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으로의 무사귀환
아침, 습관처럼 일어나서 습관처럼 모든 준비를 하고 회사로 향하는데 습관과 같은 교통지옥을 뚫고 회사를 가려니 꽉 막힌 고속도로가 Styx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러니까 회사는 지옥이라는 얘기일까요?
…네 맞습니다. 사무실에 도착하니 우리의 사공님들께서는 벌써 방에 옹기종기 모여서 각자의 봉우리로 갈 것을 서로에게 강권하는 분위기… 저는 벌써부터 지난 며칠동안 폭식했던 내용물들이 목구멍까지 꽉 차 올라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쨌든 그동안 잘 쉬었으니 밥 값은 해야되는게 인지상정, 저는 얼른 쪽배를 꺼내서 물가에 대어 놓고 며칠동안 물맛을 못봐서 바짝 마른 노 두 짝을 물에다 담근채로 목소리가 더 큰 사공님이 오늘의 승리자가 되기를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강권대회는 끝나고, 이전 글에서 언급한 남(55세)의 봉우리를 향해 노를 젓기 시작합니다. 그 며칠을 쉬었다고 노는 또 어찌나 삐걱대는지, 저 대신 지옥으로의 무사귀환을 축하하는 곡성을 연신 토해냅니다. 역시, 요즘같이 복잡한 세상에서 해탈은 지옥의 몫인 것입니다. 별 요동없이 심심하기만 한 천국에서 뭘 또 바랄게 있다고 해탈을 구하겠습니까…
# by bluexmas | 2007/05/31 13:11 | Life | 트랙백 | 덧글(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