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트멕과 파이렉스 5종 세트

구할 수 있다면 모든 향신료는 가루상태가 아닌 것이 좋다. 가루상태로 가공되어 나온 것은 다 쓰기 전에 향이 날아가버려 “톱밥”과 같은 상태로 찬장의 구석에서 자리만 차지하게 될 확률이 높다. 정말 가장 이상적인 경우라면 알갱이 그대로의 향신료를 가지고 있다가 직접 불에 구워 향을 활성화시킨 다음 커피콩갈이로 갈아서 쓰면 되지만… 그게 정말 말이 쉽다-_- 게다가 그런 향신료를 늘 쓰는 것도 아니니까, 나는 그저 이상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을 뿐이다.

그래도 통으로 가지고 있으면 좋은 향신료 가운데 하나가 너트멕(육두구)이다. 이렇게 향신료를 통으로 가지고 있으면 향이 날아갈 염려가 없이 오랫동안 쓸 수 있다. 베샤멜 소스나 어제 만든 호박파이 같은데 조금씩밖에 들어가지 않으니까, 가지고 있다가 필요한 만큼 강판에 갈아서 넣으면 된다.

그리고 그 파이를 굽기 위해 파이접시를 사는 김에 질러버린 파이렉스 그릇 5종 세트. 원래 다 가지고 있던 것인데 예전에 짐을 잃어버릴 때 함께 잃어버렸다. 어디에서 사야 될지 몰라 여태껏 못 사고 있었는데, 너무도 간단하게 쥐시장에서 살 수 있다는 걸 알아버렸다-_- 강화유리인 파이렉스는 직화에 올리거나, 아주 갑작스러운 열 변화(꽁꽁 얼렸다가 250도가 넘는 브로일러에 갑자기 넣는다던지)만 아니라면 모든 경우에 쓸 수 있다. 전자레인지나 식기세척기에도 문제없고, 내구성도 굉장히 좋다. 물론 투명함도 한 몫 거든다.

아메리카스 테스트 키친의 장비 테스트 코너를 늘 유심히 보는데, 적어도 파이 접시 만큼은 파이렉스의 것이 가장 좋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가격이 많이 뛰어서 그렇지, 만약 그렇지 않다면 계량컵이나 작은 그릇들은 음식을 만들때 정말 유용하게 쓸 수 있다. 결국 개당 13,000원 정도의 평균 가격으로 샀는데, 사실 이마저도 꽤 뻥튀기가 된 것이다. 오랜만에 샀더니 손잡이 부분에 작은 홈이 파여 미끄럼을 막아주도록 디자인이 조금 바뀌었다. 고무가 붙어있는 것도 나오기는 하던데 그 정도까지 필요한 건지는 딱히 모르겠다. 다만, 파이 접시의 경우 손잡이가 없어서 넣을 때는 모르겠지만 오븐에서 꺼낼 때는 조금 힘들다.

 by bluexmas | 2010/11/13 10:46 | Taste | 트랙백 | 덧글(30)

 Commented by 정하니 at 2010/11/13 10:50 

pyrex가 미국에선 제일 보편적이고 저렴해서 모든가정에 하나씩은 있는 그런 브랜드인것같아요- 집에 pyrex계랑컵없는 집은 본적이 없다능 ‘ㅡ’ㅎㅎ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14 00:40

네 꽉 잡고 있습니다. 가격이 정말 훌륭하죠 현지에서는… 우리나라에서는 좀 비싸네요. 고급이라고 할 수는 없는 건데.

 Commented by 펠로우 at 2010/11/13 11:31 

역시 향신료는 그렇군요.. 대부분 가정에서 ‘후추가루’를 사용하고 있고 저희 집도 그렇습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14 00:40

후추만 갈아 드셔도 정말 맛이 확 달라집니다. 가는 순간 입맛이 확 돋을 때도 있지요^^

 Commented by Nick at 2010/11/13 12:10 

파이렉스가 정말 진리인 것 같아요 ㅎㅎ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14 00:40

파이렉스 정말 진리입니다. 큰 대접들 사다가 여름에 국수 말아 먹으면 시원해요^^

 Commented by JuNeAxe at 2010/11/13 12:23 

파이렉스 백화점에서 떨이할때 큰 계량컵만 사서 잘 쓰고 있었는데 엄마마마께옵서 그걸 그냥 직화로 올렸다가…;;;

나갔다 들어와보니 계량컵이 사라져있고, 파이렉스가 왜 직화에서 깨지냐고 하시더라고요. 파이렉스 내열냄비가 예전에 집에 있었다고, 그래서 파이렉스=불에 올려도 된다 라고 입력이 되어있어서 깜빡깜빡하신다고 또 깨먹을테니 이제 안 사는게 좋겠다고 하시는데 그저 웃음밖에 안 났습니다ㅠ_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14 00:41

아 그게 직화는… 웬만하면 하지 않는 게 좋지요. 내열 냄비와는 또 다를 듯 싶습니다. 저도 슬퍼지네요ㅠㅠㅠ

 Commented by 풍금소리 at 2010/11/13 12:50 

이야…오랜만에 업뎃되어 반갑기 그지없네요.

육두구도 어디다 후추처럼 칙칙 뿌리나요.

효과가 어떤가 느껴보고 싶으나

저는 요리가 무엇보다도 무서운 과제이므로…………………..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14 00:42

육두구는 베샤멜 소스나 뭐 이런저런 음식에 조금씩 넣는데, 향을 어떻게 묘사할지 고민하다가 일단 생략했습니다. 단맛이 안 느껴지는 계피향이라고 하기도 좀 그렇구요.

 Commented by 허멜선장 at 2010/11/13 13:25 

아이쿠,넛멕.(표준표기법으로 하믄 너트메그 ㅋㅋ)

이게 대부분 알로 유통되어야 하는데, 한국에성 유독 엄청난 양을 갈아서 1파운드씩 포장된 것만 팔아요. 그걸 다 쓰려면 가정은 대물 물려 30대, 식당은 2대는 써야 하겠다능…

이태리가면 딱 한알씩만 소형강판과 함께 파는데, 식당에서 써도 한 달은 쓰지요. 듣기로는 랄 듁두구를 사려면 한약방에서 가능하다고 하는데, 가보지는 않았어요. ‘발품’ 이선생께서 가보시려냐^^-경동시장…ㅋㅋ 경동시장은 가을에 싸리랑 능이 사기 좋은 곳인데..아이고 이게 먼소리여.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14 00:43

네 너트메그입니다-_- 물론 ‘케이크’에는 너트 메그 넣지 않지요. 한때는 ‘로크음악’이 대세였습니다만… 모든 양념이 가정에서라면 30대 물려쓸만큼의 양만 팔지요. 작은 병들도 다 그렇습니다. 카르다몸 같은 경우도 손주 생일에 사과파이 만들때 넣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강판이랑 한 알씩 해서 상품으로 팔아도 귀여울텐데요. 무지에 가면 예쁜 강판을 파는데 딱 그 용도처럼 생겼습니다. 경동시장 한 번 가봐야 되겠습니다. 능이버섯사러…

 Commented by 딸기쇼트케이크 at 2010/11/13 13:38 

오오 알갱이로 된건 또 생소하네요 ^^;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14 00:44

네 눈요기라도 하시라고 올려보아요^^

 Commented by 홈요리튜나 at 2010/11/13 14:00 

넛멕이 여기저기 많이 들어가던데 어떤 향이 나나요???그냥 제가 사서 맡아보는 게 빠르겠찌만 흐흐-_-;;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14 00:44

아 이게 정말 향을 묘사하기가 저도 어렵더라구요. sweet보다 savory계열이라고 할 수 있어요.

 Commented by 이네스 at 2010/11/13 16:47 

오오. 육두구 속 넛멕이군요.

파이렉스는 진짜 진리입니다. ㅠ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14 00:44

네 근데 육두구라는 이름도 왠지 멋지게 들리잖아요-_- 파이렉스 훌륭합니다^^

 Commented at 2010/11/13 19:1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14 00:45

한 알 드릴까요? 하나만으로도 진짜 오래 써요^^ 파이렉스도 관리 안 하면 정말 깨기 쉬운가봐요. 저는 잃어버리기 전까지는 정말 잘 썼어요.

 Commented by cleo at 2010/11/13 19:15 

사부님 가르침을 받들어 오늘 저녁 스테이크 구울때..

통후추를 그라인더에 스윽스윽 갈아서 뿌렸답니다. 더 맛나더군요! ^^

우리 진짜 아들이 그건 또 뭐냐고 묻길래..

커피콩처럼.. 알갱이 그대로의 향신료를 가지고 있다가..

갈아서 쓰면 더 좋은 거라고 아는척 했지요. ㅎㅎ

제가 갈수록 요리실력이 느는거 같아요.

다 ‘bluexmas’님 블로그 드나든 덕분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14 00:46

아이고 그런 민망한 말씀을 하십니까-_- 스테이크를 구워 드셨군요. 맛있게 드셨는지요^^

 Commented by 유 리 at 2010/11/13 19:21 

오;;; 파이렉스는 오븐에 직접 넣어서 쓸 수도 있는건가요? +_+;;; 투명한 거라서 쓰기 좋을 듯!

향신료는, 저렇게 통째로 있는 물건은 가루에 비해 두 세 배는 비싸더라고요. 당연한거지만;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14 00:46

네 파이렉스는 급격한 온도변화, 직화 아니면 괜찮습니다. 정말 투명해서 좋은 점도 많아요.

 Commented at 2010/11/13 20:3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14 00:47

아 계피도 그렇군요. 저도 그냥 오뚜기표 가루 씁니다. 저도 오랫동안 쓰는 것들 많아요. 그냥 요리프로그램 보면 그런 농담을 많이 하길래 인용한거랍니다. 이마트 호주산 쇠고기도 먹을만해요…

 Commented by 현재진행형 at 2010/11/13 21:51 

저는 후추나 육구두 같은 것을 득득득 갈고 있을 때 뭔가 만들고 있구나!!! 하는 기분이 들어요. ……제가 변태라 그럴까요!? =_=;;;;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14 00:48

아니에요. 저도 그런 걸 하면 정말 뭔가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면 마늘 같은 걸 다질 때도 그런 생각이 들구요. 단순 작업이 좋더라구요.

 Commented by 누리숲 at 2010/11/14 22:57 

어머나! 알(!) 육두구네요~ 요것은 어디서 구하신건가요?제 활동반경에서는 가루로 된것밖에 구할 수밖에 없어서, 때로 너트멕 말고 메이스를 요구하는 레시피를 만났을 땐 좀 난감하더라구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15 18:13

네 알(>_<) 육두구지요. 옛날부터 가지고 있던 거에요. 메이스…-_- 저도 대책없는데 그럴 때는 그냥 너트멕을 쓰면 되지 않을까요? 근데 정말 쓰다보면 향신료의 역할을 무시할 수가 없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