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어버이날
어제 퇴근길에 문득, 어버이날이 다가오는데 손 놓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은 외국 카드로 우리나라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기도 어려우니까 뭘 사서 보내기도 그렇고… 생각끝에 일단 점심 시간에 카드를 사서 몇 자 적어 보냈습니다. 웃기는게 여기는 또 아버지, 어머니를 위한 날이 따로 있어서 카드는 어머니날 것 밖에 없더군요. 그래서 아버지께 양해를 구하는 문구로 인사를 시작해야만 했습니다.
최근에 주변에서 각종 질환이나 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 소식을 너무 많이 접해서 부모님에 대한 신경이 부쩍 쓰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소식을 자주 알리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요즘은 예전보다 덜 연락을 하게 되는 것이, 나이 드실 수록 노파심의 갑옷을 점점 더 두껍게 업그레이드하는 작금의 상황을 고려해 볼때 시시콜콜히 이런저런 일들이 있고 어떻게 살고 있다는 얘길 다 해봐야 궁금증이 풀린 다음에 남는 것은 새벽잠을 깨우는 걱정거리 뿐일테니까요. 또한 누군가가 스쳐 지나가면서 던진 얘기가 마음에 걸리기도 하고… 하여간 그래서 침묵, 을 지키고 삽니다, 요즘은.
벌써 여름 날씨가 다 되어서, 카드를 부치고 땀을 뻘뻘 흘리며 사무실로 돌아오니 부모님이 부쳐주신 책이 도착했더군요. 비정기적으로 책을 사서 본가로 부치면 부모님이 먼저 읽으시고 저에게 부쳐 주시는 패턴입니다. 이를테면 제가 읽을 책을 권해드리는 셈입니다. 윤대녕 소설집이야 뭐 그렇고, 생각하고 있는 여행 계획이 있어서 여행가이드를 한 권 샀습니다. 여름 휴가를 계획 중입니다.
# by bluexmas | 2007/05/02 12:26 | 트랙백 | 덧글(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