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루카 511-처음이자 아마도 마지막 점심

이러저러한 이유로 글쓰기를 계속 미뤄왔지만, 설마 식당문을 닫을때까지 미루게 될 줄은 몰랐다. 너무 오래된 것 같아 다시 한 번 가봐야 할까, 라는 생각에 인터넷을 뒤져봤더니 루카 511이 문을 닫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놀랐던 이유는 사업적으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음식만으로는 문을 닫아야 될 이유를 전혀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점심을 먹었던 때가 10월 이쯤이었으니 벌써 석 달이나 되었다. 차일피일 글쓰기를 미뤘던 이유는 굳이 ‘평가’라는 단어를 쓰고 싶지는 않지만, 어찌 되었든 절대적인 평가만큼 상대적인 평가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 다른 곳도 가 본 다음에 글을 써야 되겠다…라고 마음을 먹었으나 그 뒤로 일에 파묻히면서 다른 곳에 가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버렸고 그래서 글을 너무나 오랫동안 쓰지 못했다. 만약을 대비해서 메모를 다 해둔 것이 다행이라고나 할까.

참, 음식점이 밝은 편이 아니어서 전반적으로 사진이 그냥 그렇다. 여기를 다녀오고 나서 밝은 렌즈의 카메라를 써야 되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되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종교나 이념에 너무 많이 치우친 분위기를 내는 음식점 이름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그건 그런 종류의 이름이 사람드로 하여금 음식점을 성격을 이해하는데 하나의 빗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금요일 점심을 먹으려고 예약전화를 걸었는데 요즘 거의 어디에서나 나오는, 녹음된 안내방송이 나와서 조금 당황했다. 이런 음식점이라면 누군가가 직접 녹음한 메시지를 쓰거나, 아예 없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건축비나 분위기로 화제가 되었던 건물 바로 옆의, 옛날 슈밍화(우연찮게 한 번 가 봤던 적이 있다) 건물에 다시 자리를 잡았는데, 내부 공간은 내가 딱히 이런 분위기의 인테리어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서 그런지 큰 감흥이 없었다. 고급스러움을 표현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진짜 고급스러움을 가능하면 많이 팍팍 풍기는 방법과, 한 번 우회해서 풍겨주는 방법… 여기에 대해서 말하려면 좀 길어질 것 같으니까 일단 넘어가겠는데, 루카 511의 인테리어는 우리나라의 많은 상업공간이 그런 것처럼 전자에 속했다. 그리고 같은 맥락에서 식탁에 놓인 유리판도 내 취향은 아니었다. 손님이 점심 내내 나밖에 없어서 작은 방들도 둘러봤는데 거기에서 코스를 죽 먹으려면 좀 답답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얼핏 보기에 외투 보관하는 방이 없어보여서 겨울에는 어떻게 할까 좀 궁금했는데…. 어째 확인할 수 없게 된 것 같다T_T

점심 코스는 한 가지로 알고 있어서 3만 8천원짜리 코스를 주문하고, 일부러 물어봐서 포도주를 시켰다. 잔으로 파는 건 적/백 한 가지씩 있었으니 고민할 필요가 없었지만 이런 걸 하나의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면 전문가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듣고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일단 백포도주를 마시고 주요리를 먹을때 적포도주를 먹으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는데, 정작 주요리에 이르러서는 닭고기인만큼 그냥 백포도주를 마시는 것도 괜찮다는 얘기를 듣고 그대로 끝까지 마셨다. 너무 달지 않으면서도 과일향이 두드러지는 느낌이었다. 거기에 중간정도의 “바디감(흐흐)”이어서 닭고기에도 잘 어울렸던 듯.

올리브기름/발사믹식초와 그냥 버터/버섯(크리미니)버터였다. 버터에 소금이 더해졌는지 아닌지 기억이 잘 안나는데, 버섯버터에서 풍기는 버섯향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빵은, 호두호밀빵과 올리브 바질 빵이었는데 맛은 나쁘지 않았지만 식감에서는 껍데기를 더 딱딱하게 만드는 편이(폴 앤 폴리나의 시골빵과 같은, 그러나 우리나라 음식점에서 그런 종류의 빵은 잘 안 나오는 것 같다. 정말 소스를 닦아 먹을 수 있는 빵이라면 그 편이 낫지 않을까?) 더 좋지 않겠냐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손님들의 기호를 맞춘 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정확하게 어떤 것이 어땠는지 기억나지 않는데, 빵이 하나는 짜고, 다른 하나는 싱거웠다. 후식까지 포함해서 전반적으로 패스트리쪽은 일반 음식쪽보다 다소 덜 만족스러웠다.

이어 나온 아뮤즈 부시는 차고 단 것과 따뜻하고 짠 것의 대조였다. 일부러 어떤 걸 먼저 먹으면 되냐고 물어봤더니 찬 걸 먼저 먹으라고 알려주셨는데, 생강 쇼트브레드에 얇게 저민 수박을 얹고 시금치가루를 살짝 장식으로 얹은 것이었다.

생강과 수박의 향은 잘 어우러졌지만, 부드러운 쇼트브레드와 아삭거리는 수박은 썩 잘 어울리는 느낌이 아니었다. 한 입 물었을때 좀 시린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게다가 시원한 느낌을 준다고(물어봤다, 어떤 이유에서 스테인레스 스틸 접시를 쓰냐고) 쓴 스테인레스 스틸 접시와 함께 차가운 느낌이 좀 많이 들었다.

거기에 비하면 파르메잔 치즈가 든 퍼프 패스트리는 따뜻한데다가 약간 짭짤한 맛이 두드러지면서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결국 그 둘의 먹는 순서를 바꾸는 편이 낫겠다는 결론을 혼자 내렸다.

첫 번째 주요리는 작은 타르트 껍데기에 토마토 콩피를 얹고, 그 위에 구운 새우와 어린 이파리 채소(뭐였더라?)를 얹은 것이었다. 새우는 사실 워낙 딱 맞게 조리하기가 힘든 재료라서 아주 약간 더 익은 느낌이었지만 굳이 까다롭게 굴 필요는 없는 것 같았고, 거기에 토마토 콩피의 신맛과 어린 이파리 채소의 씁쓸한 맛이 잘 어울리기는 했는데, 토마토 콩피의 미끌미끌한 느낌과 물기가 조금 더 적었더라면 나았을 것 같다. 반면 타르트 껍데기는 만든 것인지 사온 것인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얇아서 다른 음식에서 나온 물기를 받아 금방 부스러질 수 밖에 없었으므로 어울리지 않았다. 차라리 아뮤즈 부시에서 쓴 퍼프 패스트리를 쓰는 대신 조금 더 많이 부풀렸다면 보기도 좋고 토마토 콩피나 새우즙의 공격에서도 보다 더 안전하지 않았을까 싶다. 만약에 그런다면 타트르 껍데기로 치즈 타르트 같은 걸 만들어서 아뮤즈를 대체한다면 될듯 싶고.

이어 나온 콜리플라워 수프에는 재미있었는데, 파마잔 치즈 거품이야 그렇다고 쳐도, 밑바닥에 크랜베리 젤리가 깔려 있었는데 이 젤리의 달고 신맛이 수프와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 예쁜 빨간색이 두드러지는 젤리가 아예 수프 표면에 떠 있으면 더 보기가 좋지 않을까 싶어, 다 먹고 주방장님과 잠깐 얘기하면서 차라리 크랜베리 주스 ‘캐비어(소디움 알지네이트를 캐비어를 만들고자 하는 주스에 섞고, 소디움 칼시네이트를 물에 섞어 주사기 같은 걸로 방울방울 떨어뜨려 주면 방울이 그대로 맺혀서 겉은 굳지만 속에는 액체를 머금고 있는 상태로 변한다. 이걸 ‘캐비어’라고 부른다. 비율이나 이런 것들은 여기에서 쓰기 너무 기니까 일단 넘어가고-)’가 더 좋지 않냐고 얘기를 해봤는데, 원래는 그럴 생각으로 실험을 했으나 수프의 온도에 못이겨서 터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젤리로 갈 수 밖에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던 수프였지만, 신맛의 크랜베리 젤리가 들어갈 것이라면 크림과 버터를 조금 더 넣어 보다 풍부하게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농도 역시, 조금 더 걸쭉했으면 싶었다. 또한 온도가 딱 적당한 정도에서 한발자국 정도 뜨거워서, 입에 넣으면 순간 ‘입천장 데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살짝 들 정도였다. 그 정도의 온도에다가 특유의 향이 확 퍼지는 바질 올리브기름이 한데 합쳐지니 조금 뜨겁고 또 화끈한 기운이 올라왔다. 그리고 마지막에 남는 파르메잔 치즈의 풍미는 앞에서도 느낀 것이라 좀 반복적인 느낌이 있었다(마지막의 리조토에도 파르메잔 치즈를 넣었다.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된 치즈 구하기가 힘드니까 아무래도…).

입가심용 (아마도 사과)셔벳. 정말 열심히 입가심해주는 셔벳이었다. 자개 접시며 숟가락은 좀…-_-;;;(‘전자’의 고급스러움)

마지막 주요리는 팬에 구운(뭐 Saute라고 하면 되겠지만-소테/그릴/브로일 다 다르니까…) 닭 엉덩이살과 보리 리조토에 거봉포도 처트니와 멜론 푸딩, 그리고 이파리 약간이었다. 일단 닭 엉덩이살(왜 굳이 엉덩이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은 정말 간도 익은 정도도 딱 알맞았다. 껍질을 붙인채로 구워서 기름기도 적당히 있고, 씹는 맛도 좋았다. 단 떼어냈어야 할 닭껍질조각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던 건 옥의 티였다.껍질이 조금 더 바삭바삭했으면 더 좋았을테고…  보리 리조토의 보리는 그야말로 알 덴테로 씹는 맛이 딱 좋게 익었고 간도 잘 맞았는데, 닭고기보다는 씹는 맛이 조금 더 있으니 이럴 경우에는 식감면에서 주인공인 닭고기보다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있어보였다. 그냥 쌀로 더 부드러운(크리미한?) 리조토를 만들어 닭고기의 식감을 가장 앞에 세우는 것도 선택이 될 수 있을텐데, 그건 아마도 개인의 취향에 달린 선택이 아닐까 싶다.

닭고기가 딱히 느끼할 것은 없지만 어찌 되었든 포도 처트니는 요리의 표정을 전반적으로 밝은 쪽으로 끌고 가 준다는 면에서 마음에 들었다. 멜론 푸딩 역시 맛 자체는 좋았지만 식감 면에서는 없어도 된다는 느낌이었다, 차라리 멜론 역시 과일 그대로를 써서 처트니에 섞었어도 좋지 않았을까. 아니면 완전히 푹 익기 조금 전의 아삭아삭한 상태에서 아주 얇게 저며 장식을 겸해 올려놓았어도…

마지막에 샐러드가 나왔는데, 물어보니 프랑스의 코스는 마지막에 샐러드가 나오는 것이라 한다. 딱히 인상적일 것도, 아닐 것도 없는 샐러드였다.

디저트는 초콜릿 비스퀴에 두 종류의 무스, 바닥에는 초콜렛 시럽에 튀일을 장식으로 얹은 것이었다. 맛은 좋았지만 무스라고 하기에는 완전히 덩어리져 있어서 사실은 무스가 아니라 파르페라는 느낌이었다(공기를 넣지 않은 아이스크림의 느낌). 얼린 듯 차가워서 이 온도에서 먹는 게 맞나 싶었다.

커피는 문외한이지만 에스프레소는 맛있었다.

하필 혼자 넓다면 넓을 공간에서 밥을 먹게 되었는데, 그래서 그랬는지 다 먹고 주방장님하고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주어졌다. 나는 음식을 다 먹고 굉장히 만족스러웠는데, 혹시 재료를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원하는 맛(flavor profile)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는 상황이 아닐까 싶어 그런 부분을 물어보았다. 어느 면에서는 목수가 연장 탓 안 한다고 재료나 뭐 이런 걸 탓하지 말아야 진정한 조리사가 아니겠냐…라는 얘기도 할 수는 있겠지만 그게 정말 재료가 없어서 만들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알고 나면 그렇게 말을 할 수가 없어진다. 프랑스 요리라면 유제품이 기본인데 버터도 그렇고 치즈도… 또 크림 프레시는 파는 걸 본 적도 없으니(그렇다고 식당에서 일일히 그걸 발효해서 만들 수도 없고;;;)… 그런 얘기를 하다가 화제가 자연스럽게 주방장님의 요리 스타일로 옮겨갔는데, 본인은 딱히 자신의 스타일이 프랑스식이다, 아니면 무슨 퓨젼이다와 같이 정의하는 식의 얘기를 한 적이 없는데 사람들의 입을 타고 그렇게 퍼진 것에 대해서는 그렇게 달가와하지 않는 눈치였다. ‘전반적으로 과일을 써서 눈에도 입에도 상큼한 느낌의 요리’ 가  추구하는 것이라는데 겨우 한 끼 먹었을 뿐이지만 어떤 느낌인지는 알 수 있었다.

어찌 되었든, 아마도 마지막이 된 듯한 루카 511에서의 점심은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음식도 음식이었지만 일하시는 분들도 잘난체나 부담, 가식이 느껴지지 않는 친절함을 보여주었고, 예전 건물의 잔재일지도 모르겠지만 화장실에도 일회용 종이수건 대신 호텔 화장실 같은데에서나 볼 수 있는 진짜 수건이 있었다. 이런 것들이 상류사회에서는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받아들일 수 있다는 걸 나도 알지만, 그게 상대적으로는 싸다고 느껴질 수 밖에 없는 3만8천원짜리 점심이라면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사실 절대적으로 그 돈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져만 결코 만만한 비용이 아니겠지만, 나온 음식의 질이나 서비스, 또 동네의 부동산 시세며 심지어 구하기 힘든 재료의 가치까지 생각한다면 그 가격에 선택할 수 있는 식도락의 경험으로는 굳이 만족스럽지 못할 이유가 없는 것이었다. 앞으로 가게 될 음식점에서 여기에서 가졌던 이런 인상을 수정하게 될지, 나도 참 궁금하다. 만약 그렇다면 진정 음식>부동산, 인 음식점들이 많다는 것일테니까(그러나 그 뒤에, 얼마전에 갔던 집에서는 수정의 기회를 전혀 가지지 못했다T_T 다음주 포스팅 예정…). 구할 수 있는 모든 재료를 갖춘다면 어떤 음식이 나올지, 궁금해지는 점심이었다.

 by bluexmas | 2010/01/15 09:46 | Taste | 트랙백 | 덧글(22)

 Commented by black at 2010/01/15 10:17 

왜 괜찮은 음식점은 예상보다 쉽게 사라지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슬픈 현실이에요. ㅠ_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7 02:44

앗 혹시 블랙님도 가보신 적이 있나요. 저는 인터넷에서 다른 사람들의 평은 찾아보지 않았지만, 다른 곳들도 가보니 차츰 이곳 음식이 낫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고 있는데 아쉬워요ㅠㅠ

 Commented by 상붐 at 2010/01/15 10:44 

여기 가보고 싶었는데 닫았군요.헐;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7 02:44

솔직히 저 가격이면 어설프게 고기굽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하는데 아쉽습니다.

 Commented by Makaveli at 2010/01/15 11:37 

아 여기가 그 무한도전 뉴욕 특집에 나왔던 그 남자 쉐프님이 있었던 곳이군요…

저도 왜 문닫았는지 궁금하더군요 -0-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7 02:45

저는 텔레비전을 안 봐서 모르지만, 그렇다고 하더라구요. 정말 궁금하더라구요. 사업이라는 것이 어려우니까요…

 Commented by 잠자는코알라 at 2010/01/15 11:56 

자개 숟가락이 아름답네요 ㅋㅋㅋ 저도 화장실에 접어 놓은 진짜 수건이 있으면 왠지 감동적이더라고요.. ㅠㅠ 하나같이 맛있어 보이는데 문을 닫았다니 안타까워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7 02:45

자개 숟가락이 정말 아름답기는 하지요… 접어놓은 수건에 로고도 찍혀 있었어요.

정말 문 닫은 건 안타깝다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네요…ㅠㅠㅠ

 Commented at 2010/01/15 13:4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7 02:50

아 예 그게 마감을 했다고 할 수 있는데 또 사연이 있어서 좀 미뤄지게 되었어요…ㅜㅜㅜ 좀 답답하네요.

그러게 지난 달 건 저도 좀 힘들게 썼는데…사진이 좀 그렇죠;;; 다음 달에는 제가 찍은 사진이 나가지 않을까 싶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많이 읽어주세요~

 Commented by 현재진행형 at 2010/01/15 16:29 

음식이 꽤 참신하고 멋진데 어째서 문을 닫았을까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7 02:53

그러게요 어쩌면 제가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닌가 모르겠어요 다시 가봐야 되나…

 Commented by F모C™ at 2010/01/15 18:46 

좋았던 음식점의 맛이 변해가는 것이 더 아쉬울까, 문을 닫는 것이 더 아쉬울까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문을 닫는 편이 더 아쉽겠네요. 맛이 변했다면 안 가면 그만이지만, 문을 닫는다면 이제 영영 그만-일테니까요. 그런데 스텐레스 접시를 쓴 이유는 안가본 저도 궁금해지네요.

차맛이나 음식맛은 아니어도 그냥 분위기랑 고양이가 마음에 드는 카페를 발견했는데 갈때마다 손님이 없어서.. 한적해서 좋다는 기분 반, 이러다 문닫으면 어쩌지 싶은 불안 반..이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7 02:54

아 스테인레스 접시는 물어보니까 시원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 그랬다고 하더라구요. 글에는 덧붙이지 않았네요. 단골집이 너무 손님 많아도 싫고 없으면 없어질까봐 두렵죠…

 Commented by 하니픽 at 2010/01/15 23:51 

우와~ 이렇게 전문적인 리뷰라니 멋져요!! 저는 어느 음식점에 가도 자세한 맛을 평하고 싶지만 남는기억이라고는 맛있다!! 혹은 별로….두가지 밖에 없더라고요;; 맛있다라고 생각했으니 사진을 남기기도 전에 이미 다 먹어버리기까지해서 이렇게 세세한 맛에 대해서 올려주시는 분들 보면 존경스러워요~

그런데 괜찮은 식당이 문을 닫았다는 사실은 아쉽네요;; 새로 가게 주인이 바뀌면서 리모델링과 함께 다른 스타일의 레스토랑이 되려는 것일까요;; 좋은 가게가 하나 사라졌다는 데에서 안타까움을 느껴요 ㅠ_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7 02:55

그냥 기억나는 대로 다 기록하는 거죠 뭐…^^ 저도 뭐 딱히 메모는 잘 안 하구요, 집에 와서 사진을 보고 정리한답니다.

진짜 문 닫았나 좀 알아봐야겠어요.

 Commented by 고선생 at 2010/01/16 05:02 

존재조차 몰랐던 명소가 없어졌다니, 온갖 어중이떠중이들이 활개치는 와중에 숨은 진주가 끝내 빛을 더 발하지 못하고 없어진 듯한 아쉬움이 듭니다.. 아시겠지만 한국에서 문화가 고도로 집합해있다는 서울 안에서도 정말 제대로 된 외국 음식을 재현하거나, 주방장의 역량으로 ‘제대로’ 재해석한 곳이 많지 않잖아요. 그냥 틀에 박힌대로 내놓던가 지나친 현지화로 오버하기도 하고..

참 아쉽습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7 02:55

주방장님도 그렇고 여러모로 정말 기분 좋은 점심이었는데 아쉽더라구요. 다른 곳에도 다른 기회로 음식을 맛 볼 기회가 있겠지요 뭐…

 Commented by 홈요리튜나 at 2010/01/16 14:33 

음식업계 음모론도 아니고 맛있는 곳은 이상하게도 곧 잘 사라지네요..

외식 잘 하지 않는 제가 좋아하던 가게도 뛰어난 맛을 자랑?했는데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어요..ㅠ.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7 02:56

아 그렇군요… 왜 다들 그렇게 사라지는지…ㅠㅠ 제 단골 굴짬뽕집도 1월말에 다시 연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어요…

 Commented by googler at 2010/01/17 21:23 

재료 메인이 닭고기이니 저정도 코스에 3만 8천원이나 봅니다. 재료는 접어 두고라도 말씀하신대로 저정도 보리 리조토 맛이엇다면, 리조토 하나 값으로도 충분히 5만원 정도 되는 가격 받아도 도리만한 식당같은데… 엉터리 맛으로 잡다한 재료들만 몇몇 섞어 코스라고 나오는 식당들이 하두 많아서.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7 22:47

정말 잘 만든 음식이라는 인상이었어요. 아직까지는 그보다 나은 걸 못 먹어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