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문주시] 만양정육점-방송 맛집 탐방기
지난 토요일, 내 마음이 끝도 없이 설레었다. 텔레비전에 나온 그 맛집, 만양정육점을 가게 되다니! 만양정육점이 대체 얼마나 대단한 맛집인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으리라. 만양읍에서 문주시, 경기도, 수도권을 넘어 이제는 전국적으로 인기가 폭발하는 그곳, 만양정육점! 말로만 들어 왔던 삼겹살맛이 과연 어떨지 너무나도 궁금해 여정의 대부분에 과속을 하고야 말았다.
이다지도 인기가 폭발하다보니 한두 시간 대기 정도는 각오해야 하는 것 아니냐,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만양정육점이 그렇게 비합리적이고 전근대적인 시스템으로 손님을 받을 리가 없다. 이미 수도권 맛집으로 떠오르는 시점에서 기약 없는 대기를 과감히 없애 버리고 자체 전산 예약 시스템을 도입했다. 대신 예약 시점으로부터 적어도 한 달은 기다려야 하지만 그만큼 쾌적하고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으니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
드럼통을 개조해 만든 식탁에 앉으면 숯불이 올라오고, 석쇠에 두께가 1센티미터는 충분히 되는 두툼한 삼겹살이 얹힌다. 이제 만양정육점 운영 12년차에 접어드는 유재이 오너셰프의 칼질 덕분에 삼겸살은 두께를 갖추었으면서도 야들야들함을 잃지 않아 오래 구울 필요가 없다. 살코기가 익고 기름이 녹아나오는 시점에서 걷어내 조금 식혔다가 입에 넣으면 비계가 입 안에서 말 그대로 폭발하면서 감칠맛 꽉꽉 들어찬 육즙이 쏟아져 내린다.
‘맛있는 삼겹살 한 점 쇠고기 일 킬로 안 부럽다’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써먹을 만한 곳은 사실 많지 않다. 여태껏 최고는 전라도 모처에서 먹었던 삼겹살로 한 점이 쇠고기 오백 그램의 시기와 질투를 잠재우는 곳이었는데, 만양 정육점의 고기는 점당 소 이 킬로 정도는 가볍게 제압하고도 남을 반큼 고소함과 육즙성이 뛰어났다.
고기를 보는 안목도, 칼질도 빼어난 오너 셰프도 셰프지만, 만양 정육점의 훌륭함은 접객으로 완성된다. 지배인인 이동식 씨는 경찰 출신이라 그런지 일견 무뚝뚝해 보이면서도 절도가 굉장히 돋보이는 접객에 능하고, 방문객의 과음과 주사를 미연에 방지하는 재주가 아주 탁월하다. 따라서 푸근한 여건에서 삼겹살을 한우 오마카세, 더 나아가 파인 다이닝과 같은 급으로 즐길 수 있는 곳은 한국에 만양정육점, 단 한 군데 밖에 없다. 얼마든지 더 쓸 수는 있지만 자꾸 먹고 싶어져서 접어야겠다. 이미 키보드에 침이 잔뜩 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