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국산 프로슈토와 살라미-우려 반 기대 반
두 제품 모두 50그램에 5,000원이다. 상응하는 수입 제품의 가격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싸다는, 최소한 비싸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런데 싸면 장땡인가? 물론 그렇지 않다. 특히 자주 먹지 않는 식품이라면 기회가 닿을 때 잘 먹는 게 중요하므로 가격에 덜 민감하게 굴 수 있다.
사설을 길게 늘어 놓는 이유는… 솔직히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일단 먹을 수 있고 역하지 않다. 아니, 요즘 세상에 그만큼 바닥까지 내려가서 평가해야 하는 식품이 있느냐고? 안타깝게도 있다. 특히 요즘 세를 제법 불린 가공육류 가운데는 정말 역해서 한두 조각 먹고 내려 놓아야 하는 것들이 있다. 적어도 이 둘은 그렇지 않아서 먹고 싶은 만큼 먹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험이 유쾌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내가 정확히 어떻게 느끼는지 감이 안 잡혀서 잡힐 때까지 먹어 보았는데, 얼마를 먹더라도 다 먹고 난 뒤에는 후회했다. 냄새도, 뒷맛도 썩 유쾌하지 않은 탓이다. 특히 냄새는… 가공육이나 치즈처럼 시간을 들여서 만든 식품에서 호불호가 갈릴 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은 건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그게 정말 시간 ‘덕분에’ 나는 냄새일 수도, 시간 ‘탓에’ 나는 냄새일 수도 있다. 후자는 전자 만큼 시간을 쓰지 않으면서 결과를 모사하려고 들 때의 결과물인데, 이들 제품에서 그런 냄새가 난다. 가공육은 지방이 핵심인데 매끄럽지도 달지도 않다.
어쨌든 다들 원하는 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런 제품도 부담 없는 가격의 국산으로 나오는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면 그렇게 여겨도 된다. 아니면 이처럼 싸지 않아도 좋으니 좀 더 다듬어 존재감이 확실한 제품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면 또 상관 없다. 다만 어떻게 받아들이더라도 유럽을 따라 잡으려는 미국의 시도를 상기할 필요는 있다. 프로슈토나 물소젖 모차렐라 치즈 등은 시도를 계속 해오고 있지만 아직도 이탈리아 수준으로는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이걸 생각할 때 어떤 수준과 가격대의 제품을 만들더라도 확실한 미래를 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