만 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봤다. 버스가 막 오는데 발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바쁜 일이 다 지나면 반드시 운동화를 한 켤레 사야 되겠다. 이대로는 도저히 걸어다닐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리가 떨어져 나갈 것 같다. 사막부츠는 사막을 위한 것이지 도시를 위한 것은 아닌가보다.

 by bluexmas | 2011/05/06 23:58 | Life | 트랙백 | 덧글(9)

 Commented by cleo at 2011/05/07 12:31 

도시 산책에 알맞은 신발.. 발견하시면, 추천 좀 해주세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1/05/08 23:27

네. 러닝화 종류로 살까 생각중이에요. 나중에 신발 신고 꼭 서울 올라오시면…

 Commented by 파고듦 at 2011/05/07 17:24 

많이 걷는 날엔 편한 신발이 최고.

 Commented by bluexmas at 2011/05/08 23:27

아 정말 어제는 보기 싫은 거 무릅쓰고 운동화 신고 다녔는데 훨씬 낫더라구요.

 Commented by SF_GIRL at 2011/05/08 05:50 

저는 콜 한의 나이키 쿠션 들어간 플랫 (쿠션이 들어간 순간 플랫은 아니지만)을 쭈우욱 신었는데 평일에 출퇴근+장보기 등등으로 한 시간 정도 걸어도 거뜬해요. 그거의 남자용은 없으려나.

 Commented by bluexmas at 2011/05/08 23:27

그런 종류의 신발도 있기는 한데 제 취향은 아닌 것 같구요 ‘ㅅ’ 그냥 운동화를 더 사려구요.

 Commented by 풍금소리 at 2011/05/08 18:30 

강남-이태원-을지로-홍대…이런 동선을 성큼성큼 다니시는 블루마스님.

전 이제 늙어서……

앗.을지로에서 홍대까지는 어찌 수용가능 합니다.ㅋ

 Commented by bluexmas at 2011/05/08 23:28

사실 성큼성큼 다니지는 못합니다 힘들어서… 그냥 간신히 다니지요. 알고 보면 비슷한 연배시리라 생각합니다만…

 Commented at 2011/05/09 12:28 

비공개 덧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