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점심

어젯밤에 짐승처럼 짜파게티를 쳐먹었으니 아침은 당연히 건너뛰어야 하는 법… 피곤해서 일찍 일어날 수 없었던터라 그냥 그렇게 자연스레 아침을 건너뛰게 되었다.

어제는 서울에서 볼일이 있었는데, 중간에 시간이 남아 뺑드빱빠에 들러 빵을 한 보따리 샀다. 내가 발로 구운 빵도 맛있다고 드시는 부모님께 진짜 맛있는 빵을 좀 드릴까 해서… 크로와상처럼 버터가 많이 들어가는 빵은 사지 않는데, 너무 오래 안 먹어봤더니 한 번쯤 맛을 보고 싶어져서 한 개를 샀다. 어제 바로 먹었으면 어땠을까 모르겠는데 오늘은 좀 딱딱해졌길래 살짝 구웠더니 부드러운 느낌은 없고 바삭바삭하기만 했다. 크로와상에 어느 정도 부드러운 느낌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너무 오래 안 먹어서 가물가물하다.

옆의 쨈은 거기에서 파는, 직접 만든다는 오디잼인데 먼 옛날 아버지 회사에서 넘쳐나던 오디로 집에서 만들어먹던 기억이 나서 원래 사려던 사과잼을 물리치고 샀다. 뚜껑을 열었는데 생각보다 묽어서 좀 놀랐다. 기억에 오디 역시 펙틴이 만만치 않았던 것 같은데… 하긴 ‘berry’ 로 끝나는 이름의 딸기류 과일에는 사과 같은 과일보다 펙틴이 훨씬 적다. 그래서 공장에서 만들때에는 사과 등에서 뽑은 펙틴을 더해준다고도 들었는데, 어릴 때에 먹었던 오디잼은 진짜 뻑뻑했던 기억이 나서…

우리나라에서 유기농 우유는 한 병에 8천원 정도라 도저히 먹을 수가 없는데, 좀 싸게 나온 게 있길래 맛이나 볼까 사왔다. 대체 젖에 금테를 두른 소들만 유기농 우유를 만드는지 원… 유기농 우유라 그런지, 아니면 일부러 더 질 좋은 우유를 쓰는지 맛이 좀 낫기는 하더라. 그래도 너무 비싸다.

뭐 그렇게 간단한 점심을 먹었다.

 by bluexmas | 2009/11/23 00:13 | Taste | 트랙백 | 덧글(18)

 Commented by 백면서생 at 2009/11/23 00:50 

백퍼센트 = 10% 비싸게 받겠다

청정 = 20% 비싸게 받겠다

무공해 = 30% 비싸게 받겠다

수제 = 손으로 검수를 했다

시골 = 시골에 공장이 있다

유기농 = 소비자 따위가 어떻게 생각하든 내 맘대로 가격을 정하겠다

‘유기농’은 가격 결정의 최종 보스인것 같더군요. 그중 유제품이 최강이구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26 12:24

유기농 보스를 클리어하려면 돈이 많이 필요해서 참 어렵습니다-_-;;; 그러나 솔직히 애들을 위한다고엄마들 주머니를 털게하는 유제품 회사의 광고들 굉장히 싫어합니다…

 Commented by 푸켓몬스터 at 2009/11/23 00:50 

사진을 보니까 유럽사람들 밥먹는게 생각나네요;

일이 일인지라 리조트에서 밥먹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되는데

유럽사람들은 아침에 커피에 빵하나 덜렁 먹더군요;

여기서도 유기농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요구르트 한개에 7천원 넘는게 있는데 도저히 먹을 엄두가 안나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26 12:25

음, 태국에는 유제품이 많이 없나요? 물가가 비싸지 않은 동네라고 생각했는데 요구르트 한 개에 7천원이라니 무섭습니다…-_-;;;

 Commented at 2009/11/23 09:2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26 12:25

짜파게티는 정말 먹고 나면 뱃속에서 불어서 꽉 차는 듯한 느낌이에요. 오죽하면 한 달에 하나도 안 먹겠어요T_T

 Commented by JUICY at 2009/11/23 12:44 

앗, 저걸로 배가 차시나요?

저에게 저건 간식축에도 못낄텐데…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26 12:25

그 전에 뭔가를 좀 먹어서 점심은 간단히 먹었답니다… 🙂

 Commented by 점장님 at 2009/11/23 13:51 

앗, 오디잼 드셨군요. 저도 어제 집에서 오디잼 만들었는데.

어릴 때 집에서 만들었던 잼은 모두 뻑뻑했죠. 딸기잼도 사과잼도 모두

특히 딸기잼 색깔은 아주 거무스름했던 기억이 나네요

장시간 조리가 이유인듯.. ㅎㅎ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26 12:26

그런가봐요. 부모님인 정말 하루 종일 끓이시잖아요… 오디 주스랑 술 등등도 만들어 드시곤 했어요. 오랜만에 오디잼 먹으니까 맛있더라구요^^

 Commented by yuja at 2009/11/23 14:56 

미국에서 싼 건 우유랑 달걀, 소고기 뿐인 것 같아요. 유유랑 달걀이 싼 건 정말 다행이지만 의외로 소고기는 생각보다 손이 가지 않네요. 그래도 역시 유기농 우유도 살만한 가격이란 건 기쁜 일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26 12:27

쇠고기는 월마트 이런데 건 웬만하면 드시지 마시고, 조금 좋은 걸 드세요… 저는 코스트코에서 사다가 얼려두고 먹었어요. 가격도 괜찮고 초이스급 이상이었으니까요.

 Commented by yuja at 2009/11/30 14:10

헉…여기는 코스트코가 없어요. 대신 Hyvee라는 로컬에서 비교적 질높은 농산물을 조달하는 곳이 있는데, 그쪽이 고기도 괜찮은지 알아봐야겠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02 10:02

어디에 계시다고 얘기하신 적이 있는지 잘 기억이 안 나는데요, 홀푸드 같은데 고기도 비싸지만 좋아요. 말씀드린것처럼 초이스급 이상을 사시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이 되네요.

 Commented by 잠자는코알라 at 2009/11/23 15:46 

크루아상 좀 탔어도 맛있어 보이네요 ^^ 뺑드빱빠는 블루마스님 포스팅 본 후부터 한번 가보고싶은 마음뿐인데 근처 갈 기회가 없어서…

얼마전 백화점 버터 코너를 보니 버터가 다 떨어지고 남은건 28000원짜리 유기농 버터뿐이더라고요. -_-; 크기는 손바닥만하던데.. 제 눈을 의심했어요 ㅠ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26 12:27

거기는 일부러 찾아가야되어서 좀 멀죠…택배로도 살 수 있다는 얘기가 있으니 한 번 전화를 걸어서 물어보세요. 사장님 친절하세요^^

그렇게 비싼 버터는 아마 금테두른소에서 나오거나 금가루가 섞인 우유로 만드는 듯-_-;;;

 Commented by 홈요리튜나 at 2009/11/23 16:08 

파리바게트 것은 시간이 지나도 맛있어요 물론 가게 복불복이 있긴 하지만^^;

그나저나 베리종류…몰랐어요 잼하면 딸기잼이니 당연히 더 많을거라 생각했거든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26 12:28

베리 종류에는 확실히 펙틴이 적다고 하더라구요. 크랜베리는 무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아무래도 껍질이 있는 과일의 그 껍질에 펙틴이 있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