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사이로 비친 햇살과 “기타” 잡담
죽음 사이로 비친 햇살
얼마 전에 통영 여행을 갔다가 가장 선명하게 남은 기억인데 글로 남기는 걸 잊어버렸다가 오늘 아침 운전해서 병원에 가는데 생각이 다시 났다. 대전통영간 고속도로였나, 100킬로미터 넘게 달리고 있었는데, 도로 바닥에 새가 한 마리 죽어서 납작해져 있었다. 내가 차를 빠르게 몰고 그 위를 지나가는 찰나, 땅바닥에 짓이겨져 있던 날개가 위로 확 제껴졌고 털은 없고 대만 남은 깃털 사이로 햇살이 비치는 듯한 광경을 보았다(보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깃털의 대로 가려진 너머의 고속도로가 보인 것이었겠지;;;). 뭐랄까, 0.1초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러나 그게 기억 속에 가장 선명하게 남았다. 무엇인가 모순된 감정(빛과 어둠? 삶과 죽음? 아닌 것 같은데…)을 느꼈는데 잘 표현을 하지 못하겠다.
1. 새로 나온 천연 치클 껌을 한 번쯤 씹어보고 싶은데 공@진이 모델이라 그게 싫어서 아직도 시도를 못해보고 있다.
2. 정말 별로 산 것도 없는데 오늘도 장보는데 거의 10만원 가까이 썼다. 밀가루를 안 먹을까 해서 고구마를 집었는데 여덟 개에 7천원이었다.
3. 고등반점에서 삼선짜장면을 먹었는데, 야채가 거의 안 익은 수준이었다. 그래도 장사 잘 되더라… 다음 주에 잡채밥이나 한 번 더 먹고 작별을 고해야 할 듯. 가게를 맡고 있는 3세대들은 수십년 전부터 사근사근하지 않았던 엄마를 닮았는지 불친절하다.
4. 요즘 새로 시작한 MBC드라마에 윤@정이 나오는데, 이 아줌마는 보고 있으면 피곤해진다(“너 우리 아들 너처럼 제대로 의사 만들어 놔, 그러면 인정해줄께” 이건 대체 무슨 소리냐? 누가 누구를 만들어?). 그러나 곰곰히 생각을 해 보니, 이 아줌마는 그래도 나이에 맞게 얼굴에 주름이 있는 것 같다. 대부분의 아줌마/할머니급 탤런트들이 5분이상 보기 힘든 얼굴을 하고 있다. 어떤 드라마엔가 반@정이 나왔는데 괴로웠고, 얼마 전에 끝난 <아내가 돌아왔다>의 선우@숙 역시 개인적으로 싫어해왔는데 뭔가 너무나 이상한 얼굴을 하고 있어서 정말 괴로웠다. 그나저나, 아내가 돌아왔다는 어떻게 끝난 건지 마지막을 안 봐서 모르겠다. 그 시간에 하는 드라마치고는 제대로 막장이라는 느낌이 늘 들었다. 다들 연기는 발로 하고…
5. 막장드라마를 말하자면 저 윤@정이 나오는 드라마 바로 전에 했던 <살맛 납니다(?)>를 빼놓고 얘기할 수가 없다. 종영 1주일 전까지만 해도 등장인물 누구 하나가 나머지를 다 죽이고 자기도 자살할 것 같은 분위기로 막장이었던 드라마가 어느 순간 다 같이 모여서 하하호호 우리는 행복해요 드라마 제목처럼 살맛 납니다 다 용서했어요 이렇게 살아야 되는 거에요 연상의 마누라는 둘째도 가졌어요 라는 분위기로 막을 내리는 걸 보고 저녁을 먹다 말고 얼어붙어 할 말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지들끼리는 살맛 얼마나 나는지 몰라도 아주 가끔 보게 되는 나는 갈수록 살맛이 떨어졌다.
6. 지루했다. 청소를 했어야 하는데 못해서 죄책감을 느꼈다. 집이 더럽다.
7. “기타” 잡담인데 기타 친 거나 한 번 올려보자. 정말 너무너무 심심해서 그거 아니면 하고 싶은 게 없거나, 마음을 다스리고 싶을 때 무한 반복을 통한 인격 수양의 수단으로 쓰는 Am 반주가 있다. 발로 만든 건데, 기타를 참 잘 치면 동영상도 찍어서 올리고 “사실은 제가 기타 칠 줄도 알아요” 뭐 이런 글이라도 올리고 싶은데 인간적으로 나는 정말 너무 기타를 못 친다. 게다가 못치는 걸 너무 의식하니까 동영상이라도 찍어야 되겠다고 카메라를 틀어 놓으면 멀쩡해도 못치는데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더 못 치게 된다. 이것도 정말 올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만들었으니까 아쉬워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올려본다. 나의 가장 큰 문제는 물리적으로 기타를 못 치는 것도 있지만, 음표를 채워넣어야 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려서 손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녹음해놓고 들으면서 스스로를 막 비웃었다. 액티브 픽업이 있으면서 패시브만큼도 소리가 안 나는 베이스를 발로 쳐서 넣었는데 나중에 Am아닌 Em를 쳤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또 한 번 막 비웃었다. 그러나 워낙 출력이 작아서 잘 들리지도 않아서 안 고쳤다. 언제나 다 사친데 있는 장비 다 팔고 접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니면 제대로 치고 만지고 그래야 되는데 아마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것 같다.
8. 날씨가 좋아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장안공원 같은데라도 차를 세워놓고 좀 걸을까 생각하다가 빨리 가서 일이나 해야지 싶어 그냥 막 돌아왔다. 그러나 집에 와서는 책을 읽다가 소파에 누워 침까지 흘리면서 잤다. 늦게 잤는데 새벽에 잠에서 깨어나서는 다시 잠들 수가 없었다. 불규칙하게 자는 날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지만, 그것 자체에 대해서 심각하세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9. 100이 있다면 90을 알고 계시기 때문에 10만 이야기 해도 되는 어떤 분께 조언을 좀 구하고 싶어서 1년째 가끔 연락을 드렸으나 최근에 드린 메일에 답장을 안 하시는 걸로 내가 부담을 드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두 번 다시 연락을 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워낙 싸가지 없는 인간이라서 다른 사람 조언 같은 건 잘 구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나에게 조언이 필요하지 않은 건 아니다. 그러나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응 다 괜찮아 질거야”와 같은 말은 내가 다른 사람에게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나 스스로에게 벌어질 것이라고 믿는 말이 아니라서(여태껏 그래 왔으니까!!!그리고 다 괜찮아지는 삶이라는 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조언이라고 생각이 되지 않고, 나의 상황을 모르는 사람에게 말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에게는 또 아무 말도 할 수 없거나 변죽만 울릴 수 밖에 없다. 나는 완전하지 않다. 조언도 필요하고 도움도 받고 싶고 이렇게 생각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끌어주는 사람도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그 모든 것을 거부하는가, 아니면 원래 그게 불가능한 것인가… 친구야 술 한 번 먹자.
10. 브레이브스가 워낙 못해서 다른 팀 경기도 잘 안 보는데 어제 퍼펙트 게임이…T_T 볼 걸 그랬다. 2004년 어느 날, 야구장에 가려다가 귀찮아서 말았는데 그날 랜디 존슨이 퍼펙트 게임을 던졌다T_T
11. 한 번 더 생각하도록 만드는 대부분의 것들이 싫다. 여태껏 그걸 너무 많이 해 와서.
12. 오늘 좀 답답했다.
13. 술 먹은 신입생이 또 죽었던데, 정말 그래도 되나? 나도 정말 술 좋아하는 사람이기는 한데,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선후배 관계 이런 것들 모두 다 부질없다. 나는 그저 내 돈 내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학교라는 곳에 다닌다고 생각했고, 친한 후배도 없었지만 친한 선배는 더더욱 없었다. 선배노릇이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는 인간들하고는 상종하고 싶지 않다.
# by bluexmas | 2010/05/11 00:04 | Life | 트랙백 | 덧글(20)
요새 식료품 물가가 오르니까.. 외식하는 게 속편할 때도 있어요;;
어째서 음주운전은 가중처벌이면서 다른 범죄는 술먹었다면 심신미약이 인정된다면서 감형인걸까 싶은 세상입니다.
먹겠다는 사람만 먹으면 그만이지 왜 억지로들 먹이는건지, 애초에 술 냄새만 맡아도 어지러운 사람도 있고 몸에서 받는다 해도 그냥 싫을 수도 있는데 뭐하자는건지 알 수 없다니까요. 여러모로 술에 지나치게 관대해요ㅡ_ㅡ+
으..음?????
응?ㅠ.ㅠ
어릴 때 추억(?)을 들려드리고 싶네요.캬캬
동생이 메추리를 사왔는데 너무 팔팔거리고 쌩쌩거려서
이뻐하면서 손바닥 위에 놓고 잤는데
새벽녁,메추리를 찾는 소리…(한방에 동생들과 잤으니까요)
아침에 일어나서 베개,이불을 개는데
제가 배던 베개를 들추었더니 그 아래 납작해진 메추리의 가련한 모습.
비공개 덧글입니다.
2. 아 그냥 연예인을 별로 안 좋아해서요 ㅠㅠㅠ
3. ㅠㅠㅠㅠㅠ
13. 저도 학교 다닐 때 선배처럼 구는 선배들이 좀 있었어요. 결국에 제가 시건방지고 인간관계 잘 못 맺는 애로 결정 나더라고요. 뭐 그런가보다 했는데. 참 그것도 5번 못지 않게 유치했네요.
저는 뭐 여기에 늘 쓰고 또 썼지만 나이 많은 사람들한테 싸가지 없는 인간으로 언제나 낙인이 찍혀서 사회생활 못하는 문제아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