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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역꾸역 써서, 드디어 천 번째 글. 누가 그렇게 열심히 봐 준다고…
문: 네? 아무리 가짜라도 그렇지 명색이 인터뷴데 ‘문’이 먼저 나와야 되는거 아닌가요? 어째 시작부터 좀 불길하네요.
답: 무슨 상관이에요, 어차피 가짠데. 그나저나, 맞춰볼까요?
문: 네?
답: 재수없다는 얘기부터 하려고 그랬죠? 또 저 따위 사진 올려 놓는다고.
문: 아니 뭐, 이번엔 꼭 그런건 아니었는데…어쨌든, 또 저 따위 사진을 올려 놓는군요.
답: 내가 내 블로그에 내 사진 내 맘대로 올리겠다는데, 뭐 재수없다 있다 잔소리가 많으신지. 어째 블로그는 글을 쓰는 면이 커서 그런지, 정면 사진을 떡허니 올려 놓는건 적응이 안 된다니까요.
문: 뭐 그러시군요… 어쨌든, 사진 얘기는 그만 하고 제대로 인터뷰나 한 번 해 보지요. 뭐 중간에 문을 좀 닫아 놓기도 했으니 실제로 블로그를 제대로 꾸려온 건 2년 하고도 몇 개월 되었는데, 그럭저럭 천 번째 글을 쓰게 되었네요. 뭐 누가 본다고 꾸역꾸역 써서.
답: 네, 뭐 잘난 거 하나도 없고 아무도 안 보고 또 덧글도 거의 안 달리는데 꾸역꾸역 써서 천 번째 글이 되었습니다. 뭐 그래서 불만이신지요? 아마 그러실 듯. 어쨌든, 매번 떨어지는 번호대에는 뭔가 좀 시간을 들려서 쓰는 걸 올려왔던 터라, 이번에도 그걸 좀 생각하고 글을 올렸더니 며칠 동안 그렇고 그런 글들만 올렸네요. 오늘 이 가짜 인터뷰까지 올리면 또 당분간 꼴리는 대로 올릴 생각이에요. 규칙 같은 것 없이 쓰겠다고 생각해서 만든 블로그에다가 아무도 신경 안 쓰는데 혼자 규칙 따위 만들어서 전전긍긍하며 이거 따라야 돼, 말아야 돼 따위 생각이라도 하고 있노라면 스스로에게 분통이 터질 때가 있더라구요. 난 뭐 이 따위야… 라고. 어쨌든, 글쎄 저도 잘 모르겠어요. 천 번이라는 데에 어떤 의미를 둬야 될까요. 뭐 가끔 사람들이 그런거 올리더라구요. 손님 몇 명 돌파, 거기에 클린힛이면 겹경사! 트랙백 오백개 돌파, 또 뭐가 있지? 아, 요즘은 또 링크 수가 있군요. 링크 하신 분 얼마 돌파! 뭐 밸리 올라가고 인기글 되고 추천 받으면 인증 스크린샷도 올리고… 뭐 저도 그런 걸 하도 많이 봤더니 아, 이런 건 해야 되는거구나, 싶어서 뭐 가끔 화면 갈무리도 해 놓고 그렇습니다만. 그건 다 그냥 쓰는데 부수적으로 얻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의미를 안 둘 수는 없지만 또 의미를 너무 많이 두고 싶지는 않아요. 달리 말하자면, 하루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는지, 그것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 때문에 내가 쓰고 싶은 것, 아니면 쓰는 시각이나 방법 같은 것을 바꾸고 싶은 유혹이나 또 바꾸게 만드는 무의식적인 노력 따위에서는 자유롭고 싶다고나 할까요? 분명히 그 모든 것들 사이에 그렇게 선명하지는 않은 경계선이 있을거라 생각하는데, 어느 정도로 의식하고 또 의식하지 않는 것이 최선인지 몰라서 가끔 생각이 많아지죠.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저도 이 블로그 꾸려간지가 몇 년인지라, 예전부터 오시는 분들이 지금 글들을 보시면 사람 변했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죠. 설사 그걸 절대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저도 제가 모르는 사이에 변할 수 있는거라서.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 블로그나 저나 어째 숙명이나 형별처럼 절대 ‘메이저’ 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나 뭔가 올려놓고 ‘제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 저 맞죠?’ 하는 식의 무의식적인 동조를 구하는 듯한 분위기는 절대 만들고 싶지 않아요. 가식 없는 인간은 될 수 없어도, 이것보다 더 가식적인 인간은 되고 싶지 않다니까요. 이건 좀 다른 얘긴데, 어떤 부류의 사람들은 대놓고 물어보기도 하던데요? 저 가식적이죠? 라구요. 그럼 거기엔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요? 듣고 싶은 대답이 있어서 물어보는 걸까요, 아니면 솔직한 대답을 듣고 싶어서일까요? 어차피 가식은 인간으로써 원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피할 수 없다고 스스로 정당화 하더라도, 그 두께 만큼은 인위적으로 불리고 싶지 않은게 저의 초라한 바람이라고나 할까요. 사람은 못 되어도 괴물은 되지 말자면서요? 전 어차피 사람 못 될 종자인 건 아니까, 그건 못 되어도 괴물은 되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아니, 벌써 괴물 되었으니 더 괴물되고 싶지 않아요.
문: 그렇군요. 뭐 요즘은 다시 음식 관련 글들을 많이 올리던데요.
답: 네, 뭐 남들 보여주려고 음식 만들어 먹는 건 아닌데, 어쨌든 계속 만들어 먹다 보니 그렇더라구요. 그러나 저는 스스로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애매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레시피를 올려놓기는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레시피를 나누고 싶은 것이 목적은 아니니까요. 그리고 최종 결과물이 결국 먹는 것이니까 먹기는 하지만, 어떨 때에는 보면 먹는 것보다 그 먹는 것에 관련된 지식을 쌓는게 더 즐거울 때가 많아요. 이를테면 실기보다는 이론을 더 좋아하는거죠, 빌어먹을 직업을 찾는 과정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게다가 요즘은 정말 맛집 찾아가서 ‘리뷰’ 하는게 유행인데, 저는 여러가지 이유로 외식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밖에서 밥을 먹을 일이 일주일에 한 번 될까 말까 해요. 게다가 밖에 나가면 어디에서 머무르는 건 또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서 웬만하면 어디 가서 커피를 마시거나 케잌을 먹거나, 이런 건 또 하지 않죠. 먹으면 살찌니까 먹을 수 없다는 슬픈 현실을 또 별개의 것으로 생각하더라도. 그래서 사진도 올리지만 그 음식을 만드는 과정이나 음식에 얽힌 얘기 등등을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 걸 더 좋아하는데, 사실 그게 사람들에게 얼마나 재미있게 읽힐지는, 저도 모르죠. 물론,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그걸 엄청나게 의식하면서 쓰는 건 아니지만… 아마, 의식해서 썼더라도 똑같았을거에요. 의식한다는 사실만 다를 듯. 어차피 하고 싶은, 그래서 나오는 얘기는 똑같을거라고, 스스로가 아주 잘 알고 있으니까.
문: 음, 한 마디 물어보면 열 마디 흥분해서 늘어놓는 건 여전히 변함이 없군요. 뭐 화제를 좀 돌려보죠. 대체 요즘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실직의 기간이 꽤나 길어지고 있는데… 살만하신지?
답: 네, 뭐 살만 하죠.아주 살만 합니다(웃음). 그냥 신선 놀음 하면서 살고 있어요. 늦잠 자고, 운동 하루에 두 시간씩, 일주일에 여섯 번 하구요. 남는 시간에는 그냥 뭔가 생각나는 대로 계속 쓰구요. 요즘 날씨가 더운데 저녁에는 나가서 산책하고 뭐 시장도 보고… 그냥 그렇게 살고 있죠. 돈을 안 벌고 있다는 슬픈 현실 외에는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잘리고 나니까 역시 사회생활이라는거, 나 같은 인간은 안 하는게 같이 얽히는 사람들의 불행을 방지하는 것 같아서(웃음).
문: 보통 사람들의 시각에서라면 다분히 패배주의자처럼 들릴 얘기네요.
답: 네, 뭐 더 쿨하게 얘기하자면 ‘루저’ 라고 부르면 될까요(웃음)? 그럴지도 모르죠, 제가 루저일지도. 처음에 회사 잘리고 나서 참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했는데, 저는 그렇게 사람들 사이에 안 있는게 행복하더라구요. 뭐랄까, 사람들 사이에서 말하고 행동하는 저를 마치 제 삼자를 보는 것처럼 보고 있노라면, 제가 아니거나 좀 딱하게 보일 때가 있어요. 스물 다섯이면 그런가보다 할텐데, 서른 다섯에도 그러는 걸 보고 있노라니 기분이 별로 안 좋더라구요. 어차피 뭐 하고 싶은 게 더 이상 사람들 사이에서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구요. 뭐 근데 웃기는 건, 이런 얘기하면 다들 나도 그래, 나도 그래 라고 하면서도 또 찾아보면 별로 그런 사람도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내가 좀 제대로 루저인듯.
문: 그런 것 같네요. 여전히 까칠하시기는.
답: 네, 제 버릇 개 못 주죠. 날씨가 이래서 더 그런가봐요. 게다가 모니터가 열을 엄청 많이 만들어내서 여름이면 정말 괴롭네요. 땀이 줄줄 흘러요.
문: 아주 가끔 이런 자리가 생기니까, 그때마다 이런 걸 물어보겠다고 생각하다가 못 물어보는 것 같은데, 왜 쓰세요?
답: 몇 번 인터뷰 좀 했다고 편하게 생각하시는지, 아주 선문답 같은 걸 들이대시는 군요. 글쎄요, 뭐 내가 이런 사람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쓰고 싶어하는 사람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나는 왜 다른 것 말고 쓰는 걸 하고 싶어할까 따위의 생각을 한 때 너무 많이 했었는데, 여기까지 와서 생각해 보니까, 이거 아니면 하고 싶은게 없네요. 아니, 사실은 그래요. 하고 싶은 건 참 많아요. 결국 회사에서 잘렸지만, 건축 계속 하고 싶죠. 아직 내 손으로 디자인한 건물도 변변히 없고, 또 경험도 쌓다가 말았고, 면허도 따야 되니까. 또 가끔은 정말 진지하게 음식을 만들어 볼까, 생각할 때도 있어요. 뭐 그래봐야 페이스트리 쪽이겠지만. 내가 돈을 벌겠다, 벌지 않겠다의 문제 말고, 그냥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만을 놓고 생각해보면 이거 아니고도 하고 싶은 건 많을거에요. 그러나 내가 그런 것들을 계속 하겠다고 밀고 나간다 한들, 중간에 당연히 듣게 될 비판에 쓰는 것보다 덜 무감각해지지 않을까 싶어요. 뭐 말하자면 뭐든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려면 누군가한테 욕 먹을 것도 감안하고 좀 뻔뻔스럽게 밀고 나가는, 그런 힘이 필요한데, 이거 아니면 더 이상은 그런 힘이 안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뭐, 그렇다고 원하는 만큼 뻔뻔해지기도 힘들더라구요. 뭔가 오늘 써 놓고서 다음 날 혼자 얼굴 벌개져서 ‘아 #발 괜히 이런거 올렸나?’ 생각할 때도 많으니까요. 어쨌거나, 이제서야 돌아보면 건축을 오랫동안 했지만, 저는 뻔뻔스러울 수 없었기 때문에 실패할 수 밖에 없지 않았나 싶어요. 건축을 하는 사람은 뻔뻔스러워야만 하더라구요. 어쩌면 다른 분야보다 더. 누군가와 디자인 때문에 진짜 죽어라 우기고, 싸우고 또 돌아서서 ‘아 내가 틀렸잖아’ 라는 생각이, 아마 그렇게 싸우기 이전 부터 들었다고 해도, 그걸 내색하면 안되는 직업이 건축이더라구요. 인정하면, 속으로라도 인정하면, 지는 거니까요. 저는 그런데 그렇게 할 수도 없었고, 하고 싶지도 않았어요. 할 수 없는 건 문제가 아닐 수 있는데, 하고 싶지 않았던 건 문제였죠. 그래서 결국 내 ‘커리어’가 안 풀렸던 거니까. 때때로 했던 인터넷 서핑이나 한 시간 반 짜리 점심이 100% 원인이 아니었다면. 그래서 그 바닥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정말 이렇게 말로는 ‘우겨야 되는거야’ 라고 생각해도, 남 우기는 꼴 보기 싫고, 나 우기는 꼴은 더더욱 보기 싫거든요. 그러므로 이제는 도박만이 남은거죠. 길을 찾으면? 밥은 먹고 살지도 모르고, 아니면 뭐, 가장 값 나가는 기타부터 팔아야죠. 그것도 상대적으로 값 나가는 거지, 사실은 별로 비싸지도 않지만. 어차피, 이제는 나이도 여건도 이렇게 시도하지 않으면 나아갈 수가 없겠더라구요. 지난 몇 년 동안 회사 다니면서, 낮에는 회사원, 밤에는 아무도 모르는 무엇인가, 가 되는 삶을 시도해봤지만, 결국 나는 회사원도 아니고 아무도 모르는 무엇인가도 아닌, 그냥 아메바 같은 존재처럼 사는 기분이더라구요. 낮에 회사에선 밤에 가졌던 감정의 찌꺼기를, 또 밤에 집에 돌아와서는 낮에 회사에서 가졌던 감정의 찌꺼기를 안고 살았으니까요. 어차피 아무데도 안 속하고 싶은데, 그걸 인정하지 못하고 발악을 한거죠. 지금으로써는 그냥 플러그를 뽑아주신 회사에 감사하는 수 밖에.
문: 네에.
답: ……(물을 마신다)
문: 그럼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신지요?
답: 네 뭐 계속 쓰면서 기회를 노리는 거죠. 뭐 운동도 하고 밤에 산책도 나가고, 신선처럼 살고 있기는 하지만, 웬만하면 회사 다닐때 일과시간에 일하는 시간 만큼은 제가 원하는 게 있다면, 그걸 하기 위해서 쓰려고 하고 있어요. 아 뭐 회사를 안 다니면서 할 수 있는 뭔가를 하고 싶다고 생각한다는게, 그렇게 어딘가 속해서 일을 안 하고 싶다는 얘기지, 일을 그렇게 많이 하고 싶지 않다는 얘기는 아니어야 하지 않을까요? 언더그라운드 락 뮤지션 되고 싶다고 형들 연주하는 건 안 본받고 몰려다니면서 술 쳐마시는 것만 본받으면 안되는 것처럼. 요즘 아이돌 그룹이 얼마나 미친 듯이 연습하는데요. 얼굴도 대대적으로 기획사 통해 관리 받아서 훨씬 곱고. 그냥, 월별로 하나 둘 씩 계획을 세워 놓고, 혼자서 마감 정해서 맞이하듯, 그렇게 무엇인가 하고 있어요. 그렇게라도 해야 뭔가가 되니까요. 그래도 계획을 하거나 그 계획하는 걸 지키거나, 뭐 이런 건 언제나 문제가 없어왔고, 또 차라리 혼자 그렇게 짜서 따라가는게 편한 사람이다 보니 요즘은 별 부담이 없더라구요. 누군가는 또 돈 많아서 돈지랄한다고 그럴지도 모르는데, 회사 다녔을때 누군가처럼, 요즘 시장에 묵이랑 오이가 싸서, 그것만 먹고 살아도 충분해서 그렇게 사니까 별로 돈지랄은 아닐 듯. 어쨌든 올해 말까지는 저 자신에게 기회를 한 번 주어보기로 했어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어쨌거나 뭐든 먹으면 그만일테니까요. 죽이면 좀 빨리 소화되어서 금방 배고파질 테니 그게 조금 걱정이죠. 그러나 뭐.
문: 네에. 앞으로의 계획을 물어보니 어째 인터뷰를 끝내야 될 것 같지만, 생각이 난 김에 또 하나 물어보죠. 그래도 몇 년 다른 곳에 살다가 온 셈인데, 어떻게 적응하면서 살고 계신지요?
답: 네, 뭐 언제나 내가 내 나라를 싫다고 말하면 결국 내 존재를 부정하거나 내 얼굴에 침 뱉는 꼬라지이기 때문에 그런 얘기는 할 필요 없는 것일테구요. 다 사람 사는데 미국이나 다른 나라가 딱히 지상 낙원도 아니고… 이러저러한 이유로 오산 시골구석까지 내려왔기 때문에 서울 왕래가 쉽지 않아서 좀 문제이긴 한데, 오히려 그게 어쩔 때에는 장점으로 작용할 때가 있어요. 그럼 도저히 귀찮아서 밖으로 나가고 싶은 욕구마저 누르고 집에 앉아 있을 수도 있고, 또 그러면 뭔가라도 하게 되니까요. 그렇다고 널부러져서 낮잠 쳐자거나 술 마시게는 또 잘 안되는 깝깝한 종자인지라… 역시 가장 좋은 건, 많이 걸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걷는 걸 좋아하니까, 걸으면서 생각하는 시간이 가장 좋더라구요. 미국에 있을 때에는 그걸 못해서 운전하면서 생각을 많이 했는데, 아무래도 그건 좀 위험하거든요. 130으로 밟으면서 시끄러운 음악 틀어 놓으면서 또 생각하면서… 이건 아무래도 좀 그래서 일년에 한 두 번, 걸어다닐 수 있는 곳으로 여행을 가곤 했는데, 이젠 바쁘고 정신없는데에 사니까 또 바쁘고 정신 없는 곳으로 여행 가고 싶은 충동은 없을거에요. 그럼 잘 된건가? 마장동에 고기 냄새 맡으러 가야 되는데, 그 동네 근처에서 누군가 만나는 약속을 잡을 수 있기 전에는 귀찮아서 안 갈 것 같아요. 이제 한 여름이면, 고기 비린내 정말 죽이는데, 이 계절이 지나기 전에 냄새 맡으러 가야죠. 같이 가실거죠?
문: 네에? 제가 당신이니까 싫어도 같이 가겠죠? 사실 싫지만(…). 어차피 끝도 없이 주절거리실 것 같긴 한데 또 내일 입을 셔츠를 다리시려면 열흘 전에 샀지만 포장도 뜯지 않은 스팀다리미부터 설치해야 되니까 이제 그만 가시죠. 마지막으로 더 주절거리실거라도?
답: 뭐 그럴까요? 주절거리는 거라면 자신있는데. 스팀다리미 좀 걱정은 되는데, 한경희 생활과학 평판이 별로 그렇게 좋지는 않은데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거라…또 아줌마 인상도 솔직히 별로고, 김정은은 더더욱… 그래도 인터파크 신한카드 3개월 무이자니까 참아야죠. 어쨌든, 마지막이라면, 제발 부탁인데 신경 쓰고 싶지 않으니까 링크한 사람 수 나오는거 좀 없애줬으면 좋겠어요. 뭔가 쓰고 싶은 거 썼는데 올리고 바로 링크수 줄어드는 거 보면, 아 이거 보고 지웠나? 싶어서 신경 쓰일때 있다니까요, 또 내가 좀 소심한 인간이어야지.
문: 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답: 농담도… 남는게 시간인거 아시면서.
문: 네에. 그래도, 격식은 지켜야죠.
답: 네에, 어련하시려구요.격식 따위가 죽도 못 먹여준다는 거 여태껏 뼈저리게 배우셨으면서.
문:……(어째 오늘 좀…;;;)
# by bluexmas | 2009/06/21 23:23 | — | 트랙백 | 덧글(23)
이런 잡답성(?) 인터뷰 재미있고 좋아요. ^^
계속 들러주세요, 감사합니다^^
답이 먼저 나온 것도 귀엽네요 ㅎㅎㅎ
링크수 신경쓰이죠. 나노 마음 좋아요. 하하하하
링크수 자체가 신경 쓰이는 건 아닌데, 버림받는 것 같아 가끔 마음이 그렇죠 뭐. 말씀해주신대로, 나노 마음 어디 가려구요, 하하하 T_T
비공개 덧글입니다.
답글 달겠다고 아이디 만들었으니 말다했지? ^^;
크 한국왔었는지도 몰랐네..
너답게 잘살고있는듯 인터뷰 짱-
꽉찬 천개 텍스트들 언제 다 읽어보냐 ㅎㅎㅎ
화이팅~
한국은 워낙 좋지 못하게 와서 아무에게도 안 알리고 있어요, 동굴 속 삶을 지향… 나이 먹을 수록 더 비뚤어지고 그래서 계속 비뚤어진 글만 쓰고 있는 현실…
곧 한 번 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