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비스킷 반죽으로 만드는 시나몬롤

시나몬롤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까? 문제는 잘 만드는 곳을 찾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빵 사이로 계피향이 물씬 풍기는 흑설탕 속은 진한 커피 한 잔과 딱 어울릴 정도로만 달콤한, 그런 시나몬롤…

레시피는 잔뜩 있지만 절대 시도해보지 않는 건, 기본적으로 이 반죽이, 버터가 많이 들어가지만 발효도 시켜야 하는, 브리오슈이기 때문이다. 처음 브리오슈를 만들고 그 열량과 번거로운 과정에 질겁한 나머지 다시는 만들어보지 않게 되었지만, 그래도 늘 시나몬롤 비디오를 일주일에 한두 번씩 보면서 군침을 흘린다.

그러던 와중에 찾은 이 레시피는, 적절한 타협과 중용이 그 미덕이다. 흑설탕에 계피가루를 넣은 속은 똑같지만, 그 반죽이 기본적으로는 크림 비스킷의 그것과 같다. 원래 레시피에는 버터밀크를 쓰라고 나와 있지만, 찾을 수 없고, 레몬즙으로 대체품을 만들기도 귀찮아서 그냥 크림을 썼다.

원래 시나몬롤은 둥근 케이크팬에 예쁘게 나눠 담아야 되는데, 그만한 크기의 팬이 없어서 그냥 9등분해서 네모 팬에 담았다. 성질이 급해서 등분도 잘 못하는 사람이다보니 크기도 다르고 엉망진창이다. 구워봤는데, 너무 반죽을 오래 만져서 그런지 글루텐이 많이 발달되어 딱딱했다. 지방이 많이 들어가는 반죽이다보니 돌돌 만 다음 반죽을 여미는 것도 잘 되지 않았다. 이래저래 아쉬움이 많은 시나몬롤이지만, 그래도 적절히 타협하는 수준이라면 참고 먹어줄만은 하다. 만들어보니 욕심이 생겨서 조만간 진짜 버터를 쓰는 걸 만들어 보고 싶어졌지만 연말이 될 수록 버터가 귀해지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아이싱은 크림치즈를 조금 섞어서 만든다는데, 없고 또 쓰고 싶지도 않아서 바나나빵을 만들고 남은 요거트에 가루 설탕을 섞어서 대강 만들었다. 뭔가 조금 이상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조합의 만행도 우리 집에서는 서슴치 않고 벌어진다. 1,000칼로리의 guilty pleasure.

 by bluexmas | 2010/11/01 14:28 | Taste | 트랙백 | 핑백(1) | 덧글(29)

 Linked at The Note of Thir.. at 2010/12/31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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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ed by joo0725 at 2010/11/01 14:49 

WOW! That looks really good! *drools* ㅠ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03 00:22

You need to wipe out your chin! It sure needs more practice to make it right though…

 Commented by 러움 at 2010/11/01 14:56 

1,000칼로리의 위엄………(..)

엉망진창이라 하셨지만 단정한 모양인데요? ^^ 작년에 다른 분들 블로그에서 시나몬롤 열풍이 불었던게 떠오르네요. 제가 본 시나몬롤중 가장 얌전한 느낌이에요. 🙂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03 00:22

크 주인 닮으면 이상한 게 나와야 되는데 연습이 부족한지라 일단 본성을 감추고 얌전하게 가 봅니다.. 진짜 발효 반죽으로 만들어보고 싶어요.

 Commented by settler at 2010/11/01 15:49 

시나몬롤 날이 추워지면 더 부쩍 생각나는 빵이에요

영화 카모메 키친에서 뚝딱뚝딱 만들던 장면도 참 좋아하는데

이 장면도 못잖게 좋네요

윗분 말씀처럼 참 얌전하고 점잖게 생긴 듯.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03 00:23

날 추워지면 진하게 내린 커피하고 시나몬롤 좋지요. 저도 영화장면 기억나는데 정말 뚝딱뚝딱 신기하게 잘 만든거에요. 저런 종류가 은근히 어렵거든요.

 Commented by minx at 2010/11/01 16:46 

우와 진짜 맛있겠다. 옛날 종로 YBM 에 시나몬롤빵 파는데 있었잖아요? 좋아했었는데. 그거같이 부드럽고 맛있을거 같아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03 00:23

그거 10년 전 처음 들어왔을때 하나에 3,800원이었던 기억나요. 이건 그렇게 부드럽지는 않아요. 아무래도 발효빵도 아니고 제가 너무 반죽을 오래 만져서요.

 Commented at 2010/11/01 20:1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03 00:24

아 이건 꽤 쉬운 거에요-_- 제 손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_- 아이스크림도 저것도 그렇게 달지 않아서 그냥 같이 먹을만은 했어요. 저도 그렇게 달게는 만들지 않으니까요.

 Commented by delicious feelings at 2010/11/01 21:05 

우와..우와..우와…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03 00:24

어 블로그에 만드신 거 이것보다 훨씬 더 예쁘고 맛있어보이던데요-_-

 Commented by 정하니 at 2010/11/01 23:55 

아이키아 시나몬롤이 정말 맛있던데ㅋㅋㅋㅋㅋ 싸고 맛있고 빵도 크고, 최고인것같아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03 00:25

아 저는 거기에서는 한 번도 안 먹어봤어요. 평소에는 칼로리 너무 높아서 사먹지는 않아요. 눈 딱 감고 저렇게 가끔 만들어 본답니다-_-

 Commented by 풍금소리 at 2010/11/02 00:43 

어이쿠야.

맛있겠어요.

밤중에…괜히 들렀네.

빵반죽 누르는 손은 섬섬옥수.

도대체 저 상태에선 어떻게 촬영가능하신 거죠?

주방보조의 능숙한 촬영??!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03 00:26

아, 저는 등에 끼울 수 있는 팔이 하나 더 있어서 급박할때는 그걸로 촬영을 합니다.. 제 손은-_- 굉장히 거칠어요 사실… 건조해서 겨울이면 바로 터집니다.

 Commented by 나녹 at 2010/11/02 10:12 

천칼-ㅠ-아 맛있겠다. 그리구 머그컵 좋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03 00:26

오시면 한보따리 드릴게요 아예 싸가지고 가세요!! 머그컵은 회사에서 주워온 건데 최고에요^^

 Commented by cleo at 2010/11/02 10:36 

급질문/

손톱은 어디 ‘네일샵’에서 정리하신건가요?

너무 단정하고 이뻐요~*.*

(음식 만드는 손은 반드시 저래야한다는 생각이 듬)

1,000칼로리의 guilty pleasure이래도 좋으니..

매일 저런 거 먹고살았으면, 참 좋겠는데…ㅠ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03 00:30

소 손톱은 그냥 집에서 자주 깎아요. 길어지면 타자를 칠 수가 없거든요. 다만 몇 년전에 큰맘 먹고 산 행켈 손톱깎이를 아주 유용하게 씁니다. 칼은 실력에 맞춰 저렴한 걸 쓰지만 손톱깎이는 좋은 걸 씁니다;;; 다음에 뵐때 또 싸가지고 갈게요~^^

 Commented by cleo at 2010/11/03 09:08

저는 실력도 안되면서 칼, 손톱깎이.. 전부 행켈이네요..-.-

다음에 뵐 날..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bluexmas님보다 시나몬롤이 더 기다려진다능..ㅋㅋ)

 Commented at 2010/11/02 11:1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03 00:30

저거 갓 구워서 브런치로 먹으면 정말 좋겠죠. 흑설탕 그렇게 많이 들어가지는 않아요. 제 손은 별로 곱지 않습니다. 굉장히 거친데 사진이 그냥 그렇게 나올 뿐이에요.

 Commented by Cheese_fry at 2010/11/02 12:03 

가이코 컵이닷!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03 00:31

아 가이코에서 나오는 건가요? 그냥 스피드 레이서 컵 같은데 잘 모르겠어요. 회사에서 주워와서 유용하게 쓰는 소품이 되었습니다. 유일하게 회사에서 건진거에요^__^

 Commented by Cheese_fry at 2010/11/03 02:14

아, 저 혼자 스피드 레이서=가이코 이런 공식이 새겨져놔서, 광고가 무서워요. =_=;;

가이코 선전에 스피드 레이서 장면이 나오면서, 위급한 문제가 생겼는데, 대화 내용은 완전 딴 얘기.. 그러면서 가이코 마크만 뜨거든요. 요즘에는 겟코와 아저씨로 바뀌었지만 ^^;;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05 00:21

아 그 선전 알죠 저도 너무 좋아해요 사실은… 게코의 영국쪽 억양도 좋아해서 늘 나오면 흉내내곤 했지요;;;

 Commented by zeitgeist at 2010/11/04 17:24 

가족들이 좋아하실 것 같네요. 최고입니다 ^^)=b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1/05 00:20

앗 감사합니다^^ 대부분 가족들에게 보냅니다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