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의 굴욕

남의 나라에서 몇 년 살다보니 놀란게 생각보다 김치를 아는 미국인들이 많다는 사실. 뭐 기숙사에 살았는데 같이 방 쓰는 친구가 한국애-그 한국애는 먹은 김치병을 기숙사방에 차곡차곡 쌓아놓아서 아마 가장 미친 한국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나를 만나기 전까지는…이거 칭찬이었을까?-라 김치를 먹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맛있었다는 애도 봤고 어디에선가 먹어봤는데 도저히 아니라는 사람도 있었다. Perfect Scoop 등등으로 유명한, Dave Lebovitz라는 Pastry Chef는 파리에서 살면서 블로그를 꾸려나가는데 한참 내가 그의 블로그를 찾아갔을 때 손수 만들었노라며 김치의 사진과 레시피를 올린 걸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가 만든건 무국적 이종 김치였는데, 무엇보다 식초를 넣어서 김치의 신맛을 재현하려 했다는 사실에 나는 어이가 없었다. 그래도 명색이 유명한 chef인 사람이 아무리 남의 나라 음식이지만 그 신맛이 그냥 식초를 넣어서 나오는지 발효되어서 나오는지도 모르나? 더 어이없었던 것은 ‘김치라는게 이러저러이러저러하다’ 라고 답글을 달았는데 한국계로 보이는 듯한 여자애들이 남기는 답글에는 온갖 정성 넘치는 답글을 남기면서 내 답글은 씹었다는… 뭐 잘 나가는 Pastry Chef인지 뭔지 알게 뭐야, 당신이 만드는 음식따위는 먹고 싶지도 않을 듯, 이라는 생각으로 나는 그의 블로그에 다시 찾아가지 않는다. 책도 한 권 사서 아이스크림 만들어보려고 그랬는데, 그 계획도 취소. 나 한 사람이 그의 책 한 권 사나마나 그에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겠지만, 글쎄…

어쨌든, 지난주 이 동네 신문의 음식란에 소위 말하는 ‘김치’ 라는 것의 레시피가 소개되었는데, 사실 이건 굴욕에 가까웠다. ‘오이김치’ 라는 명목하게 오이와 파, 당근 등등을 대강 썰어 뭔가 말도 안 되는 고추가루 등등에 젓갈도 없이 무친 정체불명의 야채가 김치라니, 이건 명백한 굴욕… 나는 시간을 쪼개 기사의 담당자에게 메일을 써 보냈다. 마침 주말에 깍두기도 담궜겠다, 사진도 곁들여서, 그러나 공손하게.

As a passionate reader of Thursday’s food section, I would like to say that last week’s edition was very interesting as you featured some international food recipes including Kimchi, which has been the staple of Korean’s diet for more than few

hundred years. However, I think I have to point out that it couldn’t be kimchi unless it calls for some kind of fermentation agent as that is the core feature of it. Looking  back the history, kimchi was developed to store the vegetable when the

refrigeration had not been available and the storage for the extensive amount of time was possible by curing and fermentation process. For the fermentation agent, salt cured fish is most common, the likes of anchovy or shrimp. If you don’t put any fermentation agent, then it is kind of salad called Namul.Namul doesn’t need aging process and is eaten fresh. 

The overall process of making kimchi is:

1. Wash and cure the vegetable with salt: excessive water from the vegetable is extracted by osmosis and this helps storage of kimchi for the extended period as not only the water is extracted from the vegetable, but the level of saltiness is enhanced by the vegetable has less water (the salt doesn’t make the vegetable salty).

2. Toss with ground red pepper flake, salt-cured fish and other ingredients like scallion, garlic, ginger, etc. As mentioned, the most important ingredient is fermentation agent like salt-cured fish. Some other kimchi calls for rice or wheat flour paste for the agent, when strong fish smell and flavor are not desired.

3. Aging in room temperature. This is very important as fermentation process develops distinct smell and flavor of kimchi (I guess this is very much acquired taste). For the room temperature, it will take one to three days to age, but it is very

important to stop the process before full fermentation as the kimchi will be too sour once after reachingto the full fermentation. At that point, kimchi should be refrigerated to stop or slow the process. Specialized

refrigerator for kimchi has been very popular in Korea, as well as Korean household in US (you can find them easily

in Korean Grocery store around metro Atlanta area, like Super H Mart), as it helps smooth aging process and keep the kimchi fresh by maintaining optimized temperature. Once I visited the blog of David Lebovitz, renowed pastry chef of Chez

Panisse and and author, with excellent pastry related cookbooks like Perfect Scoop, and I had found out that  he once

posted his kimchi recipe with putting white vinegar to achieve its sour taste. While I believe the sourness can be achieved by white vinegar, I am sure that sourness will be very different than original sourness by fermentation.

This topic can be a really long one, as there are so many variety in kimchi by ingredient, region and so forth, but I believe this is the core and basic information which can be applied in almost all kind of kimchi, so I would like to share with you. Last year, I tried to establish the blog about Korean food I used to cook briefly and stopped(I didn’t have time to do it as I already have my main blog in Korean), and I wrote brief article about the basics of kimchi. You can see it in

http://bluexmas.wordpress.com/kimchi-101/

Anyway, I hope this helps, and please let me know if you need more.

P.S:

1.you can put carrot in the kimchi, as there are myriad variety, but it is not really common or main ingredient. When put,

carrot is supposed be either garnish or flavor enhancer with relatively smaller amount than other vegetables.

2. I happened to make kimchi last weekend and am send you the picture of it. This one is called Ggagdugi, the kimchi with diced radish. The name is originated from the that diced shape. I always use modernized recipe from kimchi cookbook

otherwise it is very hard to achieve the flavor.

이런 메일을 보고 답장을 받기를(그래도 보낸게 용해, 기자님이신데-), 자기한테 레시피를 준 사람이 만든건 김치의 해석 interpretation이라고… ‘야, 너 많이 아는데 어떻게 이 내용을 신문에…?’ 라는 반응과 함께. 젓갈도 안 들어가는 무국적 이종 야채 무침을 김치의 interpretation이라고 일컫는다면, 우리는 옛날에 국어책에서 배운 대로 ‘역시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되는군요’ 라는 클리셰를 읊여주는 수 밖에 없는 것 아닐까. 거의 모든 음식문화가 이 ‘Melting Pot’ 이라는 미국에 오면 망가진다. 그리고 그렇게 망가진 음식 문화는 다시 세계 각국으로 미국의 딱지를 달고 퍼져나가 그 나라의 음식문화를 망치고. 적어도 ‘대중’ 음식문화에 관한한, 미국이라는 나라는 할 말이 없다. 거의 원죄를 지은 것과 다름이 없으니까.

혹시 어이없는 레시피를 직접 확인하고픈 분은 여기로.

 by bluexmas | 2008/09/25 12:15 | Taste | 트랙백 | 덧글(5)

 Commented at 2008/09/25 16:5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8/09/26 01:0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8/09/26 12:55 

비공개 1님: 깍두기 담그셨잖아요! 비공개님 깍두기 맛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비공개 2님: 삐졌다기보다는 이건 아니다 싶었던거죠. 일부러 한 번 더 남겨봤는데 여지없이 씹히더군요. 그래서 안녕을 고했죠. 물론 그는 모르지만.

사실 파스타 원료인 세몰리나가 웬만해선 잘 불지 않는데, 파스타로 죽을 만들려고 했나보네요. 푹 삶는 파스타라…

사실 저는 억지만 부리지 않는다면 변용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봐요. 저 레시피도 어이가 없는건, 발효를 시키지 않으면 김치가 아닌데도 김치라고 말하는 자체인 것이지 뭐 저 음식을 만다는 자체는 아니니까요. 가장 중요한 원칙은 음식마다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어서 피자는 도우가 가장 중요하니까 그 도우만 잘 만들어진다면 뭐 김치에 삼겹살 얹어서 구워먹어도 되는거 아닐까요? 곧 시도를…

생강빵은, 그 레시피대로 만드시면 정말 촉촉하더라구요. 버터크림 없으시면 그냥 크림도 괜찮을거라고 봐요. 생강이나 향신료를 아예 안 넣으면 그냥 카스테라가 될 것 같더라구요. 다음엔 그걸 시도를 한 번… 몰라시스 대신에 꿀을 넣으면 될 것 같구요.

 Commented at 2008/09/26 16:1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8/09/27 13:35 

아니에요, 무슨 사과는요… 뭐 까놓고 보면 삐진거긴 해요, 하하… 비공개님과 저 사이에 무슨 사과가 필요하다고 그러십니까, 이렇게 정답게 비공개답글을 나누는 사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