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배홍동 비빔면-무표정한 팔도 ‘라이트’

여름마다 신제품 비빔면 먹는 재미가 쏠쏠한데 농심의 신제품 ‘배홍동’은 실망스럽다. 한마디로 밋밋하고 무표정한 팔도 비빔면 ‘라이트’ 랄까? 이름에 등장하는 배와 홍고추와 동치미가 존재한다는 건 알 수 있으나 너무 빠르게 스치고 지나가서 머릿속은 ‘???’과 같은 상태가 되어 버린다. ‘시원달달’하지고 ‘매콤새콤’하지도 않고 물기를 덜 뺀 면에 비벼 싱거운 비빔국수 같다.

농심의 특성상 매운맛이 지나치게 튀는 등, 궤도를 지나치게 벗어난 제품을 내리라 예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아무런 표정이 없어버리면 많고 많은 비빔면들 가운데서 선택해야만 하는 당위성도 찾을 수가 없어져 버린다. 그나마 고추장맛이 때로 지나치게 텁텁한 팔도 비빔면의 약점을 본의 아니게 보완해버렸다는 점은 소가 뒷걸음질로 쥐 잡은 듯 긍정적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요즘 유행이 그렇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맛=매운맛에 방점찍기’는 아니다. 수많은 가능성이 있을 텐데 어찌하여 배홍동은 장고 끝에 둔 악수 같은 느낌인지 궁금하다. 생기 발랄한 포장이 멋적을 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