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깅에 관한 고민 상담
갑: 오늘은 컨디션도 많이 안 좋은데, 화가 나는 일까지 겹쳤더니 정말 폭발 일보 직전이군요. 이봐요, 나 블로깅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고 싶어요.
을: 무슨 일이죠? 짜증나는 일이 생겼다니 안타깝네요. 제가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갑: 이 인터뷰, 기억나시죠?
을: 네, 기억나죠. 그때 누군가 블로그 닫은 것과 책을 엮어 비아냥거려서 기분이 나빴는데 직접 응대할까 하다가 그럴 가치도 없어서 그냥 에둘러서 글을 쓰셨다고 했잖아요.
갑: 네, 그랬죠… 그리고 나서 그 블로그를 다시 찾아가 보지 않았거든요. 봐바야 기분만 나쁠테니까요.
을: 그런데요?
갑: 그런데, 그 분이 오늘 떡허니 블로그에다가 친한 척 답글을 다셨더라구요.
을: 아 정말요? 대체 개념이 없는 건지 눈치가 없는 건지…
갑: 그러게요… 그걸 보니 지난 번에 참았던 분노가 폭발해서 오늘 하루 종일 씩씩거리면서 다녔다니까요. 여기에 어떻게 대체하면 될까요?
을: 글쎄요… 가장 하고 싶은게 뭐죠?
갑: 그건… 블로그에 <###님 보세요>라는 식으로 대놓고 까는 글을 올리는 거죠. 그 글을 트랙백해서요.
을: 그러면 속이 시원해질지도 모르겠지만… 굳이 그래야 될 의미가 있는 걸까요?
갑: 그건…
을: 뭐 그러면 하루 이틀은 속 시원하게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다른 사람들이 보고 싶지 않은 또 다른 인신공격성 글을 블로그 대문에다가 떡허니 걸어놓아야 될 필요는 없죠. 그 사람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는 일종의 공해가 될 수 있잖아요. 그건 좀 생각을 해 봐야죠…
갑: (시무룩)그럼 어떻게 할까요…?
을: 그런 마음은 이해를 하지만, 웬만하면 참고 가기 싫은 블로그지만 가서 그냥 기분이 나빴음을 알리는 덧글을 쓰세요. 솔직히 사과 받기를 원하는 건 아니잖아요?
갑: 네, 그렇죠… 그러나 그렇게 점잖게 대해서 알아들을까요?
을: 솔직히 그럴 거면 이런 식으로 나오지도 않았을테지만, 그렇다고 같은 방법으로 응대할 필요는 굳이 없지 않을까요?
갑: 네… 차라리 술이라도 한 잔 마시고 말았으면 좋겠는데 뭐 99% 금주라서 그것도 안 되고 정말 김새는군요.
을: 내일 날씨가 좋으면 가서 달리기나 하세요. 혹시 압니까, 그러다가 하루키 선생처럼 될 수 있는 영감이라도 하늘에서 뚝 떨어질지?
갑: 그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럼 이번만은 을 님의 금쪽과도 같은 조언을 받아들여 그냥 참도록 하겠습니다.
을: 네 그러세요. 복수는 덧없는 것이라고, 잘 알고 있잖아요. 인생 짧습니다.
갑: 그러니까 이런 때에는 좀 지르고 싶기도… 어차피 인생도 짧은데…
을:…!
갑: 네…
# by bluexmas | 2010/04/23 22:57 | — | 트랙백 | 덧글(28)
비공개 덧글입니다.
이렇게 반응하면 낚이는 거라든가…
섬세하신 분이세요.
한의원에 갔더니 난데없이 생뚱맞게 매사 결정을 내리는 데에 고민을 좀 줄이라면서,
그러면 어찌 해야 하냐니까 마음의 소리를 들으라더군요.
마음의 소리를 들읍시다.
저도 한의원에 갔다왔어요. 아무래도 체질을 좀 바꿔야 할 것 같은데 그럴 수 있을까 해서요.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도 그대로 따라할 수 없을 때가 많지요.
비공개 덧글입니다.
콕 찍어서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사람도 많고. 그리고 알면서도 모른척 철판까는 경우가 더 많기는 한데 그것까지 열받아하면 위장아파요, 아니 인생은 짧으니까 더 평화롭게ㅠ_ㅠ;;;
하여간, 당사자는 모를 수도 있도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봤어요. 아니면….정말 눈치코치 없는 사람이거나. 아니 실은 그러면 다행이게요. 이도 저도 아니고, 단지 남의 배려,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다라는 개념이라는게 정말 없다거나. 여기까지는 그나마 정상인일 때의 경우이고.
세상 정말 험하지 않습니까. 이상한 사람도 많구요.
그런데 또 한꺼풀 벗기고 보면…그 이상한 사람도 또 보통 사람이더라구요. 어쩔때는 세상이 온통, 이상한 사람으로 가득찬 듯이 보일 때도 있고. 아니면 그 이상한 면만 빼고나면, 지극히 정상인 듯한 사람도 많고. 그래서 그냥 성격 장애 정도로 여기고 오히려 불쌍해 해야 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
음. 뜬금없이 푸념이었네요. (사는게 힘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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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덧글입니다.
어제 병원 갔다왔어요. 수원은 고향이라 모든 게 다 낯익죠. 여러가지가 필요하구나 생각하고 왔어요. 바쁜 일 끝나고 나면 병원에 다니게 될 것 같아요. 지금은 일단 급한 불을 좀 꺼야 될 것 같구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라도 병원에서 뵙게 되면 수원 맛집에서 밥이라도 한 끼 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