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잡담

1. 요즘 ‘##와 잡담’과 같은 식으로 뭔가 앞에 하나씩 더 붙여봤더니 훈장질 하는 원숭이가 되려는 것 같아서 오늘은 그냥 순수한 잡담을.

2. 새벽 세 시에 패스트리 크림을 만들었다. 나는 대체 뭐하는… 언제나처럼 Mise en place 안 하고 만들다가 바닐라추출액을 한 바가지쯤 쏟아 부었다.

3. 사람이 많이 오는 건 참 좋은데 가끔은 난독증이나 반말 애호가들이 있어서 다 반가운 건 아니다.

4. 어떤 블로그에는 답글 달러 갔다가 그냥 돌아오게 된다. 블로그 주인 때문이 아니라…

5.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수타 짜장집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병원 갔다 오는 길에 들러보니 <생활의 달인> 출연자가 주방에서 면을 뽑는 모양이던데, 짜장면은 의외로 멀쩡했다. 그만하면 멀쩡하게 여겨지는 수준이 된 것이다. 요리도 한 번 먹어봐야 되겠다.

6. 정말 별로 산 것도 없는데, 장 본게 10만원을 넘겼다. 딸기랑 산딸기 때문인가… 산딸기는 왜 요강이랑 같이 묶어 팔지 않나? 복분자주는 왜 요강이랑 묶어 팔지 않나? 떼돈벌지도 모르는데…

7. 이마트 정육코너의 아주머니들은 오늘도 변함없이 고기를 의도적으로 넉넉하게 자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먼 발치에서 칼 대는 걸 보는 순간, 넘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그것도 50~100그램 사이면 사람들이 그냥 가져갈테니까… 맨날 ‘자르다 보면 그럴 수 있잖아요’라고 말하는데 정말 장사 하루 이틀 하나? 100번 가면 100번 모두 그런다면 정말…

8. 나만큼 축구에 관심 없는 대한민국 국민도 없을 듯? 축구 마케팅이 갈수록 넘쳐나서 슬슬 심기가 불편해지고 있다. 축구도 싫지만 남아공에서 한다니 이상하게도 불안하다.

9. 이번 선거에는 신중하게 표를 행사하고 싶은데, 뭘 보고 그래야 될까? 시의원 이런 사람들은 솔직히 찍고 싶게 생긴 사람조차 없다. 누가 또 ‘사람을 얼굴만 보고 판단하려고?’라고 들이밀텐데 이건 잘 생겼다가 못 생겼다의 이야기가 아니다. 생기기는 다 잘 생겼드만 뭐…

10. 뭐 철 없고 개념도 없는 여자애가 그렇게 말 할 수도 있는 거고 잘못을 안 한 것도 아니지만 문제는 그 죄 아닌 죄 값을 얼마나 오랫동안 갚아야 하는 걸까? 화를 낼 대상을 찾고 있던 건 아니고?

11. 오늘 밤에는 ‘너는 지금 당장 죽어야 되는데 선심을 써서 방법만은 택하게 해주마’라는 선심 가득 섞인 운명의 선고를 듣고서 ‘그러면 탄수화물을 먹다가 배가 터져 죽겠나이다’라고 빌고 온갖 종류의 탄수화물을, 세상에게 작별 인사 섞은 눈물을 줄줄 흘려가며 꾸역꾸역 먹는 꿈을 꾸고 싶다. 그게 군대 다시 가는 꿈보다 조금 나을 듯. 적어도 맛있는 건 먹을 수 있으니까.

 by bluexmas | 2010/05/18 03:41 | Life | 트랙백 | 덧글(30)

 Commented at 2010/05/18 04:0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5/18 04:17

안타깝지만 차단만이 살길이겠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5/18 04:21

참, 제가 한 얘기는 제 얘기 아니고 텔레비젼에서 벌어진 일이에요.

 Commented by JuNe at 2010/05/18 04:29

10번이라면 대충 들었습니다.

혹시 다른 것이 TV속의 일이라는 말씀은 아니실듯하고..

 Commented by 나녹 at 2010/05/18 09:04 

2번 ㅋㅋㅋㅋ 웃을일이 아닌가-_-

이마트에서 장보면 진짜 순식간에 10만원돌파죠. 안그래도 오늘 홀푸드에서 과일과 치즈 포함해서 왕창 사고 $40이 안됐을 때 그 생각을 했습니다…물론 두 가게의 성격이나 판매전략이 다르지만서도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5/26 10:57

홀푸드에서 넋놓고 치즈 시식하던 때가 그립군요. 치즈가 너무 비싸서 눈물을 흘립니다T_T

 Commented by dobi at 2010/05/18 09:35 

장봐서 가격 때려맞추는거에 자신 있었는데 제작년인가 작년 쯤 부터 점점 틀리기 시작하더니 저번달에는 5만원 장볼생각이었는데 8만원을 찍는 기록을 갱신했지요 orz.. 이제 소도 한마리 키워야할지도 모르겠어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5/26 10:57

이왕이면 돼지도 키우고 싶어요. 애완용으로는 돼지가 더 귀여울 듯.

 Commented by black at 2010/05/18 09:48 

6. 저희집은 인원이 많아선지 한번 장 보면 이마트 기준 20만원, 코스트코 기준 30만원이더라구요 -_-.. 정말 담는 건 없는데 뭐 그리 많이 나오나 몰라요 ㅠ_ ;

11. 탄수화물에 단백질 추가하고 싶습니다. ㅎㅎ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5/26 10:57

그러게요. 대체 뭘 살 수 있는지 모르겠더라구요. 물가가 정말 장난이 아닙니다.

 Commented at 2010/05/18 11:5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5/26 10:57

오 아이스크림! 저도 아이스크림으로 가야 될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킬링타이머 at 2010/05/18 12:03 

4번 동감이요. 반말애호가가 나올만치 많지는 않네요 ㅎㅎㅎ

요강이랑 안 묶어파는 이유는 어차피 깨질거라서.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5/26 10:58

그러니까 깨기 위한 요강을 하나씩 끼워 팔면… 그것도 좀 얇은 건 어떨까 싶습니다. 그래야 쉽게 깨지고 사람들이 효능에 대해 믿음을 가지지 않을까요? >_<

 Commented by 대건 at 2010/05/18 12:21 

7번의 경우, 저는 미리 필요한 양보다 적게 부르지요… -_-;

9번의 경우는 정말 어렵더군요. 도대체 판단힐 기준이 너무 부족해요.

그래서 결국 소속 정당을 볼 수 밖에 없더군요.

11번의 경우라면 저는 고기를 배터지게 먹고 죽는걸로… ^^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5/26 11:01

아, 왜 그 생각을 못했죠?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 입니다;;; 법이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는데 홍보물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래 이런 건가요? 고기는 느끼해서 많이 못 먹을까봐 걱정이 되네요.

 Commented by i r i s at 2010/05/18 15:55 

복분자주랑 요강이랑 왜 같이 묶어 팔지 않나 라는 부분에서 폭소했어요. 아 진짜 ㅋㅋ

음, 11번의 경우의 저 라면, 슈크림과 에클레어, 온갖 과일 타르트를 먹고 죽겠사옵니다 ㅎ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5/26 11:01

꼭 묶어 팔아야 합니다. 하다못해 요강 모양 저금통이라도…^^ 슈와 에클레어도 괜찮네요^^ 슈는 가벼워서 꾸역꾸역 먹기에도 별 부담이 없을 것 같아요.

 Commented by 홈요리튜나 at 2010/05/18 16:27 

저희 동네 수타는 굵기가 매우 오락가락하는데..수타라서 그렇다는 말을 하거든요..잘 뽑으면 일정하게 나오지 않나요..음…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5/26 11:02

수타가 기계만큼 가지런하게 나오지는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그래도 수타가 기계면보다는 낫다는 느낌을 가졌습니다.

 Commented by sabina at 2010/05/18 21:50 

7번 정말 공감합니다. 1키로 사면 꼭 1.2키로가 저울에 얹히네요. 이마트라는 거대조직이 아줌마들을 생활의 달인이 되지 못하도록 교육시키나봐요.

동네에 수타로 면을 만드는 집이 있는데 면은 정말 맛있는데 짜장 맛이 정말 ㅠㅠ 최악이라서 저번에는 간짜장을 시킨 뒤, 집에서 직접 만든 짜장에 그 면을 비벼 먹은 적도 있어요. 허허허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5/26 11:03

그러게요. 아줌마들 그만하면 생활의 달인일텐데요. 그것도 먼저 달아보면 무게에 맞춰 얼마만큼 잘라내야 될지 알잖아요… 집에서 짜장 만들어서 면만 비벼 드셨다는 이야기에 눈물이 나와요 T_T

 Commented by 히라케 at 2010/05/18 22:44 

8. 정말 불편합니다.

11. 저같으면 이천쌀밥을 먹은뒤 생크림 가득한 후식의 반복이요. 그럼 질리지않고 죽을때까지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5/26 11:03

모두가 축구를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난리 났죠 지금. 쌀밥 먹고 생크림 먹으면 좀 느끼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요? 생크림에 밥 비벼먹은 효과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Commented by 푸켓몬스터 at 2010/05/18 22:50 

저도 참 좋다는건 많이 먹어봤는데 요강을 뒤집는건 엄두도 안나던데…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5/26 11:04

으음…T_T 요강을 아직도 쓰시는군요. 몰랐습니다.

 Commented by 펠로우 at 2010/05/18 23:12 

전 그 ‘복분자=정력’ 선전은 정말 맘에 들지 않더군요. 꾸준히 양질의 단백질 섭취하는게 지름길이라 봅니다만… 차라리 ‘새우를 총각에게 먹이지 말라'(사고친다)가 더 설득력있게 와닿습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5/26 11:04

새우를 먹으면 사고를 치는 줄 몰랐는데요? 복분자=정력은 좀 그렇기는 하지요…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 식으로 광고하는 것이.

 Commented by 백면서생 at 2010/05/19 01:08 

저도 축구는 그다지 관심이 없어요. 2002년에는 열심히 관심을 가졌었는데, 다시 식었습니다. 그 때 이후로는 봐도 오르가즘이 안 생겨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5/26 11:05

저는 기본적으로 축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거의 감각이 없습니다.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란다고나 할까요… 그냥 애국은 옆으로 놓고 스포츠만 즐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