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동원 갈치조림-판을 벌여줘야 할 국물
제품 설명으로 봐서 내가 좋아할 유형의 생선조림은 절대 아닐 거라 생각했지만 그래도 사보았다. 가끔은 이런 것도 먹고 싶어지니까. 3캔에 14,000원 수준이니까 통조림이라 생각하면 싸지 않은데… 뜯어 보면 이유가 있다. 가장 일반적인 통조림의 국물이 재료를 쪄서 나오는 부산물 수준이라면, 이 제품의 그것은 강력하다. 맛이 다 완성되어 있고, 내 취향이라 할 수 없지만 균형이 좋다. 캡사이신의 화끈함과 설탕 및 미림이 자아내는 단맛이 서로를 잘 견제한다.
그래서 채소 건더기가 빈약한 게 불만일 수 밖에 없다. 자질구레한 감자 몇 쪽 가지고는 국물이 빛날 멍석을 전혀 깔아주지 못한달까? 국물에 맞춰 밥을 먹다가는 5인분 정도는 그냥 뱃속에 넣을 것 같아서 적당한 선에 먹기를 멈췄는데, 조금 품이 들더라도 무를 더해 오래 끓이는 편이 훨씬 나을 것 같다. 있는 건더기만 건져먹고 그냥 버리기엔 너무 아깝다.
한편 안내문구처럼 전자레인지에 3분만 돌리면 먹을 수 있지만 그럼 갈칫살도 데워지되 풀어지지 않아서 썩 즐겁지 않다. 그러라고 만든 음식은 아닌 것 같지만 국물 때문에 냄비도 꺼내고 칼질도 하는 등 판을 좀 벌여줘야 할 것 같다. 나는 그럴 생각이 없기는 하지만 무와 대파를 더해 푹 끓이고 갓 지은 흰쌀밥을 곁들이면 소주판을 벌이기에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물론 나는 그럴 생각이 없다고 이미 말했다. 절대 안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