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떨어지는 잡담

1. 자정 넘어 집에 터덜터덜 걸어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10월 #선 일보 춘천 마라톤에 등록한 것이었다. 하루키 선생은 달리기도 잘 하시고 글도 잘 쓰시는데, 나는 글은 못 쓸 것 같으니 달리기라도 해야되겠다. 5월 2일 일요일에 하프 한 번 더 뛴다. 아마 6월 5일에도 뛸거다. 그냥 뛰다 죽자.

2. 오후에 일이 있어서 서울에 갔어야만 했는데 그래도 달리기는 해야 될 것 같아서 정오쯤 뛰었다. 6km를 뛰었는데 더 못 뛸 것 같아서 들어왔다. 하루 종일 좀 힘들었다.

3. 저녁에 이태원에서 일이 끝나고 택시를 탔는데, 안전벨트도 안 매고 참 시원하게 운전하시더라. 6,400원이 나왔는데 3천원주면 되죠? 라면서 정말 3천원만 주시는 센스에 눈물이 났다. 게다가 마지막에는 앞자리로 튕겨나갈 정도로 급정거까지.

4. 책상을 치우고 싶다. 그러나 아마 안될거다.

5. 일이 잘 되는 상황이라 밖에 정말 한 발짝도 안 나가고 일만 하고 싶다. 그러나 또 그게 잘 안된다.

6. 친구 둘 가운데 한 녀석과 거의 1년만에 연락이 되었다. 연락하고 살기도 힘들다, 각자 먹고 살기 바쁘니까.

7. 술 마시고 싶은데 참는다.

8. 마카롱을 (배워서) 만들었다. 이런 건 독학해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9. 오늘 머리를 좀 다듬었어야 했는데 그쪽 동네에 갈 다른 약속이 없어져서 가지 않았다. 현재는 완전히 사자머리.

10. 지난 주에 금연인 화장실에 담배를 꼬나물고 정말 당당하게 들어서시는 남자분들을 꽤 많이 보았다. 그 나이쯤 되면 체면이라는 걸 더 중요하게 생각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은가보다.

11. 간단한 정기검진을 했는데, 작년보다 건강하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뻔하게 예상된 결과였다. 건강하게 살기 힘들다.

12. 한의원에 가보고 싶은데 아는 데가 없다. 추천이라도 좀 받을데 없나…

13. 많이 먹으면 살찌고, 또 안 먹으면 빈혈이라고 하고 뭐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거냐 이몸을 가지고는.

14. 벚꽃 사이로 푸른 잎이 나온 걸 보니 기분이 좀 그랬다.

 by bluexmas | 2010/04/21 02:05 | Life | 트랙백 | 덧글(30)

 Commented by 천재소녀 at 2010/04/21 02:29 

13번 정말 격하게-_-; 공감되네요.

아직 꽃놀이도 못했는데 벌써 푸른잎이!! 안돼에엣;ㅅ; 이번 봄은 특히나 빨리 가는 것 같아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4/24 09:42

그러니까요. 대체 어떻게 살라는 걸까요-_-;;; 벚꽃 금방 지는 거 보면 정말 사는 거 무상하다고 생각될 때가 있죠… 이렇게 춥다가 갑자기 더워지겠죠 뭐.

 Commented by squamata at 2010/04/21 05:56 

비가 와서. 우수수 떨어졌네요. 오늘 내일도 그러하겠죠

병원엘 갔더니 주 3회 땀이 날 정도로 운동을 하면 빈혈도 없어진다더라구요. 없어진다기보단 빈혈이 주는 충격을 버틸 수 있는 몸이 된다나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4/24 09:42

아, 그것도 말이 되네요. 몸한테 닥치고 버티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셈일까요?-_-;;;

 Commented by 혜정 at 2010/04/21 08:03 

6km 걷는건 하겠는데 뛰는건 못하겠어요. 학교다닐때도 오래달리기는 정말 끔찍했는데..

저도 술마시고 싶은데 참아요. 이유는 뭐 별거 아니지만-_-;;;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4/24 09:46

그냥 뛰다 보면 조금씩 더 뛰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늘리면 좀 더 멀리 뛸 수 있고 뭐 그렇더라구요. 금주하는 것도 은근히 쉽지 않던데요?

 Commented by mew at 2010/04/21 09:07 

14번 공감…

좀 그래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4/24 09:46

좀 그렇죠… 정말 좀 그래요.

 Commented by 루아 at 2010/04/21 10:45 

마카롱 만드는 법을 배운 사람들은 마카롱은 사먹어야 하는 거라는걸 배운다던데… 정말인가요? ^^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4/24 09:46

아, 안 그렇던데요. 만들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었어요.

 Commented at 2010/04/21 11:1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4/24 09:49

아, 관절이 아프거나 한 건 아니구요. 그냥 이런 체질로 살아도 되나 궁금하더라구요. 관절은 멀쩡합니다^^

 Commented by  at 2010/04/21 11:57 

열심히 뛰시는군요!

13번에 격렬히 공감하며 …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4/24 09:49

그렇죠, 정말 대체 어떻게 살라고 그런는지 모르겠어요 ㅠㅠㅠ

 Commented by 유우롱 at 2010/04/21 13:20 

마카롱을!!! 우왕 이제 빵집 차리셔도 될 거 같은데요ㅠㅠㅠ

13번.. 후.. 전 에너지 남아돈다는데 피곤하고 힘없고 많이 먹으면 찌는데 안먹으면 쓰러진답니다;; 쉬고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가면 휴식을 취하라고 하니 이 어쩌란 말이뇨…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4/24 09:50

아이고 그런 마카롱 팔면 바로 파워블로거들한테 초토화될걸요-_-;;;

 Commented by 풍금소리 at 2010/04/21 15:07 

수유시장 안에 있는 **현 한의원이라는 곳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수유리는…너무 먼가요?ㅋ

대부분 쓰신 글 중에 저랑 일치되는 점은 많습니다.캬캬캬

마라톤 하는 부분은 당근 빼고.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4/24 09:50

수유리는 아무래도 좀 먼데요-_-;;; 말씀해주신 건 감사드려요.

 Commented by 홈요리튜나 at 2010/04/21 15:43 

독학해서 만들었다가 점점 마카롱에 대한 평가가 저하되고…올해는 잎이 없는 벚꽃을 보지 못했어요ㅠ.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4/24 09:50

춘천에는 벚꽃이 피지 않았나봐요. 추워서 그런가요…

 Commented by 백면서생 at 2010/04/21 16:50 

그래도 자주 뛰시니 다행입니다. 저는 게으름이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4/24 09:51

저는 뛰는 거 빼놓고는 게으릅니다. 게으름이 하늘을 찌른지가 오래되었지요^^

 Commented by 뽕네푸 at 2010/04/21 18:36 

안녕하세요..잘 지내시죠? 여전히 글은 너무 잼있습니다.

저도 먹고살기 바빠 여기도 오랜만에 들어오는 군요.. 열심히 들락거리다가 저번에 블로그 잠깐 닫으신거 보고 또 잊어 버리고 있다가 들어왔습니다.

전 10번 케공감.!!! ㅋ

개인적인 사정도 좀 있고 해서 조만간 한번 뵙고 싶어서 들어왔습니다.

괜찮으시면 같이 술이라도 한잔 하고 싶은데…운동하신다니 …

같이 밥이라도.. 안되면 같이 차라도 한잔..

조만간 연락 드리겠습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4/24 09:51

네, 뭐 술도 사주신다면 먹겠습니다 흐흐흐.

 Commented by 펠로우 at 2010/04/21 23:47 

서울 택시의 100원대 잔돈까지 챙기는 건 좀 무리겠죠[…] 잘 버티셨어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4/24 09:51

어제는 더 황당한 경우가 있었는데… 말을 하지 않는 편이 낫겠습니다 크크.

 Commented at 2010/04/22 10:1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4/24 09:52

와, 술은 너무 많이 드시는 거 아닌가 좀 걱정되네요.

저 오산 살아서 수원은 가까운데요? 추천해주시는 것도.,.. 사실은 수원에 먼 친척이 하는 한의원도 있는데 가기 싫더라구요.

 Commented by SF_GIRL at 2010/04/23 09:21 

작은 한의원 알음알음으로 가시는 것도 좋지만 큰 한방병원에도 가는 것도 방법이지 싶어요. 서울집 근처에 동신한방병원이었던가 대형(양방)병원 규모의 큰 한방병원이 있는데 거기 말고도 꽤 있지 않나 싶어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4/24 09:52

아, 그런 곳도 괜찮을 것 같기는 하네요. 다음달 까지는 꼭 한 번 가봐야 되겠어요. 크든 작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