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가지 잡담

사실은 이런 잡담이 넘쳐나는 블로그를 꾸려 나가는게 나의 오랜 꿈인데, 어째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1. 어제 어느 동네의 목욕탕에서 황토찜질방에 들어갔는데, 사장과 그 밑의 직원으로 보이는 두 남자가 앉아 있었다. 어떤 여자를 어느 자리에 앉히느냐를 놓고 사장으로 보이는 남자가 연설 비슷한 것을 늘어놓았는데, 앞뒤가 하나도 맞지 않았고, 그저 “내가 하라면 하라는거지” 만이 계속해서 귀를 파고 들어왔다. 저런 사람도 사장을 할 수 있네, 라는 생각을 했다. 뭔가 다른 능력도 있기는 한가보지. 아무렴 신은 공평하니까.

2. 오세훈 서울 시장님의 서명까지 들어있는 마라톤 완주증이 왔는데 두 시간 오분 얼마란다, 기록이. 그럴리가 없다…

3. 어제 청담동 한복판의 빌딩 꼭대기에 있는, 전망도 좋으려면 나름 좋을 수 있는 모 식당에 가서 공짜밥을 먹었는데 공짜라 그런지 참 성의없게 음식했더라. 올해 최악의 음식상을 받을 것 같다. 공짜라 그런 걸까. 먹고 나와서 어이없어 웃었다. 요즘 먹은 것들은 대부분 성의없이 만들어 맛이 없었다. 어느 정도냐면, 굳이 글을 쓰고 싶지가 않을 정도다. 음식 성의 없게 하는 음식점은 용서가 안 된다.

4. 다니던 회사의 소장이 뭐 얼마만인지도 모르는데 메일을 보내서는 ‘집에서 메일을 쓰려는데…’ 라는 얘기를 덜렁 써 놓았다. 그 여자는 ‘집에서 너한테 메일을 쓸께’ 라는 얘기를 서너달 전에 한 너댓번 하고는 연락이 없었다. 아니 뭐 꼭 연락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5. 요즘 동네 체육관에 애들이 없어서 참 마음이 편한데, 신종플루님 덕분에 애들을 데려오지 않는다고 한다. 애를 강아지처럼 풀어놓고 트레드밀 위에서 천천히 걸으면서 살이 빠질 거라고 믿는 엄마들은 참 안됐다.

6. 체육관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자기가 몸이 좋다고 생각하는지 다른 사람들에게 잔소리하기도 참 좋아해서 벼르고 있는 40대 남자가 하나 있는데, 이 남자가 지난 번에 와서는 그 싸구려 음악을 귀가 찢어질 정도까지 올렸다. 이번에도 그러면 싸우려고 벼르고 있었는데, 내가 나갈때까지는 안 그랬다. 아직도 벼르고 있다.

7. 체육관의 불쌍한 트레이너는 하루에 한 18시간을 일한다. 알바트레이너를 구했는데, 얘가 한 달 일하고 돈 받고는 실장한테 문자로 “저 그만둬요” 라고 통보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체육관에는 아직도 충원이 되지 않았다. 다른 사람 건강을 지켜주는 일 하는 사람이 그렇게 일해서 건강을 해치면 참 다들 믿고 찾아올듯?

8. 어제 세 시에 일일 할당량을 마치고 컴도 채 끄지 못한채 쓰러져 자서는 열 시에 일어나서 월드시리즈 마지막 경기를 보며 일을 시작, 중간에 잠깨려 샤워하고 커피마시고 어제 사온 빵으로 점심을 먹고 또 일을 쭈우우욱 하다가 다섯시 반 조금 못 되어 일어나서 운동을 하고 집에 와서 저녁을 대강 차려 먹고 또 일을 했다. 그러다가 쉬는 시간에는 블로그질을 하거나 메일을 쓰거나 설겆이를 하거나 뭐 그런다. 손이 좀 불쌍하다.

9. 여행을 좀 가고 싶은데, 그게…T_T

10. 내일은 정말 새벽에 나가봐야 된다. 그러니까 지금 자야된다.

11. 잡담이 좀 잡담 같이 들릴까? 다양성이 없다는 느낌이 들어서 어째 잡담으로 자격미달인 것 같다. 나는 잡담도 잡담같이 못하는 인간이었구나?

12. 사실은 술을 한 잔 먹고 있었다. 아니, 정말 딱 한 잔만 먹었다…

13. …….(……;)

 by bluexmas | 2009/11/06 00:22 | Life | 트랙백 | 덧글(24)

 Commented by 펠로우 at 2009/11/06 00:27 

제국 양키 악마들이 또 우승했더군요 ㅠ.ㅠ 이 놈들이 잠시 MLB 안보는 사이에 싸바시아, AJ 버넷 등 죽여주는 투수들을 돈으로 데리고 오고;; 내년에는 양키를 끌어내릴 양질의 팀들이 많이 나타나길 바랍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07 23:46

하하 펠로우님은 양키스를 참 미워하시는군요;;; 그래도 젊은 선수들을 좀 키워서 그런 부분에서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른 팀이 잘 하는 것도 보고 싶기는 하죠^^

 Commented by 펠로우 at 2009/11/08 00:23

2천년 시드니 올림픽때가 생각나는군요. 아직 유망주를 모르던 시절, 잘 아는 지인이 ‘미국팀에 1번유망주 싸바시아가 합류못한다’ 소식을 전해줬죠. 그럼 미국팀이 약할 거라 생각했는데 웬걸, 벤 시츠가 일본을 잡았네요. 이 친구 공이 굉장해서 ‘야호,한국전에 시츠가 못나오는구나’했더니 웬걸, 로이 오스왈트가 한국전 2경기에 나와서 막아내고…

시츠랑 오스왈트의 공을 보고 ‘도대체 싸바시아란 괴물은 어떻길래’ 경외감에 싸인 적 있습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10 17:42

시츠랑 오스왈트도 뛰어나지만, 사바시아는 괴물이죠. 키가 2미터 가까이 되고 몸무게도 한 150되나? 역도선수가 야구를 하는 느낌입니다-_-;;;

 Commented by Amelie at 2009/11/06 00:29 

이런게 잡담인거죠.

잡담 블로그 좋아합니다.

블로그의 매력 이라고 생각해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07 23:46

네, 보다 더 많은 잡담을 하고 싶어요…T_T 시간이 좀 나야 되는데…

 Commented by 잠자는코알라 at 2009/11/06 00:38 

잡담도 왠지 체계적으로 하시는듯해요. 뭔가 흐름이 있어요. =_=;;;

저도 여행이 가고싶은데.. 어떻게 시간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여유가 안 생기네요. 일이고뭐고 다 바닥에 내팽개치고 떠나고 싶은데 마음뿐이네요. ㅠㅠ 맥주 한 캔 따야겠어요.. ㅠ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07 23:47

아 저도 뭐하면 술만 계속 마셔서… 술 작작 먹고 어디 여행 좀 갔다와야겠어요, 이 일 좀 끝나면…

 Commented by 제이 at 2009/11/06 00:51 

여행은 저도 좀;;;;; 전 시간도 많은데 왜 이럴까요.

(주정뱅이~ 소근소근 ㅋㅋㅋㅋ)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07 23:47

제이님은 신랑하고 같이 가셔야지요~ 신랑이 많이 바쁘면 힘드겠어요.

 Commented by 제이 at 2009/11/08 05:39

혼자가자니 신랑에게 의리를 지켜야하고-_-;;

둘이가지니 신랑이 바빠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10 17:41

그래도 같이 가시는게 부분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mmented by 푸켓몬스터 at 2009/11/06 01:15 

1. 까라면 까는 자본주의의 세계 ㅋ

2. 본인의 기록이 2시간 5분?? 우왕!?

3. 한국에선 빨리먹고 나가세요라는 느낌의 음식이 많던데…

4. 나중에 밥 먹자 같은 이야기군요

5. 저처럼 굶으면 빠지기는 하겠죠 ㅠㅠ

6. 덜 찬 수레라서 여전히 요란한듯

7. 18시간을 일하는 근성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군요;

8. 저는 핸드크림 구입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은근히 손이 상하네요

9. 푸켓은 좋은곳이죠…

10. 저는 그나마 스케쥴 끝이라 술을 마실까 고민중 2시간동안

11. 잡담이 별거 있겠습니까 껄껄

12. 저도 딱 한캔은 마셨는데 아쉬웁네요

13. ㅜ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07 23:48

아 네 뭐 두 시간 오분인데 사실은 두 시간 삼 분이었어요. 뭔가 이상해요(최고 기록은 1시간 57분이었는데T_T)… 아무래도 푸켓 한 번 가봐야겠네요;;;

 Commented by 홈요리튜나 at 2009/11/06 08:15 

블루마스님의 잡담은 생산성 있는? 잡담이예요

잡담도 조근조근 차분히 하시구….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거야 이럴거면 아예 쓰지마 스러운 것도 정말 많아서^^;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07 23:49

흐흐 밤에 쓰고 아침에 일어나서 벌쭘하면 그것보다도 괴로운게 없죠^^;;; 그걸 이겨내야 되는데 쉽지는 않아요…

 Commented by 닥슈나이더 at 2009/11/06 08:27 

1. 돈이 많아서

2. 서울시의 신비…

3. 뭐… 전 그런데 무디지만.. 제가 느끼는 음식점도 있습니다..^^;;

4. 흠…. 그녀가 블루X마스님께 관심을??

5. 그러나 결혼의 부산물은 애….

6. 흠… 아마 그나마 잘 안다고 생각하는게 웨이트 운동 밖에 없을듯…

7. ㅠㅠ;;

8. 이거슨 자택근무의 실상~~!!

9. 겨울 스포츠 하시면… 1월 16일에 보드타러 일본으로 떠나는 제가 있습니다…

일정은 4박5일…. 혹시 관심있으시면 문의를…

10. 성공하셨기를…

11. 잡담같은데요…

12. 이거슨 혼자사는 남자~~!!

13. ……….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08 01:47

아 그 소장은 50넘은 애엄마에요;;; 대체 무슨 말씀을 T_T 저도 보드 같은 것 타보고 싶은데, 아마 올해는 그렇고 내년쯤에는 가능할까요… 항상 싸돌아다니는 여행을 좋아해서 그렇게만 휴가를 쓰게 되네요. 이제는 자영업자라 휴가도 없지만…

 Commented by 나녹 at 2009/11/06 08:39 

18시간 일하는 트레이너는 좀 안됐네요. 꼭 알바 구하길 바랍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08 01:47

사람이 죽어가고 있더라구요…;;; 곧 알바 구한다는데 카운터에 앉아있다가 쓰러져 죽을지도;;;

 Commented by SF_GIRL at 2009/11/06 10:35 

잡담블로그 저의 지향점이기도 합니다.

8. 설겆이>>설거지. 요리나 뒷정리 하시면 핸드크림 쓰셔야 해요. 저같이 건성 피부는 사부작사부작 음식 조금 하는데도 자주자주 손에 크림 바르는데 이제 건조한 계절이 오면서 더더욱 필요할 것 같아욧.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08 01:48

저의 지향점이기도 한데… 어째 잡담이 더 어려운 것처럼 느끼는 이유는 뭘까요?

저도 핸드크림 쓰는데, 게을러서 그런 걸 잘 안 바르고 다니는 게 문제죠. 특히 발바닥은 외계인 수준이라 올 겨울도 어떻게 넘길지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at 2009/11/06 10:3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08 01:49

아 그런 인간들은 몸 잘 만들었다고 다른 사람들은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하나봐요. 전 몸이 구리지만 좋아지더라도 그러고 싶지 않을 것 같거든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