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나쁜 밤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들어와도 기분이 나쁠 때가 있다. 그건 그냥, 말을 많이 해서 기분이 나쁜 것이다. 무슨 말을 해서, 또는 들어서 그런 게 아니라.그냥 말을 많이 하면 기분이 나빠진다. 그건 무엇보다, 말을 많이 하는 나를 내가 싫어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 얘기를 많이 듣곤 했다. 넌 말이 너무 많아. 남자애가 무슨 말이 그렇게 많니? 정말 심심치 않게 그런 얘기를 선생들로부터 들었다. 계속 그런 얘기를 듣다보면, 결국 어느 한 구석에서 남자가 말을 많이 하는 것은 죄악인가보다, 라는 굴레를 가지게 된다. 당신들이 심어놓은 굴레에 나는 아직도 가끔 고통을 받아요. 그러나 그들은 내가 그들을 스쳐지나갔는지 이제는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어쩌면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굴레를 한 두 개 정도는 심어주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사는 삶은 동화 속에서나 가능하다. 나도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철천지 원수였던 시절이 있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시간은 그럴 때에만 내편이 되어 준다.
# by bluexmas | 2009/12/09 02:26 | — | 트랙백 | 덧글(12)
말이 많아지면 그 속에 한 두개씩 꼭 나중에 후회할 말들이 섞여있거든요.
또한 저도 말을 많이 하는 제가 별로 좋지 않아요.말수가 적은 편이긴하지만,
그렇다고 제 입을 완벽하게 컨트롤 할 수는 없어서요..
전 뭐 강요받은 굴레는 아니지만요. 흐히:)
그냥 실없이 말많은 분은 아니실것 같은데;; 왜 실없이 말많은 사람얘기 들어주다보면 지치잖아요. 포스팅 하시는거 보면 블루마스님은 오히려 실있는(??;;;) 분석이라든가 원리라든가 그런쪽일것 같은데.. 음 그런 얘기하는거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은;;; 저…전 되게 좋아해요!! 암데도 쓸모없을지 모르지만 분석하고 따져보고 가정하고 그런거?;;
죄악이 아니예요!!ㅋㅋㅋㅋ 그러고 보니 무조건 남자가 말많은건 죄악이라는것도 되게 마초적인 발상인것 같네요ㅋㅋㅋ
마초는 인류의 적이 아닐까요(…)
어차피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도 없는 것인데 사서 걱정..
말이 없는 남자는 답답해요…뭘 말해도 묵묵부답….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내 말을 이해는 한건지
말 없는 여자도 뭐 별로 다르지는 않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