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밥과 자기 전 잡담
1. 오늘도 늦게 잔다.
2. 물론 원했던 것도 아니었다. 오늘은 열두 시간이나 잤더니 좀 피로가 풀리는 듯한 기분이었는데…
3. 길게 쓸 글들이 몇 개 밀려 있는데 지금 그걸 쓸 여건이 전혀 아니라서 계속 못 쓰고 있다. 그런게 좀 많다. 곧 덧글의 신이 나에게 블로그를 못하는 형벌을 내릴지 몰라 벌벌 떨며 산다. 어제도 그런 꿈을 꾸었다.
4. 저녁을 먹고 잠시 부모님을 만나러(=김치를 조달하러-_-;;;) 본가에 가는 길에 길 건너 건물에 몇 달 전에 새로 생긴 파리바케트에 가봤는데 알바 혹은 가게 주인의 딸로 보이는 어린이의 불친절함에 기분이 상했다. 가끔 이 동네에서 장사하면서 ‘아 니들 다 무식한 시골놈들’ 하는 듯한 분위기를 풍기는 족속들이 좀 있다. 특히나 이런 프랜차이즈 빵집들에 그런 경향이 좀 있다. 식빵에 유화제 들었던데… 아무 것도 사고 싶지 않았으나 그냥 나올 수 없어 유효기간이 오늘까지라는 우유푸딩을 부모님 드리려 두 개 샀다. 유효기간이 오늘까지인 제품을 파느냐는 물음에 어린이는 원래 짧다고 대답했다. 집에서 재료 제대로 써서 만들어도 사흘은 가는데… 내일 파리바게트 소비자 상담실에 전화 걸어 물어보는 수도 있다. 한가하면.
5. 모 식당에 예약 전화를 걸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안녕하십니까? 저희 $$$에서는 손님 여러분을 진심…’운운하는 녹음여자목소리를 듣지 않았다. 동네 중국집도 아닌데 진짜 다들 왜.
6. “아니 무슨 여자가 아침부터 전화를 걸어서 남자한테 따지고 들어, 그것도 의사될 사람한테” 와 같은 대사가 천연덕스럽게 나오는 공중파 드라마를 쓴 작가는 제정신인가? 보석 #빔밥에서도 “여자는 남자 말 잘 들으면 좋은거야” 라는 대사가 나왔다고 예전 글에 쓴 적이 있던가? 편견과 모순에 쩔은 티를 스스럼/부끄럼없이 내고, 또 그걸로 돈을 벌어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을 보면 나는 부럽다. 뭐 그런 거 안 가지고 있는 사람 없겠어, 누구는 부끄러워하고 누구는 자랑스러워하는 차이겠지.
7. 정말정말정말 운동하기 싫었는데 간 체육관에 말만한 처자 둘이 왔는데, 하나는 운동하기 싫다고 다른 처자가 걷고 있는 트레드밀 옆에 쭈그리고 앉아서 셀프를 찍고, 그 걷는 처자도 요즘처럼 눈이 얼어붙어 미끄러운 길을 걷는 느리게 걸었다. 트레이너 아닌 트레이너와 말하는 걸 들어보니 말만한 처자들이 글쎄 고등학교를 이제 졸업하는 어린이들이라고 했다. 그보다 부지런하거나 삶의 의욕이 많은 또래가 더 많기만을 바라는 마음으로 운동을 하고 집에 돌아왔다. 만약 대부분이 그렇다면 정말 우리나라에 미래는 없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8. 사진에서 보이는 짜장밥을 해 먹었다. 진짜 짜장과는 거리가 멀다. 까만 음식은 사진 찍기 힘들다.
9. 기본적으로 나는 삶의 유한적인 속성 때문에 우울한 사람이다. 그렇게 살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언제나 나를 피곤하게 만든다. 만약 그래서 내 명이 단축된다면 그것이 참된 모순이 아닐까 싶다.
# by bluexmas | 2010/01/13 03:57 | Life | 트랙백 | 덧글(34)
드라마 대사는 그렇게 생각하는건 아니지만 그저 팔아먹으려고 쓰는 경우가 더 머리아플지도요. 그런것도 재주구나 싶은걸요, 그런 대사 문제있지 않냐고 하면 그저 “그 캐릭터의 성격이 그럴 뿐이다 현실에도 그런 사람 있지않냐 현실비판이다”하고 둘러댈거라는데 감자 반개는 걸수 있겠어요=3=
드라마를 보면서 어떻게 저럴수가 있지? 하는 제 나이또래가 있다는데 기겁했습니다, 드라마 내용갖고 그러는 게 아니라 현실도 아닌 드라마인데 뭘 어떻게 저럴 수가 있냐고 그 속의 캐릭터에 분노를 해가면서 보는걸까요;; 그런데 이런 시청자가 더 열심히 챙겨보니 그 입맛에 맞춰서 그렇게 만들어대나봐요;
정말 그 따위 대사 쓰는 것도 재주가 아닌가 싶어요.그래도 현실을 반영 안 하고 쓸 수 있을까요..?
요즘 드라마 대사들 참 어이없는게 많죠. 더 슬픈건 그걸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구요.
짜장밥 군침이 도는걸요 🙂
짜장밥은 뭐 그렇게 신통치는 않았습니다^^
올해는 꼭~ 살빼야할텐데 말이죠..ㅠㅠ;;
체육관에 온 아가씨 두분은….거참…..그럴바엔 왜 운동을 하러오셨을까요. 분명 회비를 내고 다니실텐데 말이예요. 운동은 그렇게 의욕없이하면 더 재미가 없는 것 같아요. 아예 미친듯이 운동하고 땀이 줄줄나야 샤워하면 상쾌해서 운동하길 잘했구나!! 하는 마음이 들지요~
4. 왜냐하면 가게의 힘과 품격은 인테리어에 바른 돈으로 결정나기 때문입니다.
보증금이랑 프랜차이즈 가맹비 지출한만큼의 위엄은 한껏 부려야 본전이 남는게 아닐까요.
6. 원래 부끄러워하는 특성이 열성유전자에 가깝지 않은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충 생물책에서 본 자연의 법칙에 의하면 점차 자연 도태되게 되겠지요.
어떤 입장에서 보면 결국 자기를 들들 볶는거다 보니 ‘동물’로서 좋은거같지는 않네요.
4. 아무런 개성없는 파리바케트로 넘쳐나는 거 정말 싫더라구요.
6 . 맞는 말씀입니다.
요즘같은 겨울에는 푸딩이 좀 오래 가지 않을까요? 그 우유 푸딩 너무 맛있는데 저희 엄마가 맛보시고는 자꾸 만들어달라고 하세요ㅠㅠ
레시피를 찾아보니 계란 노른자+생크림+우유로 만드는 것 같은데 그렇게만 구워도 그 질감이 나올지 모르겠어요. 젤라틴을 섞어야 하는지.. 푸딩병도 집에 몇개 마련해 놓았는데 시도를 못 하구 있네요 ^^;
드라마는 정말 너무 개판이라 할 말을 잃었어요.
그리고 그런 아가들은 트레이너도 별로 상대 안하는 것 같아요. 그 비싼 곳을 어찌 다니는지 심히 궁금하기도 하구요.
저는 반쯤 낚여서 다니게 되었는데 말이죠 ( ‘-‘)..
어린이는 똑똑한척하고 싶은 아이였나봐요. 요샌 그런 아이들이 많아서 무서워요. 불친절하다기보다는 사람 대할 줄 모르는거겠죠?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가슴이 아파요.. 얼라들까지도 싸늘한 현대감성 따위에 물드는건가 싶어서요.ㅠㅠ..
이렇게 말하니까 참 엄청나게 나이 많은 것 같군요. 뭐 좀 많기는 하지만…ㅠㅠㅠ
7. 주변에 열심히 사는 소수의 아이들을 보면서 위안을 삼습니다. 의외로 많아요. (하지만 한숨나오고 무서울 때가 더 많죠.)
8. 검은 음식도 국물 음식도 찍기 힘들죠.
7. 당연히 그렇겠죠… 뭐 다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8. 국물음식도 참 맛있게 보이는게 쉽지는 않지요…
고등학교 졸업한 아이도 어린이에 속하는군요!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