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의 죽음

모처에서 만두를 사와 먹다가 울었다. 가뜩이나 소가 거의 쉰 가운데 대부분을 생양배추가 채우고 있었다. 그래도 만두니까 먹기는 다 먹었지만 비참함을 떨치기가 너무 힘들었다. 이제 “수제” 만두는 죽었구나. 만두라는 음식에 대한 기대감을 노동의 가치가 이제는 더 이상 맞출 수 없어져 버린 것 같다. 비쌀 수는 없지만 매장에서는 손으로 완성해야만 하니 노동력을 투입 안 할 수가 없다. 그러니 내용물이 부실해질 수 밖에 없다. 노동력의 가치가 올라갔다고 만두를 싸지 않은 상태로 소 따로, 피 따로 팔 수는 없지 않은가? 그건 만두가 아니니까.

그래서 이제 더 이상 길에서 김을 모락모락 올리는 만두 가게를 보더라도 멈춰서지 않기로 했다. 사실 엄청난 기대를 품었던 것도 아니다. 나는 정말 만두라면 무엇이든 다 좋아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다진 무언가에 당면만 제대로 채웠다면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을 수 있다. 그런데 이제는 당면도 아니고 생양배추가… 이번이 처음도 아니어서 이젠 과감히 접고 기성품 냉동만두만 먹기로 했다. 그래서 엄청나게 통통한 마트 만두를 사오고는, “수제” 만두의 고혈을 빨아 먹고 이렇게 된 건 아닌가 의문을 품다가 만둣국을 끓여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