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담은 족발-한 입 먹고 버린 맛
끼니 걱정을 달고 살던 차에 광고에 무제한 노출되어서 사보았다. 맛없는 반찬을 끼워 요즘 족발이 얼마에 팔리는지를 감안한다면 15,000원 이하의 가격도 장점이라 생각했다. 게다가 쓰레기 종량제 봉투의 시대의 만년 골칫거리인 뼈마저 발라냈다고 하니 전혀 먹을 수 없는 제품이더라도 손해볼 것은 없다 싶어 주문했다.
그런데 정말 전혀 먹을 수가 없었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썰어서 딱 한 입 먹고 버렸다. 시중의 음식점 족발에서 대체 어떤 향신료 혹은 약초를 쓰는지 정확히 모르지만 마트 등에서 냉장 유통되는 제품들 가운데는 계피를 쓰는 것들이 있다. 기본적으로 돼지의 냄새를 잡기는커녕 증폭시키는 따뜻하고도 단 계열의 향신료인데다가 갈아 파는 것들은 독하기까지 하니 족발 같은 음식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으니 나머지 요소가 어떻든지 먹기가 어려워진다. 제주를 담으려는 시도는 좋았지만 계피는 담을 필요가 없었기에 썩 좋지 않은 냄새와 함께 계피향이 느글거려 더 먹을 수 없었다.
참으로 신기한 현실인 게, 편육은 따뜻하게 먹자는 이야기가 일절 나오지 않는데 족발은 그렇다. 이 제품도 데워 먹는 법에 대해 나름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는데 과연 지방과 젤라틴 모두가 녹아 끈적거리고 질척일 족발에 가열이 과연 필요할까? 질감을 제쳐두더라도 이런 냄새의 조합이라면 데울 경우 정말 괴식이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마치 새로운 시도처럼 음식이 나오는데 브랜드나 포장, 홍보 등은 그럴싸하지만 실제로는 뭐가 새로운지 전혀 알 수 없는, 지금까지의 검증되지 않은 소위 “전통” 조리법을 답습한 결과물이 대부분이다. 이 족발도 그런 경우이니 잘못 되었으나 잘못된지 모르는 식품의 대표적인 예로 내세워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