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인 작은 변화

오늘도 정말 가기 싫었지만 죄, 아니 배를 보니 몸을 움직일 수 있었다. 헬스클럽에 가서 30분 동안 달리기를 하고 나머지 시간에 복근(있기는 있나?)운동과 간단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다가 하이킥을 보러 집에 돌아왔다. 너무 안 본지가 오래 되었더니…

솔직히 헬스클럽에 가기 싫다. 아령을 들어올리는 관절이 삐그덕거리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난방을 하지 않는 것이야 뭐 난방비가 비싸니까 그렇다고 쳐도, 사람들이 바뀌고 나서 눈에 뜨이지 않을 정도로 조금씩 어수선, 지저분해진 정도가 이제는 거슬리기 시작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나야 뭐 잘 모르는데, 이런 종류의 헬스클럽은 보통 법인이 계약을 맺고 거의 자영업자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이익을 나누는 조건으로 위탁 관리를 맡긴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 문을 열었을 때 일했던, 일도 관리도 잘 하던 사람들이 작년 말에 떠나고 지금의 사람들이 이어 받아 하기 시작한 것인데 이 사람들은 관리를 잘 안 한다. 화장실은 언제나 청소가 잘 안 된 상태고, 이 사람들이 자리 잡고 앉아 있는 카운터 뒷편으로는 알 수 없는 짐들이 가득하며, 오늘은 트레드밀의 벨트가 잘 조여지지 않은 상태라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게다가 이 사람들은 솔직히 운동을 그다지 열심히 한 듯한 몸도 아니고, 뭘 가르쳐 주는 것도 본 적이 없다.

그리고 거기에 가장 거슬리는 것은, 꽉 찬 신발장이다. 그전에는 문 옆의 신발장은 헬스클럽에 신고 온 신발을 두는 용도로 쓰고, 운동할때 신는 신발은 사물함에 넣어두었다가 갈아신도록 했는데 지금의 신발장은 사람들이 막무가내로 신발을 놓는 용도로 바뀌었는지, 아니면 신경을 쓰지 않는지 온갖 운동화들로 가득 차 있다. 뭐 이런 것들이 대수롭지 않다면 않은 것들인데 나에게는 거슬리는 것들이다. 뭐 엄청나게 깔끔 떨고 사는 인간이라 더러운 걸 못 참아서 그런게 아니라, 그냥 저 사람들이 해야 될 일을 제대로 안 하는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게 싫다. Sloppy하다면 딱 맞을 것 같다.

게다가 간만에 갔더니 일하는 남자 하나-트레이너라도 말을 못하겠는게 가르치는 것도 못 봤고 몸도 좀…-가 ‘한참 안 나오셨죠?’라고 묻더라. 아, 이것도 그냥 혼자 하는 게 속편하다. 아니, 아무도 없는 데에서 혼자 하는 게. 원래 운동은 혼자 해 왔으니까.

 by bluexmas | 2010/02/12 00:58 | Life | 트랙백 | 덧글(10)

 Commented by 펠로우 at 2010/02/12 01:11 

헬스장에 가진 않지만, 어느 정도 이해가 가네요.

제 생활패턴 중 그런 식으로 살펴보는 공간은 버스 안인데, 세부적으로 맘에 안드는 요소가 꽤 많아요. 버스 청소가 거의 되어있지않고.. 경기도 버스들은 대부분 우측앞 2번째 좌석에 대걸레를 놓고..환기도 되어있지 않고.. 그리 춥지도 않은데 히터를 계속 틀어놓으면(좌석 밑에서 히터 열기가 나오는거라, 근방에 있으면 사람 반 죽습니다) 죽겠더군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식당에서 ‘단무지랑 김치 더 주세요’는 잘 말해도, 어째 버스 히터가 세다고 꺼달라는 사람은 보기 힘들더군요. 저 대학 통학버스 탈때 아침에 버스가 히터를 엄청 틀어놓아 참다가 ‘꺼주세요’ 하니, 기사 아저씨가 끕니다. 앞의 남녀학생이 ‘더워 죽는줄 알았네’ 중얼거립니다. […]

며칠 전에도 광역버스에서 ‘히터 꺼주세요’ 말했습니다. 버스 기사들은 의외로 내부가 더운줄 잘 모르는 것 같더라구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14 14:27

저도 경기도 버스를 타도 다닙니다만, 기본적으로 창문을 못 여는 버스를 타서 굉장히 답답하더라구요. 요즘은 또 히터를 틀지 않더라구요. 틀면 답답하고 안 틀면 싸늘하고… 아무래도 운전하시는 분들의 공간은 격리되어 있다시피 하니 객실의 실제 상황은 잘 모르시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Commented by 잠자는코알라 at 2010/02/12 01:32 

저도 왠지 공감이 됩니다 ^^; 어수선, 지저분이요. 집에서 가까워서 3개월을 끊어놓고 다니던 곳이 있었는데, 관리가 살짝 허술해지더니 약간 동네 아저씨들의 사랑방 스타일이 되더라고요. 운동하러 가면 아저씨들이 삼삼오오 기계 위에서 운동하면서 대화를 나누시고요.. ㅋㅋㅋ 화장실도 무지 지저분하고.. 지금은 헬스장에 다니지 않지만 그때 생각이 나네요 -_-;;;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14 14:27

지금 아파트 헬스클럽은 아주머니들의 사랑방이 되어가고 있더라구요. 요가나 에어로빅 시간에 가면 아줌마들이 소리지르다시피 시끄럽게 얘기해서 견딜 수가 없어요. 어째 이러다가 곧 안 갈 것 같아요 흐흐…

 Commented by 고선생 at 2010/02/12 01:48 

그래서 돈내고 실내헬스장에서 운동하는 것보다 산을 벗삼아 등산도 하고 산속에서 맑은 공기 마시며 ‘수련’하는게 더 이상적이라고 생각은 해요. 물론 세상을 등져야 한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요^^;

그게 아니라면.. 웬만한 고급 헬스클럽이 아닌 이상 이러한 문제는 사람 많은 곳에서는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되기도 하네요. 공공시설 깔끔하게 해놓는게 습관화 되지 않은 시설주들이 많다보니..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14 14:28

그런 것도 좋은데, 또 헬스클럽에서 얻을 수 있는 것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춥지만 나가서 달리고 있습니다. 조금 낫네요.

 Commented by 하니픽 at 2010/02/12 08:41 

관리가 안되는 헬스장이라면 정말 가기 싫을 것 같아요;; 그 헬스장을 선택한 이유는 관리가 잘 됐을 때을 보고 선택했을 텐데 말이예요… 특히 운동하러 오는 곳이라면 깨끗해야 더 운동할 마음이 들텐데 문제네요… 저야 집에서 혼자 운동을 하기 때문에 그럭저럭 하고는 있는데 헬스장을 꼬박꼬박 챙겨 나가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14 14:28

앗 댁에 트레드밀도 있고 그런가봐요. 아파트에는 그런 걸 갖추기 쉽지는 않지요. 집에 운동기구가 있으면 훨씬 좋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Commented by 봄이와 at 2010/02/13 20:14 

제가 지금 다니는 곳은 문을 연지 6개월도 안된 곳이고, 관장님이 의욕이 충만하신 분이라 시설은 언제나 깔끔한데, 좀 부담스러운면도 많아요. 하도 철저하게 체크해 주셔서 며칠이라도 빠지거나, 몸이 좀 무거워졌다싶으면 관장님이 어김없이 지적을 해주셔서 눈치보여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14 14:29

크 그쪽은 또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이군요. 그래도 열심히 하면서 스트레스 주면 나은데… 대강대강하면서 잔소리만 하는 곳들도 엄청나게 많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