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현재 한국 맛의 징후
켈리를 마셔 보았고 너무나도 예상했었던 맛이라 놀랐다.
이제 ‘국맥’을 놓고 덮어놓고 맛없다고 말하는 건 의미가 없다. 그보다 각각의 맛없음이 무엇과 어떻게 닿아있는지 생각해보는 게 중요하다. 켈리의 맛없음은 현재 한국에서 추구하는 맛과 닿아있다. 단맛을 내세운 느물거림, 소위 ‘에지’가 없는 요즘의 한국 맛을 켈리는 잘 맥주로 잘 구현했다.
그렇기에 한편 놀랍다. 현재 한국의 음식과 맛에는 덜어주고 잘라주는 맥주가 필요한데 완전히 반대방향으로 가는 맛을 만들어 놓았다. 기름에 느글거리는 단맛을 얹어 놓았으면 균형을 잡아줄 드라이하고 적절히 날카로운 게 필요한데… 약간 될대로 되라지 같은 느낌을 받았다. 사람들이 왜 ‘소맥’을 마시는지 생각해 보면 켈리 같은 맥주가 신상품으로 나올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건 부드럽지 않다. 느글거린다. 그리고 그게 요즘의 한국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