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앞]Be Sweet On, 두 번째 공간
지난 주에 비 스위트 온의 두 번째 공간에 가봤다. 음식보다는 사실 공간을 더 보고 싶었다. 진작에 가보지 못한 것이 나의 불찰이라고나 할까.
손님이 많아서 사진은 찍지 않았는데, 딱히 내 취향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깔끔하게 디자인 된 공간은 마음에 들었다. 단, 창가쪽 공간 전부를 막아서 금연석으로 만든 건 그쪽 공간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생각해 보았을 때 조금 아쉬웠다. 창 밖으로 썩 볼만한 풍경이 펼쳐지는 것은 사실 아니지만, 그래도 창가에 앉는 재미가 있는데 결국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만이 그 공간을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의 추세를 생각해 본다면 전석 금연이어도 상관없지 않았을까 생각하지만, 새 공간을 마련하는 준비과정에서 그런 요구를 하는 사람들도 많았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아울러 들었다.
티라미스는 예전에 먹어본 것이라 호기심은 별로 없었는데, 오히려 그때 먹었던 것보다 조금 더 낫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는 아포카토와 짝지어 내지 않아서 그런지 티라미스 하나만으로는 비 스위트 온이 추구하는, 앙트레 같은 단품 디저트의 느낌이 조금은 약해지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나는 아직도 어떻게든 티라미스에 짝을 지을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한 느낌이 타르트 타탕을 뺀 나머지 디저트에도 비슷하게 적용된다. 바로 그 타르트 타탕을 빼놓고는 크레이프 수제트, 그리고 딸기 타르트와 오페라가 선택 가능한 메뉴였는데 두 가지 모두 맛을 논하기 이전에 타르트 타탕이 지니고 있는 단품 디저트로의 완결성이나 시각적인 느낌과 같은 것들이 그만큼에 미치지 못한다는 느낌이었다.
어쨌든, 딸기타르트와 오페라를 골랐는데 티라미스에서도 느꼈듯 비 스위트 온의 디저트들은 전반적으로 교과서적인 느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일종의 제철 디저트라고 생각하는 딸기 타르트는 크러스트 부분이 너무 딱딱했고, 마카롱은 크레이프 수제트에도 곁들이로 나온다고 알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디저트를 풍성하게 만들어주기는 하겠지만 그 맛이 어울리는지는 잘 모르겠다.
사실 카페라는 것이 2층에 있으면 1층에 있는 것과 상황이 다를텐데 손님이 거의 꽉 찬 것으로 미뤄 볼때(금요일 저녁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비 스위트 온은 홍대 앞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한다. 그건 곧, 지금 가지고 있는 메뉴만으로도 얼마든지 사람들을 끌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할텐데, 과연 그 다음에는 어떤 것들을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아포가토가 빠짐으로써 티라미스는 그 구성이 조금 약한 디저트가 되었고, 나머지도 타르트 타탕을 따라가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Don’t fix it ain’t broken’이라고, 그러니까 별 문제 없으면 딱히 손을 댈 필요가 없지 않느냐는 말도 있지만 나는 비 스위트 온에서 조금 더 다양한 느낌의 디저트를 맛보고 싶은 기대를 가지고 있다. 그만큼 디저트의 세계가 무궁무진하기도 하고(여름이 다가오는데, 시원한 느낌의 젤리 같은 것도 충분히 가능성 있지 않을까?).
공간과 더불어 새로 만든, 가게의 이름이 찍힌 가죽 메뉴도 굉장히 마음에 들었는데 아직도 그 손글씨가 자리잡고 있는 걸 보니 기분이 묘했다. 카페에서 그 손글씨를 무척 좋아하는 듯^^;; 아니면 그게 비 스위트 온의 상징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 by bluexmas | 2010/04/23 09:00 | Taste | 트랙백 | 덧글(14)
아, <에스콰이어>에 기사 실린 거 봤어요! 미술관 사진들이 다 bluexmas님이 찍으신 거라서 반갑더라고요^^ 내용도 블로그에서 여행기에 쓰셨던 반가운 내용들 – 히히. 작은 사진들도 많고…북촌 장신구 박물관도 가보고 싶더라고요. 유리 속 반지들…
근데 기획기사요, (Eat Like a Man) 되게 많던데요!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이하늬의 섹시화보에 정신이 팔려서-_-무심코 넘기다가 눈부신 첫 사진(스팅코)보고 입에 침을 흘리다가-_- 등등으로 bluexmas 님이 하신 기사인지 모를 뻔했어요. 키키. ‘미친 버거’ 의 박력! 캔참치며, 두툼한 패티들이며, 요리들만 봐서는 여자쉐프분이 진행하셨을 거라고는 상상 못하게 ‘남자’컨셉이 확실하더라고요^^
소개된 레서피 4개 다 해보고 싶고ㅠ (친구가 캐나다에서 소간 요리를 딱 저렇게 해먹었다며 그리워하더라고요, 캐나다 특유의 그레이비!가 다르지만 흣) ‘오월의 종’ 인터뷰도 강렬했고요, 메인기사 양옆으로 맛집 소개도 솔찬하고. 물론 사실은 어쩌면 아마도 정력제 부분이 비교적 많은 분들에게 유익함, 감동, 빅재미 등을 주었을…쿨럭. 하여튼 잘 읽었어요! (간만에 군침도는 기사를 잔뜩 봤더니 덧글이 하이퍼 모드-_-;) 저기 나온 요리들이라도 해서 기운내세요, 부디 바스라지지 마시고 흐윽
이번 달 기사는 정말 양이 많답니다 흐흐흐… 거 정력에 관한 기사는 좀..;;;
(나중에 자세한 이야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ㅠㅠㅠ)
타르트 타탕을 먹을까 하다가 마침 같이 간 친구가 사과 알러지;가 있어서
딸기 타르트를 먹었었는데
bluexmas님이 겪으;신 것처럼 밑에 파이지?가 너무 딱딱했고
한술더떠 기름에 쩐 맛이 나서 좀 실망했던 적이 있어요.
커피는 적당히 씁쓸한데다가 고소하니 맛있었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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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실험하는 거 정말 좋아해요. 이상한 것들일 수록 재미있더라구요.
새 공간은 지나치기만 하고 들어가보진 못했네요. 주말엔 대기가 있겠죠? 구지 줄 서고 그런 건 싫은데;
비공개 덧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