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쿡] 카챠토레-기본도 안 된 미완성품
[아워홈] 국산 프로슈토와 살라미-우려 반 기대 반
존 쿡의 ‘카챠토레(‘사냥꾼’이라는 뜻. 이탈리아 음식 가운데는 ‘치킨 카챠토레’가 가장 유명하다. 이마트에서 11,500원)’는 발효를 시킨 소시지, 좀 더 정확하게는 살라미(salami)이다. 여느 소시지와 달리
여기까지 쓰다가 손이 저절로 멈췄다. 지금 기본도 안 된 소시지를 위해 살라미의 개론을 낭비하려 드는 것이냐? 소시지를 먹은 나의 육체가 정신에게 화를 내고 있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할 말이 없었다. 이 소시지는 정말 처참했다. 칼로 썰려니 이음새가 갈라지면서 소시지 조직의 일부가 떨어져나왔다. 모든 가공육의 기본 원리가 ‘분해 후 재조립’임을 감안한다면 정말 기본도 안 된 소시지인 셈이다. 케이싱에 채워 삶은 뒤 바로 먹을 수 있는 일반 소시지와 달리 살라미는 프로슈토마냥 외기에 노출시켜 건조 및 숙성을 시킨다. 그 과정에서 소시지에 벌어 넣은 발효종 혹은 균이 젖산 발효를 통해 복잡한 맛을 불어 넣는다. 건조 및 숙성과정 덕분에 일반적인 소시지보다 더 수분이 적으니 전체가 하나의 단단한 덩어리로 거듭나 얇게 저며 먹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소시지는 그런 특성 가운데 어느 것도 분명하게 지니고 있지 않았다. 아무리 보아도 시간의 손길을 제대로 입었다고 볼 수 없는 제품을 이렇게 시장에 던져 놓으면 처음에는 피라미였다고 하더라도 곧 커다란 잉어로 변해 다른 자잘한 물고기를 잡아먹을 것 같아 우려된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충분히 처참하지만 이것이 최악이 절대 아니라는 사실이다. 존 쿡의 다음 제품을 살펴보면서 이 소시지의 맛과 이미 굳어진 것 같은 국산 가공육의 문제를 짚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