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에 소개된 회사 프로젝트
종이 신문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지면에도 실린 것인지, 아니면 인터넷에만 실린 것인지 모르겠지만, 3월 26일자 조선일보에 칸 부동산 박람회에 대한 기사가 나오면서 제가 다니는 회사에서 디자인 중인 프로젝트의 사진이 실렸습니다. 뭐 회사를 다니다보니 직원들끼리는 쉽게 하는 얘기도 실제로는 대외비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체 어디까지 공개적인 매체(그래봐야 사실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블로그도 아니긴 하지만)에 얘기를 할 수 있는 것인지 저도 잘 모르지만, 이 이미지에 인공 섬 전체의 건물이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의 디자인입니다. 저도 두바이 관련 프로젝트를 다루는 이 팀 바로 이웃 팀에 소속되어 있는데, 이쪽면에서는 보이지 않는 프로젝트에 ‘잠깐’ 참여했었구요.
뭐 기자가 비전문가이고 기사도 부동산 관련 내용이기 때문에 기사에 담긴 얘기가 얼마나 건축적인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지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겠지만, 참고로 몇 마디 덧붙이자면 고층 건물에서 단지 효율성만 따지는 것은 이미 옛날 얘기입니다. 왜냐하면, ‘고층빌딩=자본’이라는 아주 간단한 공식이 성립되는 현대 사회에서, 가장 큰 힘인 자본의 아이콘이 단지 효율성의 화신으로 직립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대형 건축물이 언제나 내재할 수 있는 랜드마크 Landmark 로서의 잠재력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디자인이 없이 효율성만 따져 상자처럼 네모 반듯한 고층 건물을 짓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의문입니다. 단언하건데, 그런 건물은 두바이에 들어서봐야 임대가 그리 잘 되지도 않을것 같습니다. 다른 동네에서도 그렇겠지만…
하지만 현실적인 측면에서 볼 때, 이런 건물을 디자인하는 것은 건축가에게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문제는 형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형태를 갖춘채 시공을 할 수 있는 최적의 해법을 찾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온갖 현실적인 ‘거주’ 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건축 외 적인 해법이 함께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것까지 고려한다면 사실 바로 옆에서 이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것을 지켜보고 있는 저조차도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그저 신기하다는 느낌 뿐이까요.
웃기는 건, 이 기사에서 회사의 이름은 정작 소개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 by bluexmas | 2007/04/02 13:42 | Architecture | 트랙백 | 덧글(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