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머리

내일은 드디어 머리를 자르러 간다. 마지막으로 머리를 자른 건 여름이 한창이던 8월이었다. 지난 몇 달 동안 매달 머리를 안 잘라서 몇 십 만원은 아꼈다. 근 5년째 다니고 있는 단골미장원은 엉뚱하게도 오리역에 있다. 물론 처음부터 오리역에 있던 건 아니고, 잘라주시는 분이 오리역으로 옮겨갔다. 다행스럽게도 같은 미장원의 지점으로 옮겨간 것이어서 나도 따라 옮겨갈 수 있었다(업계의 불문율은 옮겨도 알려주지 않는 것이라고 들은 기억이 있다). 오산에서 오리는 이름이 비슷해서 그런 건 아니지만 사실 멀지 않은데, 교통편이 엄청나게 나쁘다. 그나마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시외버스를 타고 야탑까지 가서 지하철을 타고 내려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른 일도 있어야 가서 머리를 자르고 거기에서 멀지 않은 동네로 볼일을 보러 가는 동선을 짤 수 있다. 마침 내일은 송파와 강남쪽에 일이 있다(여기까지 써놓고 동선을 찾아보니, 하필 가야되는 곳이 송파구 맨 끝 거여동과 올림픽 공원이라서… 오리에서 거여동까지 무려 한 시간 20분…죽었다T_T).

지난 15년 동안 몇 번인가 머리를 자르지 않고 오랫동안 내버려둔 적이 있었는데, 늘 큰 머리가 더 커보이는 어느 시점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잘라야만 했다. 역시 머리에는 돈을 좀 들이는 게 좋다. 덜 커보이게도 만들어주니까. 한 달에 한 번 자른다고 쳤을때 하루에 천 얼마 정도로 머리가 덜 커보이게 하고 다닐 수 있다면 그 정도는 쓸 수 있다. 머리가 커 보이는 게 가장 싫다. 물론 크기는 크지만…

 by bluexmas | 2010/01/29 01:24 | Life | 트랙백 | 덧글(36)

 Commented by 닥슈나이더 at 2010/01/29 01:33 

머리 작으시잖아요…ㅠㅠ;;

전 점점 얼굴이 커져서…ㅠ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29 01:45

아이 정말 왜 그러세요 제가 더 크구만…ㅠㅠㅠ

 Commented by 그대로두기 at 2010/01/29 01:37 

아하. 머리카락이 눈에 들어오는 게 아니라 입술이….

매력적으로 보여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29 01:45

흐흐 조금 더 크롭을 했습니다. 선착순 몇 명 한정으로…

 Commented by 푸켓몬스터 at 2010/01/29 01:54 

머리가 큰것은 많은것을 담으라는 뜻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29 02:12

맞습니다. 저는 쓸데없는 생각으로 가득하지요.

 Commented by 그대로두기 at 2010/01/29 01:54 

ㅎㅎ 한정판의 기쁨을 누리게 해주시는 거군요.

으쓱합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29 02:12

꼭 그런 건 아니었지만 솔직히 저도 입이 나오는 게 싫었습니다.

 Commented by googler at 2010/01/29 02:10 

짜르는 김에 브릿지도 좀 넣고 그래보세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29 02:12

아 우리나라는 하이라이트 유행이 간 걸로 알고 있는데요…

 Commented by 고선생 at 2010/01/29 02:49 

저 역시 이곳에서 이발비를 아끼기 위해 참을 수 있을 때까지 기르고 인내력의 한계에 부딪혔을때야 지갑을 여는데요, 그렇게 자른다 해도 여기선 아무리 잘 설명을 해줘도 한국에서처럼 잘 잘라주지도 않아요. 실력의 차이보단 미용사의 관점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동양인과 서양인에게 최적화된 무난한 스타일이라는게 있는데..

어쨋든 그래도 한국이 세계에서 제일 가격대 퀄리티비가 우수한게 미용분야같아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29 04:06

그게 또 머리결이 다르고 두상도 다르니까요… 미국인 친구들은 머리를 직접 자르기도 하던데 우리 머리는 좀 그렇죠…

저는 머리에 돈을 많이 쓰는 편인데 그래도 아깝다는 생각은 안 듭니다. 그 솜씨를 좋아해서요.

 Commented at 2010/01/29 04:0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29 04:05

으아 그럼 정기구독 자체가 아직 배달 안 된 모양이네요… 크크크.

저도 그 아버지타령 봤어요. 또 아버지가 뭐야 아빠면 몰라도. 아빠 사랑해요~ 정도면 애교로 봐줄만하겠죠? 크크,…

 Commented at 2010/01/29 04:1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29 04:19

크아.

그러게요… 이 시간에 뭐하세요. 전 일했어요T_T

 Commented at 2010/01/29 04:2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01 12:57

로티보이 구우셨군요. 그것도 아류가 엄청 많던데…

낮에 일을 해야 되는데 자꾸 밤에만 하게 되어서 건강에 좋지 않다고 생각을 해요.

 Commented at 2010/01/29 08:0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01 12:58

거기도 좋지죠~ 그 근처에 무려 양꼬치집도 생겼던데 양꼬치도 좋아하시는지~

 Commented at 2010/01/29 08:5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01 13:02

머리가 짧으면 자고 일어나서 장난 아니게 뻗치는데 오히려 기니까 멀쩡하더라구요. 머리 감는 빈도도좀 줄였구요. 뭐 그렇게 관리 같은 건 애초에 안 해서 그런지 까다로운 느낌은 없던데요.

 Commented by 반뚱 at 2010/01/29 11:03 

정면샷 궁금해여 ㅋㅋㅋㅋㅋㅋㅋㅋ 헤헤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01 13:02

헤헤헤 비밀입니다 헤헤헤

 Commented by mew at 2010/01/29 12:52 

머리에 크림이 묻은 건가요…? ‘_’???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01 13:02

저도 몰라서 자세히 봤는데 먼지였을까요-_-;;;?

 Commented by cleo at 2010/01/29 13:30 

남자들 어깨까지 내려오는 긴머리 보기좋던데… 벌써 자르셨겠지요-.-

얼굴이 더 커보이는 시점에선 포니테일 스타일로 묶어주면 될테고.

그나저나 머리카락 사이로 살짝 보이는 피부가 너무 좋아보입니다.ㅋㅋ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01 13:03

앗 저는 절대 묶으면 안되구요… 머리가 커서.

그냥 다듬었어요 길이에 변화를 준 건 아니었습니다. 아직 자르고 싶지 않아서요.

 Commented by F모C™ at 2010/01/29 14:20 

…오늘은 일찍 껐다가 놓쳤습니다∑(┑━

그러고보니 마지막으로 머리 다듬은게 언제더라.. 한 3년 되어가나봅니다;;; 2년인가 3년인가 가물가물;; 2만원이 아까운 건 아닌데 낯선 사람하고 계속 얘기하고 앉아있어야한다는게;; 뭔가 말을 거는데 대답 안해주기도 미안하고 계속 쓸데없는 소리 말거는 게 가장..(.. )

엄마 다니던 미장원(!)이 어느날 소리소문없이 문닫는 바람에 제가 겨우 찾아낸 기억이 나네요; 원장 이름으로 검색해도 안나오고 하는데 어디선가 미용봉사하는 분 성함이 같길래 어디서 봉사하시냐고 물어서 연락처 알아내서 겨우겨우.. 지금은 그래서 버스타고 한시간거리인 곳까지 머리하러 가세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01 13:03

아 별 건 아니었어요. 그냥 크롭을 조금 더 했을뿐~단골 미장원이나 미용사 찾아서 정착하기가 은근히쉽지 않지요.

 Commented by 홈요리튜나 at 2010/01/29 16:08 

머리 작은 사람들 정말 미워요..

귀찮아서 방치했더니 길이가 블루마스님 정도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01 13:04

흐흑 머리 작은 사람이 정말 가장 부러워요. 튜나님 옛날에 올린 사진에는 짧은 머리였는데 많이 길었나봐요.

 Commented at 2010/01/29 17:5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01 13:05

아 뭐 대단한 건 아니었어요^^

그냥 다듬기만 했습니다. 안 다듬은지 너무 오래되어서요. 길이에는 변화가 없어요.

 Commented by 풍금소리 at 2010/02/01 08:55 

단골미장원을 좀처럼 안벗어나게 되죠?

그래서 저도 한 몇년동안은 그야말로 ‘그지’처럼 살았답니다.

아랫동네에 있는 단골미장원을 안바꾸는 바람에.

단돈 몇천원을 더 들여서라도 얼굴 작게 보이게 하는 마음에 백분 공감.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01 13:06

정말 얼굴이 작아보이게 하는게 최대 과제입니다-_-;;; 지금 잘라주시는 분이 너무 잘 잘라주셔서 보통 3,4년 지나면 질려서라도 바꾸게 되는데 그러지 않아도 되어서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