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떡집-충격적인 부드러움

‘청년’이라는 접두어(?)가 붙은 물건 혹은 프랜차이즈치고 제대로 된 게 없다고 굳게 믿었다. 게다가 왜 그런 곳에서 내세우는 청년은 대부분 남성이어야만 하는가? 내가 남성이라도 이해가 잘 안 가는데 여성은 오죽하겠는가? 게다가 광고를 통해 본 GIF 파일도 대체로 비호감이었다. 손으로 떡을 반 찢으면 꾸역꾸역 비어져 나오는 크림이라니. 홈쇼핑의 게장 광고도 아니고 영 호기심이 동하지 않아 계속 넘기기만 했다.

그러던 어느 잠 못 이루는 밤, 인스타그램을 뒤적이다 또 광고를 보고는 마침내 우유떡을 주문하고야 말았다. 그래 뭐, 밑져야 본전 아니겠느냐고. 이틀 뒤 날아든 떡을 한 입 베어물고 나는 크나큰 충격에 빠져 그대로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이거… 맛있잖아!

광고에서는 분명 깔깔해 보였던 우유크림도 적당한, 그러니까 한국의 기준에서 조금 달다 싶으면서 매끈한 가운데 무엇보다 떡 자체가 말도 안되게 부드러웠다. 늘 말해왔던 것처럼 ‘출렁이는 것의 순간을 포착한 듯한’ 부드러움이었다. 와, 한국에서도 이제 이렇게 맺힌 구석이 없이 부드러운 떡을 만드는구나. 그동안 선입견을 품어왔던 것을 반성하며, 나는 청년떡집의 주요 제품군을 죽 사먹어 보았다.

그리고 결과는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정말 그런 것인지 냉동 및 해동 과정에서 차이가 생긴 것인지 모르겠지만 크림 등 서양식 소를 채운 떡이 대체로 더 부드러웠다. 한편 맛의 짜임새 혹은 완성도 면에서도 우유크림부터 치즈케이크(!), 딸기크림, 비스코프 비스킷 등을 채운 서양식 소 쪽이 좀 더 나았다. 너무 찹쌀떡 종류만 사서 먹나 싶어서 끼니떡인 ‘찰밥바‘를 사먹어 보았는데, 통상적인 약식에 비해 훨씬 더 성글게 서로 붙어 있는 밥알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가끔 이렇게 기대를 뛰어 넘는 음식을 만나면 즐겁다. 무엇보다 선입견이나 편견에 빠져 있는 나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균형 감각을 되찾아준다는 면에서 그렇다. 세상엔 아직도 별 볼일 없는 소위 ‘청년’ 브랜드가 많지만 청년 떡집 만은 예외이다. 아, 그리고 그 모든 것과 상관 없이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 화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