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과 홍새우, 드라마와 음식 파스타

밖에 나가야 할 것 같았으나 오늘까지 끝내야 되는 일 때문에 결국 외출을 접고 집에 있었다. 뭐 나가려는 것도 일 때문이기는 했지만… 일요일에는 차가 자주 오지 않아서 바깥 외출이 좀 불편하다. 그래도 잘하면 오늘이 마지막 밤샘이 될 수도 있다. 어제도 밤을 샜는데 아침밥을 해 먹으니 잠이 와서 그대로 소파에 누워 점심때까지 잤다. 누울때에는 소파였는데 일어나보니 침대였다. 오늘도 밤을 새야할 것 같아서 저녁을 먹고 잠깐 소파에 누워서 자다가 일어났다.

아까는 드라마 ‘파스타’ 재방송을 1회부터 다시 보았다. 드라마에 관심을 기울이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음식을 소재로 한 드라마라 손발이 오그라들더라도 봐야만 할 것 같았다. 이 드라마가 딱히 내키지 않는 이유는 사실 내가 공효진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런 캐릭터를 데려다가 써야 음식 관련 드라마로서 정말 가장 상투적인 소재만 모아서 희화화하는 듯한 분위기를 초장부터 아낌없이 풍기는 이 드라마가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은 들었다. 그런 정도의 전개인데 음식관련 드라마가 아니었다면 나는 이걸 당연히 보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나 주방장 친구의 소리지르기는 정말 짜증나는데, 그럴때마다 장면이 끊기도록 편집하니 짜증이 한결더했다. 이 드라마에 소위 음식을 만드신다는 알#스라는 친구도 나온다던데 그게 누군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검색하면 될텐데 귀찮아서 하지 않았다. 뭐 잘 한 것도 없기는 하지만 어쨌든 여자들을 내치고 아이돌 어린이들 같은 요리사들을 데려온다는 설정도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리고 웃기는 건, 그렇게 기름이 범벅된 파스타나 리조토를 내오는 식당이 어떻게 그렇게 손님을 꽉 채울 수 있는 걸까? 보면 잘린 이탈리아 주방장은 국제전화를 미친듯이 거는 것말고도 무엇인가 다른 문제-원료 공급상과의 유착?-도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이 제대로 언급되고 있지 않으니 이 식당의 성업에는 뭔가 이해가 잘 가지 않는 구석이 있다. 이왕 제목도 파스타라고 붙여 놓았으면 좀 제대로 된 라비올리나 생면 만드는 것도 좀 보았으면 좋겠지만, 너무 큰 기대는 아닐까 생각이 든다.

이왕 파스타 얘기를 꺼냈으니 얼마 전에 만들었던 파스타에 대한 얘기도 좀 할까. 사우디나 태국산 말고도 국산이라는 홍새우가 있는데, 이게 그렇게 싼 편이 아니다. 새우가 딱히 먹고 싶다기 보다는 맛이 궁금해서 한 번 사다가 새우찌개와 파스타를 만들어봤는데, 얼리지 않았던 것 같아 보이기는 했지만 새우자체의 맛이 딱히 우러나오는 편도 아니었다. 새우도 있으니 볶음짬뽕처럼 양념을 해서 스파게티면을 삶아 볶았는데 심심했다. 파스타 재료로서 적어도 홍새우는 제껴놓아도 될 것 같다.

 by bluexmas | 2010/01/10 23:46 | Taste | 트랙백 | 덧글(21)

 Commented by 펠로우 at 2010/01/10 23:52 

일본드라마 중 이태리 레스토랑에서 주방 맨 밑에서 일하는 주인공이 나오는 [밤비노]란 드라마가 있습니다. ‘파스타’는 그걸 좀 베끼면서 변형한 듯 합니다.

자세하진 않지만, 파스타와 요리, 디저트 등 음식만드는 장면은 ‘밤비노’에서 제법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마트 등을 찾아보면 베트남새우도 있으니 참고해보세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1 09:14

음 대세가 밤비노군요. 베트남 새우도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미국에서 먹었던 것 같네요 🙂 아마 호랑이 새우 또는 prawn 이었을거에요.

 Commented by F모C™ at 2010/01/11 00:10 

끓이는 것도 볶는 것도 심심한 맛의 새우는.. 왠지 슬퍼지는데요;ㅁ;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1 09:15

슬퍼지는 새우죠… 존재의 의미가 희석된다고나 할까요;;;

 Commented by 고선생 at 2010/01/11 00:13 

요리가 양념처럼 들어간, 그냥 평범한 드라마에 불과하다는 느낌인데 거기서 심도있는 요리이야기는 별 기대 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요. 좀더 지켜볼 여지가 있지만.. 요리수준은 그냥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정도로밖에 안 보였어요. 본질보다는 비주얼인거죠 그냥. 우리나라 트렌디드라마라는것이, 의학드라마는 의사들의 사랑이야기, 법학드라마는 법조계 인물간 사랑이야기, 기업드라마는 사내커플이야기, 요리드라마는 요리사들 사랑이야기 아닙니까.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1 09:15

그렇죠… 그렇게 상투적인 사랑얘기를 보다보면 누가 저렇게 사랑할까 싶어서 좀 한숨이 나옵니다;;;

 Commented by 푸켓몬스터 at 2010/01/11 00:21 

그래도 새우는 태국산이죠…

제가 양식하진 않습니다만 ㅠ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1 09:15

이왕이면 몬스터님이 양식한 새우를 먹고 싶은데요;;;

 Commented by iris at 2010/01/11 00:27 

저도 위의 펠로우님 말씀에 동의하면서.. 밤비노를 추천해드려요 ^^; (밤비노는 만화책도 있답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1 09:16

오 밤비노를 찾아 봐야겠네요. 어둠의 경로를 통해야 하는 걸까요?;;;

 Commented by 딸기쇼트케이크 at 2010/01/11 02:09 

리플에서 말씀하시는 밤비노는 참 괜찮게 본 드라마에요 저도..

파스타도 그정도 매력을 갖길 바랬는데 무리였던걸까요 ㅎ;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1 09:16

파스타 보셨는지 모르겠는데 좀 그렇더라구요… 그래도 음식 소재라서 보기는 하겠지만…

 Commented by 아리난 at 2010/01/11 04:14 

누울때는 소파였는데 일어나보니 침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명구절인걸요.

저는 아예 눕지를 말아야 하는데 체력이 딸리니까 자꾸 눕고 싶고 누우면 잠들걸 알면서도 잠깐만 쉬는거야 라고 매일 비겁한 변명을 일삼고 있어요ㅋㅋㅋ

공중파에서 하는 드라마 존게 정말 없는편이긴 하지만 그나마 본것중 요리를 소재로 한것중에 괜찬았던건 김삼순 정도? 말고는 별로 없는것같아요. 나머진 그냥 소재만 다른 비슷한 얘기들-_;;;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1 09:17

그래도 누울때는 소파였는데 일어나보니 길바닥… 보다는 낫잖아요T_T 얼어죽을지도 몰라요 요즘은 저도 누우면 그냥 자서 웬만하면 잘 안 누우려고 해요.

참 드라마는 너무 상투적이더라구요.

 Commented by absentia at 2010/01/11 07:33 

음식드라마의 디테일이 너무 약하니 보는 재미가 떨어질 수 밖에요. 최근에 보았던 드라마 중 <심야식당> 정도가 가장 디테일이 좋은 편이었어요(물론 ‘키친’을 소재로 한 드라마는 아니지만). 한국 미니시리즈 절반도 안되는 러닝타임인데도 디테일을 적절하게 배분했던 걸 보면, 아무래도 한국드라마에 너무 쓸데없는 씬들이 많은 거지요.(웃음)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1 09:17

고선생님 말씀대로 사랑하기 바빠서 음식에 대한 디테일을 넣기란 쉽지 않은 일이겠지요…

 Commented by 고선생 at 2010/01/11 09:29 

작년에 방영했던 드라마 ‘식객’이 그나마 음식에 관한 디테일은 좀더 뛰어났던 것 같네요. 그다지 인기 있었던 드라마는 아닌 것 같지만.. 전반적인 주제가 ‘전통한식’, ‘맛의 탐구’, ‘요리대결’이다보니 음식 자체에 비중이 더 갔었죠. 다채로운 한식의 세계, 식재료 이야기, 한식의 세계화 문제도 언급되는 등, 나름대로 흥미로웠던 드라마였어요.

 Commented at 2010/01/11 09:4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10/01/11 09:5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당고 at 2010/01/11 10:58 

저는 케이블에서 하는 <예스 셰프>부터 이번의 <파스타>까지 보고서는, 주방장들은 모두 저렇게 소리를 지르는구나, 하는 편견이 생겨버렸어요. 그런 건가요, 안 그런 건가요ㅠ

 Commented by 카이º at 2010/01/11 16:19 

정말 잘 만드신거 같네요 ㅎㅎ

전 드라마를 안봐서 잘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수준이 조금 부족한거 같기도 하고

그럽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