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가 저장될 때 기록된 음성 데이터나 대체 수정 언어 데이터와 같은 언어 데이터 없이 저장되었습니다

나는 왜 마이크로소프트 워드로 작업하다가 문서를 저장하면 정말 뜬금없이 이런 메시지가 뜨는 이유를 아직도 모른다. 어떨 때에는 뜨고 어떨 때에는 뜨지 않는다. 거의 미친 듯이 저장을 하는 버릇이 있어서(모든 프로그램이든지 거의 한 동작 하고 CTLR+S를 누른다. 새끼로 콘트롤키를, 가운데손가락으로 S를 누른다. 그것도 한 두 세번 정도 연달아) 이런게 뜨면 한 동작이 더 많아지므로 곧 짜증이 나서 프로그램을 죽였다가 다시 띄우는데, 내 컴퓨터의 경우 기본 언어가 영어이므로 다시 그걸 우리말 모드에서 영어 아닌 우리말을 선택해 주어야 하는, 두 단계를 거쳐야만 한다. 이게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아도 하루 종일 워드를 가지고 일을 하면 쌓여서 꽤 짜증이 나는데, 아직도 그 이유를 모르겠다. 다음에 그 멍청한 워드 강아지나 클립이 나오면 쓸데없이 걸리적거리지 말고 이런 데에 답이나 좀 제공하라고 따져물어야 되겠다.

대학원 첫 학기에서 들었던 건축 이론 및 비평 교수는, 뭐 사람을 딱 보면 그럴 것 같다고 짐작은 갔지만 그래도 좀 이상하게도 워드의 그 병신 강아지나 클립을 살짝 병적으로 싫어했다. 숙제를 메일로 보내도, 그냥 내용을 긁어서 메일에 보내지, 절대 첨부파일로 보내지 말라고 했다. 수업시간에도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로그램을 돌리다가 그 놈들이 나오면 얼굴을 찌푸렸다. 이런 것이 바로 pet peeve인 걸까? 나도 왕눈깔 달린 클립은 싫지만, 강아지는 기분 좋을 때면 귀엽던데. 가끔 꼬리도 살랑살랑 흔들면서 아양도 떨고(개 키우고 싶어진다… 뭐 고양이도 나쁘지 않고…).

미국애들은 싫어하는 것도 참지 말고 말하라고 교육을 받았는지, 그런 걸 말하는데 별로 거리낌이 없다는 걸 느낄 때가 많았다. 지금 예를 들자면 딱히 생각은 안 나는데, 온갖 말도 안 되는 것들을 다 싫어한다고 그런 것들로 멈추지 않고 수다를 떠는 애들도 많아서, 별로 좋아하는 것 없이 그 좋아하는 것 없는 힘(=증오?)으로 세상을 사는 나 같은 사람도 질리게 만들어버렸다. 뭐 싫은 걸 싫다고 말할 줄 아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약간 화제에서 삼천포로 향하기는 해도, 회사에서든 아니면 다른 관계에서든 거절을 정확하게 하지 못하면 언젠가는 더 힘든 일을 겪게 되는 것 같다.

문서가 저장될 때 기록된 음성 데이터나 대체 수정 언어 데이터와 같은 언어 데이터 없이 저장되었습니다. 신경써서 읽어본 적은 없었는데, 이제 보니 대체 무슨 뜻인지도 잘 모르겠다. 음성 데이터는 그렇다 쳐도, 대체 수정 언어 데이터는 또 뭘까?

 

 by bluexmas | 2009/12/19 08:37 | Life | 트랙백 | 덧글(7)

 Commented by Cheese_fry at 2009/12/19 08:41 

저는 학교 필기를 랩탑에 하다보니 노트가 날아가면 어쩌나 하는 공포가 있는데요. ms 프로그램중에 원노트는 자동으로 그냥 저장해서 그 점은 편해요.. 한번 살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Commented by sarah at 2009/12/19 10:37 

저는 워드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텍스트편집기를 주로 사용합니다.

그러고보니 얼마 전에 http://www.ommwriter.com/ 이런 걸 써봤는데 참 좋더군요. (애석하게도 Mac용입니다.)

 Commented by ibrik at 2009/12/19 15:35 

저도 MS-WORD를 사용하면서 가장 성가셨던 부분 중 하나입니다.

어떤 버전을 사용하시는지 모르겠지만, 만일 2007 버전이라면 다음과 같이 해 주시면 됩니다.

Word 옵션 -> 고급 -> ‘다음 문서를 공유할 때 정확도 유지’의 하위 메뉴 중 ‘언어 데이터 포함’을 해제

 Commented by 고선생 at 2009/12/19 18:52 

좋은 습관을 가지셨군요. 전 중간세이브를 안 해서 프로그램 오류나 다운되버리면 작업데이타 잃어버린 경우가 한두번이 아닌데…ㅠㅠ 그렇게 혼쭐나고도 요즘도 중간세이브 잘 안하게 되요. 습관이 안된건지. 그나마 큼직큼직한 간격으로는 하긴 하는데.. 아, 세이브 해야지? 라고 퍼뜩 생각이 들면 그나마도 하고, 아니면 또 까먹죠. 전 특히 이미지작업같은걸 할 때가 많은데 그걸 잃어버리면 그 상실감은 정말…

 Commented by SF_GIRL at 2009/12/20 02:08 

로스쿨 교수 중엔 나의 몇가지 pet peeves를 강의계획서에 써서 나눠준 분이 있었어요. 그게 워낙 상식을 벗어나지 않는 거라 (수업시간에 이메일 체크하지말라든가 뭐 그런거요) 별 생각이 없었어요. 그리고 그 강아지도 생각해보면, 강아지 로딩하는 시간이 추가로 몇초 더 걸려서 싫어할 수도 있겠네요. 게다가 강아지든 클립이든 gross한 여자 비서든 좀더 귀여운 캐릭터였으면 그렇게 미움받지도 않았을텐데.

그리고 최신판 워드에선 강아지 자동 출현이 default가 아닌 것 같아요. 아주 한참 그 강아지 못본 것 같은데요.

 Commented by 잠자는코알라 at 2009/12/20 09:21 

요상한 메시지네요. 수정된게 없이 아까꺼 그대로 저장됐다는 뜻인가요? 아무리 읽어봐도 무슨뜻인지 모르겠어요 -_-;;;;

 Commented by 나녹 at 2009/12/22 11:05 

저도 가끔 보는 메시지네요. 꽤 거슬림. 그리고 멀쩡히 잘 저장 됐는데 저장에 실패했다는 둥 하면서 프로그램 리셋하는 것도 싫어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