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사이 삽질 여행기(2)-안도와 케이크는 손에 손을 맞잡고

요즘 나는 탄수화물을 누워서 우적우적 씹어먹다가 그대로 잠들어버릴때 가장 행복하다. 인간으로서 너무 품위없고 단순한 행복추구가 아닐까 내적으로 갈등이 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행복한 걸 어쩌랴. 그래서 첫날밤에 그렇게 많은 삽질을 했지만 마지막 순간에는 행복했다. 95그램 한 봉지에 450칼로리가 넘는 고구마깡을 침대에 누워 우적우적 씹어 먹다가 그대로 잠들어 버렸으니까. 정말 그때까지는 몰랐다, 이날의 삽질은 그냥 전주곡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튿날, 아침식사가 끝나기 30분전인 아홉 시쯤인가에 일어나 지하로 내려가보니 썩 잘 차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두부와 같은 식물성 단백질과 야채 등이 먹을만하게 차려져 있었다. 어젯밤에 너무 말도 안되는 것들만 먹다가 뻗은지라 일단 가볍게, 일본식으로 두부나 해초류, 계란 같은 것만으로 배를 채우고 어제 못한 오늘의 여정 탐색을 일단 시작했다. 오늘 가야되는 곳은 고베에서 조금 더 서쪽으로 자리잡은 아와지 섬으로, 거기에 안도가 디자인한 ‘물의 절’과 단지 전체가 역시 그의 디자인인 ‘유메부타이(한자 일단 생략, 귀찮다)’가 있다고 들었다.

문제는 대체 거기를 어떻게 가야할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인터넷을 계속해서 뒤져서 갔다는 사람들이 각자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들여다 보았지만, 그 글을 읽고도 대체 정확하게 어느 역까지 가서 어떤 버스를 타고 어디쯤에서 내려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그래서 다시 영어로 된 정보를 뒤져보니, JR을 타고 고베 산노미야를 지나 ‘마이코’ 역에서 내리면 거기에 고속버스 정류장이 있는데, 2번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면 된다는 것이었다(같은 정보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블로그에도 나와 있는데 난 왜 그걸 제대로 알아먹지 못했던 걸까-_-;;; 나 한국사람 맞는데). 그 과정에서 일단 나의 여정 가운데 유일하게 예약 및 개방이 가능하다는, 또 다른 안도의 디자인 ‘빛의 교회’를 보기 위한 예약 확인 메일을 받고, 어쨌거나 가보자는 생각에 JR을 타러 다시 우메다 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늘의 계획은 그렇게 아와지 섬에 성공적으로 다녀오면 일단 오는 길에 고베에 들러 소든지 빵이든지 케이크든지 먹고 오겠다는 것이었는데, 지하철 노선도를 자세히 보니 스루토 패스가 있다면 일단 한큐특급을 타고 아무개님의 표현처럼 ‘한큐’에 여러 회사의 노선이 겹치는 산노미야까지 가서, 거기에서 다시 표를 끊어 JR을 타고 마이코 역까지 가서 버스를 타면 되겠다는 계산이 들어섰다. 그래서 일단 한큐특급을 타고 고베행, 이래서 한 500엔은 아꼈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했다. 어쨌든 산노미야에서 다시 JR로 갈아타고 다시 마이코까지, 이때까지만 해도 모든 것이 순조롭고 시간도 열 두시 정도여서, 만약 아와지 섬에서 시간을 알뜰하게 쓰고 다시 돌아온다면 같은 방향으로 더 서쪽으로 향해 히메지 성을 찍고 밤에 고베로 돌아올 수 있겠다는 계산을 잠시 세워보았다, 엄청나게 더 큰 삽질의 가능성은 깨닫지도 못한채.

마이코 역에 도착해보니 버스 정류장이 다리 위에 있었고, 2번 정류장까지는 순조롭게 찾을 수 있었다. 자세히 보니 2번 정류장에도 여러 종류의 버스가 서고 각각 다른 색으로 구별이 되어 있었는데, 막상 눈 앞에 바로 서 있는 버스에는 아무런 색깔이 칠해져 있지 않았다. 버스를 보니 마음이 급해진 나는, 앞에서 타려는 여학생 둘에게 “아와지시마?”라고, 심지어 ‘이끼마스까’ 조차도 모른 채로 덮어놓고 물어보았는데 얘들이 그렇다는 것 아닌가… 여기에서 안심하지 말고 기사에게 한 번 더 물어보았어야 되는데 두려운 나머지 나는 일단 자리에 몸을 박고 버스가 나를 바로 다리 건너 아와지 섬으로 데려다 주기만을 기다렸다. 오, 오늘 잘하면 정말 히메지 성 찍겠어…

그러나 이게 웬일, 버스는 다리를 건너고 바로 눈 앞의 아와지 섬 출구로 들어가지 않은채 어디론가 계속 가기만 한다. 처음에는 내가 잘못 알고 있고, 아와지섬이 생각보다 멀리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으나 곧 눈 앞에 물이 없는 산간내륙지방의 풍경이 펼쳐지자 나는 곧 패닉 상태에 빠져들었다. 아 지금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거냐… 이름이 고속버스인 버스는 또한 이름이 고속도로인 도로를 달렸지만 실제 속도는 잘해야 시속 60? 그렇게 버스는 계속해서 흘러가고 있었고 나는 온갖 최악의 시나리오를 머릿속에서 떠올리고 있었다. 이를테면, 1. 한 세 시간 버스를 타고 어딘지도 모를 곳으로 흘러가는데 되돌아오는 버스가 없다 2. 차비가 편도 5천엔 정도 나와 돈이 다 떨어진다 3. 울며 떨며 노숙한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이렇게 방황하기에 여기는 너무나 문명국가고 나는 너무나 나이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체 나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어이없게도 잠이 밀려왔다. 어제 너무 걷기는 했지 정말.

신이 도우셨는지, 버스는 한 시간 정도를 가자 어딘가의 출구로 빠져나왔고, 버스 정면의 화면에 뜬 차비는 2천엔이 조금 못 되었다. 이걸 다 내고, 또 돌아오는 차비도 똑같다고 계산하면… 모든 것이 순조로우면 일단 마이코 역으로 잘 돌아갈 수는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살짝 놓였다. 맨 앞에 서서 돈을 내고 내리려는데 대체 이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라 한참을 또 버벅거리다가 간신히 정류장에 내렸더니, 바로 뒤에 또 한대의 버스가 다가온다. 어째 버스 전광판에 들어온 글자가 ‘마이코’인 것 같아 일단 영어로 바로 옆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님 웬 영어?라는 듯 어깨를 으쓱한다. 그제서야 멍청한 나는 안내책자를 펴놓고 어디까지 가냐는 말을 일본어로 어떻게 물어보는지 공부한다. 아, “이키마쓰까?”구나. 조사고 뭐고 필요없다. 마이코 이키마스카? 그제서야 같은 남자의 어깨 대신 입에서 대답이 나온다. 이끼마쓰! 오라, 안도의 절이고 뭐고 거기까지는 몰라도 일단 마이코역 까지는 돌아갈 수 있겠구나… 어째 기분이 어딘가 먼 오지를 한 한 달 정도 헤매다가 돌아가는 듯 했다. 일단 몸을 싣고 곧 잠에 빠져들었는데, 창밖은 흐리고 비가 흩뿌리기 시작했다. 우산을 트렁크에 넣어오기는 했지만, 들고 나오지는 않았다.

한 시간이 흘러 마이코 역에 되돌아왔고, 다시 건너편의 2번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이번에는 여자 승무원이 있었고, 다시 한 번 비장의 이키마스까 카드를 꺼내들어 “유메부타이 이키마스까?”로 확인하고 버스에 오른다. 그러나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는 건, 물의 절과 유메부타이는 떨어져 있고, 제1 행선지는 물의 절이었기 때문이었다. 그게 어디든 일단 물의 절을 보고, 시간이 남는 만큼 유메부타이를 보는 계획이 새롭게 머릿속에 자리잡았다. 그때 벌써 날려먹은 시간을 생각해볼때 히메지 성을 찍기는 불가능해졌다.

다시 한 번 다리를 건너, 두 정거장인가를 가자 곧 버스가 유메부타이에 딸린 호텔 입구에 섰다. 여기에서 물의 절이 떨어져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기 때문에, 나는 내리지 않고 더 가보기로 했다. 그 다음 정거장인가가 ‘오이소코(오이소항?)’ 이었고, 거기에서 내릴까 말까 망설이다가 지나치니 곧 물의 절 안내 표지판이 보였고, 그 다음이 종착역인 무슨 버스 터미널이었다. 아까 오이소코에서 내렸다면 금방일텐데 종점에서는 약 1킬로미터의 거리, 일단 종종걸음으로 걸었다. 비가 계속해서 흩뿌리고 있었고 점심시간은 훨씬 지났으나 밥을 먹어야 되겠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곧 아까 지나쳤던 물의 절 표지판에 다다랐는데, 거기에서 언덕길을 올라 약 1분 거리라고? 거짓말이었다. 생각보다 가파른 언덕길이었는데 적어도 5분은 더 걸리는 듯 싶었다. 일단 거기까지 다다르고도 물의 절은 바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그것은 안도 이 양반이 다른 사람들이라면 건물이 눈 앞에 보이는 언덕을 굽어보도록 만들어 놓았을지 모르나, 그 반대로 벽을 두 개나 쳐서 등을 돌린 채 뒷편의 산과 고속도로-내가 한도 끝도 없이 가던-를 올려다 보도록 건물을 앉혔기 땜문이다. 의외로 많은 건물들이 사진으로만 보다가 실제로 보게 되면 멍한 느낌을 주는데, 물의 절 역시 조금 그런 느낌이 들었다. 아마 그건 일단 내가 너무 힘들게 그곳에 갔기 때문일 것이다. 피곤함이 감동이든 뭐든 어떤 종류의 극적인 감정을 느끼지 못하도록 육체를 억누른다고나 할까? 학생 시절, 친구들의 입에 ‘물 아래로 걸어 내려가는 느낌이래’라는 말을 돌게 했던 바로 그 절인데 너무나 웃기는 건 물이 별 느낌을 불러 일으키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는 사실이다. 빗발이 제법 굵어서 바로 그 절의 지붕에 해당하는 연못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차라리 이 절 답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다.

지하로 나 있는 계단을 걸어 내려가자, 어느 높이의 계단에서 밖으로 퍼져나가던 내 발걸음 소리가 안으로 울려퍼지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바로 그게 더 이 절 다웠다.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 나는 그 소리의 변화가 이 절과 바깥 세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감각의 징표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건 솔직히 물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 같았다. 지하로 완전히 내려가니 관리인이 없는지 입장료를 넣는 통만 있었고 사무실 문은 잠겨있었다. 내부는 각각 타원의 반쪽으로 나뉘어 왼쪽에는 법당(맞나?), 오른쪽으로는 다른 공간이 있었는데 들어갈 수는 없었다. 건물의 성격 탓인지 내부는 빨간 색이었는데, 내가 가보았던 안도의 건물에서는 쉽게 느낄 수 없는 색의 대조, 또한 재료의 대조-나무로 되어 있었다-때문인지 느낌이 묘했고, 절의 냄새도 적당한 세기로 풍겨왔다.

건물의 형태 때문에 어떻게든 잘 찍기는 어려웠지만 사진을 찍는 사이에 할머니 관리인이 왔고, 나는 잔돈이 없었기 때문에 상자에 내지 못했던 입장료(400엔)을 내고 조금 더 내부를 돌다가 자리를 떴다. 비도 그렇고, 다시 섬 밖으로 나가는 버스가 얼마나 자주 오는지 몰랐기 때문에 일단 유메부타이를 보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서둘렀다. 버스 두세 정류장이었으니 적어도 2킬로미터 쯤? 비가 곧 그쳤지만 배가 고팠고, 편의점도 보이지 않아 편의점을 닮은 수퍼마켓에서 혀를 깔깔하게 만드는 삼각김밥을 하나 사 먹고, 곧 바로 나타난 패밀리마트에서 영업비밀이라는 염장기술로 소금없이도 짠맛을 가득 담은 75엔짜리 계란을 하나 사서 편의점 앞에서 서서 먹고는 다시 뛰다시피 걸어 유메부타이로 향했다. 이제부터는 아는 여정, 조금 마음을 놓아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도착한 유메부타이는 안도에 환장한 사람이라면 단지의 입구에 이르자마자 뿜어내는 아우라로 바로 쓰러져 저 세상으로 갈 법한, 안도의 건물로만 가득찬 거대 단지였다. 자세한 감상은 따로 글을 통해 쓰고 싶으니 적당히만 늘어놓자면, 이건 뭐랄까 안도가 신이 되어 손으로 부지의 흙을 퍼 주물러서는 누군가의 이야기에 의하면 손으로 사람을 빚듯 그 주변의 모든 것을 하나하나 빚어 마치 시간을 정지시킬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흔적들로만 가득 채운 공간이라는 느낌이었다. 그냥 대부분의 시간이 싹 지워지고, 거기에 안도의 지시와 통제에 따라 일정한 부분에만 움직임이 허락되도록 꾸며졌다고나 할까? 나는 그저 이 거대 단지의 풍광에 압도되어 내가 무슨 감정을 느껴야 되는지조차 판단을 내리지 못한채 높고 낮은 곳과 넓고 좁은 곳을 미친 듯이 뛰어다니며 사진을 찍어댔다, 나의 기억은 사진이 대신해줄테니 너는 그저 일단 넋놓고 있으라는 듯. 감동이 밀려오고 또 밀려오면 어느 순간 느낌이 없어지거나, 아니면 고통이 밀려오고 또 밀려오다가 어느 순간 느낌이 없어지는 것처럼, 그 단지의 한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서서 바다를 굽어보는 나의 기분은 그 모든 감정이 쓰나미처럼 밀려오고 또 밀려오다가 어느 순간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되어버린, 그런 공허함이었다. 그저 백 수십만원을 주고 사가지고 간 광각렌즈가 주인보다 돈값하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다음 버스까지는 시간이 좀 있는 것 같았지만 몸도 마음도 안도를 찾아가는 과정이며 안도 자체에 완전히 압도되어 나는 단지의 오른쪽 끝, 온실까지 가기를 포기하고 호텔에 앉아 거의 한 시간 뒤에 올 버스를 기다렸다. 호텔에서는 또 베이커리와 그 뒤에 난 부페 식당의 재개업 행사로 나름 북적북적했다. 매점을 둘러보니 아와지섬 맥주가 한 병에 500엔이 넘는 가격에 팔리고 있었는데, 먹고 또 언제 화장실에 가고 싶어질지 몰라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다. 곧 빗발이 굵어졌고, 다섯시 사십 몇 분 버스를 타고 나는 다시 집에 돌아오는 기분으로 마이코 역에 도착했다. 역으로 가는 길의 수퍼마켓에서 뭔가 알 수 없는 스낵바를 사서 먹으면서 다시 JR을 타고 이번에는 모토마치 역에서 내렸다.

시간은 거의 일곱 시를 향해 가고 있었고, 모토마치의 가게들이 일찍 닫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일단 되는대로 몸을 날려 들어가 주변을 두리번거렸더니 가장 먼저 눈에 뜨인 케이크 가게 ‘그레코리 콜레’에 들어가 어디에선가 들어본 ‘압솔뤼’를 시켜 먹었다. 점심은 삼각김밥과 삶은 계란 하나였으니 배가 고팠지만 일단 그것만 먹고 나섰는데, 무엇이든 하나라도 더 먹어보았어야 된다는 아쉬움이 나중에 좀 들었다. 문을 하나둘씩 닫는 모토마치를 처음부터 끝까지 누비며 간장을 발라 구운 쌀과자와, 천연효모만으로 만든다는 길거리 빵집에서 모닝롤을 세 개 사니 곧 다이마루 백화점이 나왔고, 분명히 그 근처 어딘가에 계란이 작살나는 오무라이스를 하는 집 ‘L’Ami’가 있다는 직감에 나는 다이마루 건너편 뒷골목을 뒤졌고, 채 3분이 지나지 않아 L’Ami를 찾았는데 이 날은 월요일이었고, 음식점의 정기휴일이었다…(…)… 오오 아와지 섬의 삽질 아우라를 고베까지 끌고 온 나는 대체 뭐하는 인간인 것일까…

먹으면 다른 곳에서 저녁을 먹을 수도 있겠지만, 그걸 찾기도 귀찮다는 생각에 나는 다이마루 백화점 지하로 다시 돌아가 모토마치 케이크의 그 딸기 케이크를 비롯, 매장 예닐곱군데에서 괜찮아 보이는 케이크를 종류별로 하나씩 사고, 반액에 파는 허접한 참치마키와 양배추 반통(야채를 먹어야 되겠다니까!)을 사들고 다시 한큐 특급을 타고 한큐에 오사카로 되돌아 왔다.  오는 길에는 우메다 역 지하의 수퍼마켓에 들러 시메이와 샌프란시스코 에일, 도쿄 스타우트라는 흑맥주와 니신의 해물라면을 사서는 그 모든 것을 쉬지 않고 계속해서 꾸역꾸역 뱃속에 집어 넣고는 잠이 들었다. 오오, 나의 삽질은 이렇게 끝이 없구나 라고 생각하니 대체 내일은 어떤 삽질이 나를 기다릴까 싶어 잠이 잘 오지 않았다. 안도의 건물에서 느꼈던 그 이상한 감정과 케이크의 포만감이 손에 손을 잡고 나의 오감에 주먹을 날렸다. 아프다니까.

*먹은 음식에 관한 글은 여행기를 다 올리고 난 뒤 종류별로 묶어서 차례대로 자세하게 올릴 예정입니다.

 by bluexmas | 2010/03/11 01:06 | Travel | 트랙백 | 덧글(29)

 Commented by 고선생 at 2010/03/11 01:18 

인간으로서의 품위 따위, 다른 인간 앞에서나 차리면 됩니다 ㅎㅎ 홀로는 본능의 이끌림에 충실함이 가장 행복한법이죠 ㅎ

전 건축은 잘 모르고 건축가도 일부의 초유명인들 외엔 모르지만.. 건축물들에 감탄은 잘 하는 편이죠. 담아오신 건축물들이 어우러낸 풍경이 너무 멋집니다..

한국 출신의 유명한 건축가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한국도 건물조경을 좀 테마적으로 해봤으면 좋겠어요. 한 건축가에게 공간을 일임하든가.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3/11 08:47

멋지긴요. 사진 공부하시는 분이 사진 보시니 참 부끄럽습니다. 단렌즈하고 UWA하나씩 밖에 없어서 아무래도 좀 일그러진 느낌이 아쉽습니다. 새로 나온 카메라다 보니 렌즈도 참 비싸네요;;;

조경은 조경 전문가가 따로 해야 됩니다. 저 안도의 건물은 누가 조경을 했는지 저도 짐작이 잘 안 가네요.

 Commented by 까날 at 2010/03/11 01:27 

물의 절과 유메부타이를 다녀오셨다니 아와지섬은 다 보고오셨군요 ^^, 아와지섬은 아카시 대교쪽에 맞 닿아있는 쪽에 식당이 모여 있는지라 물의 절도 유메부타이 부근도 요기할 만한 곳이 드물죠.(애초에 유메부타이는 간사이 공항을 만들려고 흙을 퍼낸 곳이니…)

그런데 역시 일본에서는 버스가 제일 무서운 교통수단인 것 같습니다. 정말 한 번 잘못타면 나락으로 떨어지더군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3/11 08:48

역시 까날님은 일본 전문가시라 무려 아와지 섬의 음식점도 아시는군요;;; 유메부타이의 호텔에 식당이 있습니다만 뭐 저는 시도할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일본말 모르는 저로써는 버스가 정말 무섭더군요. 끝도 없이 어딘가 가는데…T_T

 Commented by 잠자는코알라 at 2010/03/11 01:31 

앗!!! 엄청나게 고생하셨네요 ㅠ.ㅠ 목적지를 지나쳐 끝없이 달리는 버스 너무 무서워요 ㅠㅠㅠㅠ

그런데 저 유메부타이는 진짜 사진 몇 장만 봐도 대단해 보이네요. 저 계단식으로 된 네모난 잔디들은 뭘까요.. 뭔가 압도되는 느낌이에요.

여행기 너무 재밌어요.. ㅋㅋ 양배추 반통 사드신게 전 왜이렇게 웃기죠.. 으히히히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3/11 08:49

끝없이 달려서 어디를 가는지 모르겠다는 것이 더 문제죠;;;

계단식으로 된 네모난 잔디는 바로 네모난 잔디랍니다;;; 일종의 조경이죠. 압도되는 느낌이 정말 엄청나죠. 그래서 나중엔 무감각해지던데요.

오랜 여행에서의 노하운데 저렇게 야채를 꼭 먹어줘야 한답니다;;;

 Commented by Bonnie at 2010/03/11 02:08 

아, 첫번째 사진 멋있어요 *,* 탄수화물을 먹고 잠들어버릴 때->아, 늘어가는 뱃살을 보며 죄책감이 들기 때문에 공감가는 척하면 안될 것 같은데 공감이 갑니다…흐 ‘압솔뤼’에서 멍-하니 계속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3/11 08:49

아 저는 탄수화물을 너무 많이 먹어서 배가 무릎에 닿으려고 그래요. 큰일이죠…T_T

케이크들은 한데 모아서 글을 올리려고 하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Commented by delicious feelings at 2010/03/11 09:23 

저도 마카오에서 버스 잘 못타서, 엉뚱한곳에 내려서 엄청 해맸던 기억이 나네요..

정말 등줄기에 식음땀이 줄줄..흘렀었는데…ㅡㅡㅋㅋ완죤 고생하셨네요..

화장실때문에 맥주도 못드시고….안타까운 맘이 마구마구 느껴지네요…..

글두 저런 멋진 사진을 남겨오셔서 참 다행이에요…하늘이 어둑어둑해서 그런지..

더더욱 압도당하는듯한 기분이 드는데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3/13 00:50

으아 마카오에서도 그러셨군요. 더 무서웠을 것 같아요. 화장실보다는 피곤해서 먹고 뻗을까봐 그런 것도 있고 한 병에 500엔이 넘는 비싼 맥주라 그랬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한 병 마셔볼 걸 그랬어요.

 Commented by 펠로우 at 2010/03/11 10:21 

그래도 목적지에 잘 도착하셨네요^^; 처음 가보는 외국에선 아무래도 버스기사에게 확인차 물어보는게 안전하겠죠. 첫방문에서 그래도 이 정도면-제 지인 표현대로- 퀄리티 스타트는 한 겁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3/13 00:50

그렇죠. 사실 제 불찰입니다. 한 번 더 확인을 했었어야죠. 이 뒤로는 두려움에 떨면서 다니기는 했어도 삽질 자체는 하지 않았습니다.

 Commented by 꿀우유 at 2010/03/11 11:31 

먹고싶은걸 원껏 먹어도 영양구성 걱정 없고 살찔 걱정 없는 첨단과학세상은 언제 오는걸까요-

암만 삽질이라고 하셔도 고베 케이크만큼은 쉽지않은 상황에서도 꽤 챙겨드신 모양인걸요,

포스팅 고대하겠습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3/13 00:51

아 그런 세상은 안 올거에요 흐흐흑.

케이크는 열 조각 넘게 먹었어요. 곧 글 올라갑니다~^^

 Commented by JuNe at 2010/03/11 14:08 

늘 살던 동네에서도 버스 잘못 타서 헤매는 사람도 있는걸요( ..)

시간 좀 줄여보겠다고 하다가 잘못 내려서 어? 좀 걸어보지, 하고 걸어가다가 결국 포기하고 건너가서 다시 타서 아는 역까지 겨우 가서 헤매고, 늘 나오는 곳인데 버스 잘못타서 늦었다고 하면 다들 핑계라고 하겠지만 제 주변에서는 제발 타던 거나 제대로 타라고 합니다orz

전 이미 뱃살이 무릎을 덮으려 들어서 코르셋으로 조여도 삐죽 비어져 나오는걸요,

영업비밀이라는 염장기술의 염장은 당연히 소금에 절이는 기술이라고 생각했는데 소금이 없다는 것을 보면 그냥 약오른다는 느낌의 염장이 되는걸까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3/13 00:51

계란을 소금물에 담그는 건지 노른자 속까지 소금간이 짭짤하게 배어 있는데 참 신기해요.

시간만 많았어도 뭐 마음 놓고 헤매다 오는 건데 그럴 여건은 아니어서 너무 서둘러 다녔지요 뭐.

 Commented by Cheese_fry at 2010/03/11 14:10 

bluexmas님 덕분에, 새로운 것을 배웠습니다. 저는 저 절이 마음에 드는데요.. 유메부타이를 보니 우선 좀 기가 질렸고 ^^; 감자기 에반게리온이 생각났어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3/13 00:52

저 절은 누구나 사실 좋아하지요. 발상 자체가 신기하니까요. 저는 지쳐서 그랬는지 차근차근 즐기지 못했던 것 같아요. 유메부타이는 가서 보면 저 사진보다 더 질려요. 저게 광각이라 정말 많이 담은 건데 그 느낌이…

 Commented by 백면서생 at 2010/03/11 14:42 

아카시 대교를 지나치기만 하고 아와지 섬을 가보지는 못했습니다. 아와지 섬은 고대 한반도 이주민들이 북 큐슈에 일단 정착을 했다가 다시 혼슈로 들어오는 길목의 중요한 섬이어서 사실 유적지도 많은걸로 알고 있습니다.

안도 타다오의 건축도 굉장하고, bluexmas님의 사진도 굉장하군요. 유메부타이에서 밝은 날 낮의 느낌과 밤의 조명은 어떨까 상상해보았습니다. 버스가 2천엔을 찍을 뻔 했다니 대체 얼마나 달리신걸까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3/13 00:54

그렇군요. 저는 역사를 잘 모르니까요. 날씨가 좀 흐린 것이 오히려 유메부타이의 느낌과 잘 어울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호텔이 있는데 돈만 있다면 거기에서 머물며 유메부타이를 천천히 거닐어도 좋겠더라구요. 온실도 카페도 있고 해서 분위기는 참 좋습니다.

버스는 1750엔 정도 했는데 한 시간 정도 들어갔던 것 같습니다. 왕복 두 시간을 날렸죠…

 Commented by 당고 at 2010/03/11 18:46 

아우- 고구마깡 드시다가 침대 속에서 포근하게 잠드신 거, 상상만 해도 귀여워요-

저도 예전엔 그렇게 과자를 먹다가 행복하게 잠이 들곤 했지요; 이제는 이빨이 썩을까 봐 그렇게 못하겠어요. 어금니를 금으로 씌운 다음부터는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길치라 못 찾아갈 확률이 99.9%로군요. 수고하셨어요, bluexmas님- 사진도 굿-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3/13 00:54

저는 다 썩고 임플란트도 있어서 그냥 먹습니다. 나이 먹으면 틀니 할지도…-_-;;; 사실 저도 만만치 않은 길치라 정말 울면서 다녔어요T_T

 Commented by  at 2010/03/11 22:18 

주욱 내려오다 양배추에서 폭소

칼을 가져가진 않았을 테고 침울하게 한 장씩 뜯어 드셨겠군요^^;;;

히메지 성 못 가셨다니 아쉽습니다. 별 거 아닌 듯 하면서도 센히메 공주의 일생과 겹쳐져 묘한 여운을 주는 공간이었거든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3/13 00:55

사실 저는 양배추 이파리 뜯어서 먹는 거 좋아해요. 주름에 물기가 남아 있어서 물 떨어지는 게 좀 짜증나죠.

히메지 성은 갈 계획이 애초에 없다가 모든 것이 순조롭게 흘러가길래 욕심을 내 보았던 것인데 그래서 더 말아먹은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pmouse at 2010/03/11 22:40 

물의 절은 왠지 제주의 휘닉스아일랜드의 안도의 명상센터-비슷한-건물(..)을 연상시키는군요.

심지어 핸드폰 전파도 잡히지 않던 그 건물 안. 거의 짓자마자 갔었어서, 시멘트냄새인지 아무튼 새집느낌이 좀 거슬리긴 했습니다만 조용한 느낌은 참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저도 비가 쏟아지는 날에 그곳에 가서, 이미지가 더 묘하게 겹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3/13 00:56

제주도에도 안도의 건물도 있군요. 안도의 건물을 아주 많이는 아니어도 그럭저럭 보았는데, 재질도 재질이지만 공간 그 자체를 일궈내는 방식 때문에 그런 느낌이 든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재료보다 공간을 더 생각해봐야 하지 않나 싶어요. 당연한 얘기일까요… 좋아하는 건축가가 아니더라도 철학에 대해서는 더 생각을 해보고 싶습니다.

 Commented by yunz at 2010/03/12 23:25 

블루크리스마스(아! 이제서야 알았다니까요;; 팁좀 주시지~(참 안주셔;;)”-“요거 빠지니까, 잘 안보이더라구요;;; 거기다 제가 블루스(쿨럭)를 좋아해서;;;;;)님의 여행기를 보면서 제일 궁금한 거, 그 고구마깡이 어떻길래…이네요^^;;; 다음에 일본에 가면 제일 먼저 찾아볼 것 같은데요힛- 버스타고 낯선 풍경은 진짜 서울에서도 무서운데 고생 많으셨어요..토닥토닥. 그래도 씩씩하게 잘 찾아다니신 것 같아 존경의 눈빛을 드리고 싶네요. 그리고…양배추 사진 참 잘 나왔어욤^,.^;;;(얼마나 채소를 드시고 싶었으면) 너무 예뻐요~

마지막에 올려주신 영상클립 둘다 너무 잘 봤습니다. 종종 좋은 노래 올려주시는 거 잘 보고 있어 우선 너무 감사드리구요, 두번째가 특히 좋네요- 저렇게 찍힌 것들은 이상하게 진짜 거기 있는 거 같아요..기타를 치고 찰진 목소리를 내는 여자 가수가 참 부럽습니다. 저도 기타를 배웠었는데, 때려치웠거든요. 보통 노래를 부르면서 연습하잖아요, 제 노래 실력이 정말 별로라 아무도 없어도 제가 듣기가 싫더라구요..; 그래서 저런 좋은 목소리를 가지고, 기타 치는 가수들이 제일 부러워요..(참 주저리-하네요….민망합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3/13 01:00

앗 팁은 매 크리스마스에 당일 한정으로 나와요-_-;;;;

아 고구마깡은, 안 먹어본지 오래 되었지만 우리나라 고구마깡의 맛이 뭐랄까 좀 탁한 단맛인데, 이 고구마깡의 단맛은 굉장히 밝고 확 튀는 느낌이더라구요. 꿀은 안 넣었겠지만 꿀맛이라고나 할까요? 한 봉지에 451칼로리기는 하지만 꼭 드셔보세요~

정말 제가 생각해도 양배추 사진은 대박이죠^^

사만사 크레인은 저도 어쩌다가 우연히 발견했는데, 자기가 살던 동네에서 찍은 그 소개 영상을 보면 저런 동네에 사니까 저런 노래를 만드는구나, 라는 것이 좀 이해가 가요.

저도 기타 조금 치는데 노래도 못 부르고 기타도 못 치고 뭐 그런데요^^;;;

 Commented by Amelie at 2010/03/13 01:30 

글과 사진 모두 즐겁게 잘 봤어요. (bluexmas님의 고생은 눈에 훤하지만요;)

며칠 전에 봤는데 이제서야 덧글 달아요.

진짜 재미있게 봤거든요ㅎㅎ 꼭 덧글 달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